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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은 4.19 혁명 44주년인 19일 백범기념관에서 당선자대회를 열어 총선승리를 자축하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철회와 간단없는 정치개혁,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와 `낮은 행보`를 다짐했다. 당선자대회에서 지역별로 당선자를 소개할 때마다 박수가 터졌다. 전대통령비서실장인 문희상 당선자가 소개를 받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 이종호

열린우리당은 4·19 혁명 44주년인 19일 오전 백범 김구 선생의 묘소에 참배한 뒤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당선자 대회를 갖고 17대 총선승리를 자축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2월 개혁지도부를 선출한 뒤 첫 중앙위원회의를 이곳에서 개최했고, 지난 3월 총선 선대위 출범식도 이곳에서 가질 만큼 백범정신의 계승에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양심건국'이라고 적힌 김구 선생의 친필휘호를 유세차량에 그대로 담아 지원유세에 나설 정도였다.

이날 대회에는 당 지도부와 당선자를 포함해 약 130여명이 참여해, 기념관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당선자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준비된 차량만도 3대, 간단한 당선자 소개에만 40여분이 소요되는 등 원내 1당으로의 변화된 면모를 실감케 했다.

심지어 이들을 수행했던 당직자들 사이에서 "47명에 불과했던 한 달 전에 비해 참석자가 너무 많아 당직자와 당선자가 헷갈릴 정도"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당선자들끼리는 서로 소개를 주고받으며 "처음 뵙겠습니다, 이름은 많이 들었습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네는 풍경도 자주 보였다.

▲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동영 "국민들은 152명 당선자 일거수일투족 지켜보고 있다"

정동영 의장은 개혁노선을 강조하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그는 "4·15 선거에서 우리 국민은 해방 후 최초로 민주개혁세력을 현실 역사의 중심에 서도록 만들어주셨다"며 44년 전 4·19 선배들이 이루지 못했던 꿈과 한을 이제 열린우리당 당선자 152명을 통해 이루라고 명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실할 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는 얻었다"면서 "과반수의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노무현 정부 4년을 성공시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의장은 "분명한 것은 부패, 낡은 정치 등 혁파할 것들은 반드시 혁파하고 확실한 개혁정치노선에 입각해 민생과 경제를 잘 챙기고 이 부분에서 상생의 정치를 유감없이 실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개혁정책 추진에 비중을 실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실언 등을 염두에 둔 듯 "우리 국민들은 152명 당선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민에게 희망과 꿈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자중자애하도록 하자, 이는 당선자를 포함해 나에게도 다짐하는 말"이라고 '낮은 행보'를 주문했다.

김근태 "자부심 갖되 하늘과 민심 두려운 마음으로 떠받들어야"

인사말에 들어가기에 앞서 김근태 원내대표는 "옆에 있는 당선자들과 '축하합니다, 고생했습니다'라고 인사하면서 악수 한번 하자"고 당선자들에게 권유하며 긴장을 풀어줬다.

그러나 김 대표는 "현 상황이 엄중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풀어진 분위기를 다잡은 뒤 "우리가 국민과 하늘을 두려운 마음으로 떠받들고 가야 역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전진할 것이다, 자부심은 갖되 하늘과 민심을 두려운 마음으로 떠받든다는 마음을 우리와 당이 모두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김 대표는 "총선기간 동안 민심은 싸우지 마라, 정책 효율성을 갖고 싸우는 게 아니라 사리사욕으로 싸우는 것에 우리 국민들은 넌더리를 냈다"면서 "싸우지 않는 정치를 위해 비정상적인 정치상황을 복원시키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탄핵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 이광재 영월평창정선태백 당선자가 단상에서 정동영 당의장, 김근태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신용하 교수 특강 "미 침략전쟁에 파병하는 건 조약에도 어긋나" 일침

한편 이날 대회에는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교수를 초빙, 백범 김구 선생의 정치외교철학을 듣는 특별강의가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신 교수는 이 자리에서 백범 선생의 '자주독립노선' 여러 차례 강조하며 열린우리당의 추가파병정책에 일침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신 교수는 "56년 전 오늘은 백범 선생이 남북협상을 위해 38선을 넘기 위해 출발한 날"이라고 4월 19일에 또 다른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 뒤 백범 철학의 바탕인 자주독립노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신 교수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한정된 조약"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를 한쪽에서 지나치게 확대해석해 미국이 침략전쟁을 자행해도 전투병을 파병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사회과학적으로 상호방위조약에 어긋난다"고 열린우리당의 추가파병정책을 비판했다.

특히 신 교수는 "노무현 정부가 작년 12월말까지 전투병을 파병했다면 지금 이라크전의 수렁에 빠져 헤매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으며 "독립국가인 대한민국의 독립노선을 명심해 달라"고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에게 당부했다.

"남북통일 위해 남는 식량 아낌없이 북에 주길" 당부

또한 신 교수는 우리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 일본과는 호혜적 친선관계 속에서 독립노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유와 민주, 그리고 복지체제가 결합된 자유민주주의 복지체제를 참조해줬으면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신 교수는 끝으로 남북통일 문제와 관련 "(통일국가는) 자유와 민주주의, 복지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대북문제에 있어서 이것을 잊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며 "남북통일을 위해 남북교역을 확대하고 고통받은 북한 동포에게 남는 식량을 아낌없이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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