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지역 신문은 '선거권 제한' 문제와 이에 대한 정치권의 태도를 제대로 보도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다. 사실 선거권 문제는 선거법 개정 논의가 한창일 때 이를 집중 보도하여 부각시키고 여론을 환기시켜 정치권에서 해결하도록 해야 효율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 이에 대한 기사는 지역 신문에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랬던 지역 신문들이 선거일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각 한차례씩 선거권 제한에 대한 보도를 했다. <영남일보> 4월 9일자 <일하고 투표하라니-"힘드네요">와 <매일신문> 4월 10일자 <비정규직 투표 못할 판>이란 기사였다.
그런데 <매일신문>은 "업체 대체 인력 없어 15일 휴일 배려 못해"라고 보도해 업체의 영업권이 국민의 참정권보다 우위에 있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반해 <영남일보>는 "성서공단 노조 등 참정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등 선거권을 제한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지면에 담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이들의 보도는 모두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선거일이 코앞인데 과연 이들의 보도가 선거권 제한을 푸는 데 얼마나 큰 기여를 할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끝으로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인 선거권을 자신의 직업에 따라 차별 받는다는 것은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거권 행사에 결격 사유가 없는 모든 국민에게 투표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보장되어야 한다. 때문에 정치권은 17대 국회가 소집되는 대로 빠른 시일 안에 선거권 제한과 관련된 제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언론도 선거철의 한번 관심에 그치지 말고 꾸준하게 정치권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