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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숙

ⓒ 모형숙
20일은 24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장애인의 날에 즈음해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리는 더불어 사는 사회이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장애인과 단절돼 있는 듯 하다.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익산시 장애인 종합복지관이 개관식을 가졌다.
장애인 복지관은 연건평 820평에 지하1층부터 3층 규모의 초현대식 주요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언어치료실, 작업실, 심리 안정실 등 장애인의 자활 치료와 복지를 한 차원 높이는데 일조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시장을 비롯해 시의원, 지역 장애인, 사회복지사 등 1천여 명이 참석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축하행사가 펼쳐졌다.

장애인을 위한 복지관 설립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2시간 가까이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는 4월의 뙤약볕은 일반인이 감당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날씨였다.

그런 가운데 행사에 초대받은 저명 인사들의 모습과 이날의 주인공인 장애인들의 모습은 누가 주인공인지 헷갈리게 하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복지관 입구의 그늘에서 행사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습과 땡볕에서 팜플렛으로 얼굴을 가리며 지켜본 장애인들의 모습은 분명 누가 보아도 상반된 느낌이 든다.

축하인사가 이어지고 시상식이 펼쳐지는 속에서 어느 양식 있는 분은 땡볕에서 연설을 듣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죄송스러워 축사를 거절했다는 후문도 있다.

그늘에 앉아서 지켜본 사람의 눈에 비친 장애인의 모습이 이렇듯 안타까울진대, 하물며 당사자인 시민들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장애인은 “우리를 위해 개관한 복지관이지만 땡볕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서러운 생각마저 들었다"면서 "누구를 위한 개관식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미 장애인들 사이에서는 개관 전부터 복지관에 대한 기대로 많은 관심을 표명해 왔다. 그래서 이날 행사에는 복지관 앞 도로의 차량을 통제하고 행사를 진행할 만큼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행사 현장에서 만난 한 장애인들은“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사회활동을 꺼려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행사장에서 만나면 훨씬 단결된 모습을 많이 볼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며칠 전 1천여 명이 참가한 거북이 마라톤대회에서 자원봉사자가 장애인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달리던 모습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사회의 단절을 과감히 거부한 행사로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가능하다면 이런 행사의 식순을 조금은 간소화했으면 좋겠다. 내용이 중요하지 겉치레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굳이 저명 인사들의 축사며 인사말로 행사의 진을 빼기보다는 행사는 간소하게 마치고 행사의 본질을 찾아갔으면 좋겠다.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우울하다. 보이기식, 생색내기식 행사보다는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하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배려가 장애인들에게는 훨씬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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