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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이 19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SK그룹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 SK그룹 소액주주운동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대통령과 재계 총수와의 회동 직후 5대 대기업집단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계획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이같은 재계의 움직임을 "재벌규제와 투자를 맞바꾼 결과"라며 정부와 재계를 싸잡아 비판했다.

김 소장은 27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재벌의 잇단 투자 확대계획 발표에 대해 "재벌이 이런 쇼를 한 게 한두번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작년에 재계 총수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을 때에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가 의미없는 말잔치였다는 것이 드러난 바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김 소장은 "참여정부 뿐 아니라 국민의 정부, 김영삼 정부에서도 이같은 대통령과 재계 총수 모임에서 투자활성화를 약속한 경우가 여러차례가 있는데 지켜진 적이 없다"며 투자확대계획의 실효성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대통령과 재계총수와의 만남 → 투자확대계획 발표 → 재벌 규제 철폐'로 이어지는 단순 반복적 청와대-재계 회동은 "정부가 재계의 개혁 발목 잡기에 빠져들어가는 첫걸음"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특히 김 소장은 이러한 재벌의 태도를 "자본의 파업"으로 규정하고 "투자를 매개로 정부 정책을 보수화하려는 공세를 취해왔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재벌이 그동안 투자 계획을 숨겨놓고 버틴 것이거나, 하지 않을 투자를 뻥튀겨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본다"고 재벌의 투자계획 발표 의도를 분석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 주요 재벌들이 청와대를 다녀온 뒤 잇달아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재벌이 이런 쇼를 한 게 한두번이 아니지 않나. 작년에 재계 총수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을 때에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가 의미없는 말잔치였다는 것이 드러난 바 있다. 참여정부 뿐 아니라 국민의 정부, 김영삼 정부에서도 이같은 대통령과 재계 총수 모임에서 투자활성화를 약속한 경우가 여러차례가 있는데 지켜진 적이 없다.

두가지가 문제라고 본다. 정부가 재계 총수와의 만남을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그런 성격의 만남으로 설정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 실효성이 의문이 되는, 투자 약속의 대가로 재계가 원하는 규제철폐를 맞바꾸는 경제정책 운용기조가 실효성을 가질 수 없다. 이는 재계의 개혁 발목 잡기에 빠져들어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우 안타깝다.

두번째로는 재계가 대통령을 만나고 난 다음에 투자 확대 조치를 취할 거라면 대통령 만남이 무슨 의미가 있었기에, 그전까지는 투자를 못하겠다던 재계가 대통령을 만나면서 투자 확대를 약속하는 것인지…. 정부의 규제 때문에 수익성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투자를 못한다는 변명이 거짓말임을 스스로 자인한 것 아닌가. 수익성이 보장되는, 수익성이 확인되는 기회가 있음에도 투자를 안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말이 안되는 것이다. 위기론 확대, 재벌규제정책의 저지 의도였음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정부도 문제고 재계의 태도도 문제다. 이런 재계의 사탕발림에 언론을 비롯한 대중적 인식이 말려들어간다는 것이 안타깝다. 개혁을 후퇴시키고 경제위기를 장기화하는 결과를 우려한다."

- 청와대 회동 직후 나온 결과여서인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게 된다. 이미 계획돼 있던 투자계획을 감추고 있다가 청와대 쪽의 규제개혁과 딜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인가.
"자본의 스트라이크였다. 노동만 파업하는 것만 아니라 자본도 파업한다. 파업의 가장 큰 수단은 투자 아닌가. 투자를 매개로 정부 정책을 보수화하려는 공세를 취해왔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 이러한 발표가 향후 경제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나.
"과거 비슷한 사례에서 본 봐와 같이 총수가 대통령과 만나 약속한 것이 이뤄진 적이 없었다. 기업이 투자하는데 대통령이 만나고 안만나고 의미가 뭐가 있겠나. 투자 계획을 숨겨놓고 버틴 것이거나, 하지 않을 투자를 뻥튀겨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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