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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내용>

이 복권은 1000000번부터 4999999까지 4000000매씩 1조부터 5조까지 총 20000000매를 발매한 후 추첨하여 당첨번호를 결정, 공고 후 아래 내역의 당첨금 및 상품을 지급합니다.


위의 글은 복권 뒷면에 적혀있는 복권내용이다. 위의 내용처럼 복권은 각 등위에 따라 당첨금과 당첨매수가 적혀 있다. 이 복권은 1등이 10억원이고 꼴찌가 2000원이므로 모든 당첨금에 당첨매수 곱하여 모두 더하라. 그러면 200억 원이 나온다.

이 200억원을 복권 발매 수 2천만 장으로 나누면 1000원이 나온다. 그러므로 이 복권의 한 장당 '실질가치'는 1000원인 셈이다.

그러면 1000원은 어디로 갔는가? 이것은 경비와 그리고 나머지는 아래에 적힌 내용처럼 사용된다.

복권수익금 사용처

이 복권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법 제6조 2에 의거 발행되며, 수익금은 국가유공자 등의 복지증진사업에 쓰여집니다.


이것이 복권의 본질이다.

복권의 회수율은 50%이다. 즉 만원을 주면 오천원을 되돌려 준다는 뜻이다. 이 금액을 유식한 말로 ‘기대값’이라 한다.

실제로 누구에게 만원을 주었는데 얼마 후 50%인 오천원만 돌려준다면 아마 뺨을 맞을 것이다. 그런데 500원짜리 즉석복권을 사면 조금 후 전체적으로 250원만 돌려주고, 2000원짜리 복권은 금방 1000원만 되돌려 주는데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기 않는다.

이게 바로 복권이다. 여기에는 복(福)이라는 꿈의 값이 있는 것이다. 즉석복권을 사서 긁어보는 그 순간까지 보이지 않는 값이 있는 것이다.

어제 돼지꿈이라도 꾸었다 하면 더욱 마음이 설렌다. 그때까지는 행복하다. 벼락부자가 될 것 같다. 긴가민가하며 가슴 설레는 이 행복한 꿈의 값이 250원이요, 기대되는 복권 값이 250원인 것이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꿈꾸는 값이 250원이요, 꿈깨는 값이 250원인 것이다.

부자가 주택복권이라도 많이 사면 꿈이 부족한 그들은 꿈을 많이 가질 수 있어 좋고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을 많이 지어줄 수 있어 좋은데, 옛날 부자(富者)와는 달리 21세기 부자는 바쁘다. 바빠서 꿈 꿀 시간이 부족하다.

부자는 바빠서, 꿈꿀 시간이 부족해서 복권을 사지 않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하기 때문에 복이라도 받으려고 복권을 산다. 그러다 보니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진다. 결국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도와주는 꼴이다. 이쯤 생각하면 여러분은 반쯤 사회운동가가 된 셈이다.

꿈도 수학적 기초가 튼튼해야 아름다워진다. 수학적 베이스가 약한 꿈은 꿈으로서 가치가 부족하다. 복권은 복을 주지 않는다. 남을 도와주는 의미나 재미가 아닌 도박의 개념이라면 복권은 복으로서의 의미는 없다.

미국 프린스톤대 카너만 교수(68)는 ‘사람들이 당첨 확률이 극히 낮은 복권을 구입하는 이유는 객관적으로 낮은 당첨 확률을 주관적으로 높게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이론으로 2002년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말의 의미를 잘 파악하여야 한다.

로또복권의 당첨확률은 814만분의 1이라고 한다. 벼락을 맞아 죽을 확률이 50만분의 1이라고 하니 벼락 16번 맞을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만이 복권을 사는 게 좋다. 그래도 복권을 사고 싶다면 한 장만 사라. 1장을 사든지 100장을 사든지 당첨확률은 같다. 왜냐구? 확률이 0에 가까운 것은 아무리 많더라도 0이기 때문이다.

수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가까이 있다. 어릴 적 수학시간에 배운 ‘평균’이나 ‘기대값’이니 하는 것은 교과서에만 나오는 개념이 아니다. 이렇게 실생활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평균이나 기대값과 같은 개념은 부분에서 전체를 보는데 좋은 도구가 된다. 나무 이파리 하나하나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는 숲 전체를 보는 시각도 대단히 중요하다. ‘평균’이나 ‘기대값’이라는 망원경으로 우리 사회를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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