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아산지역이 개발붐을 타고 아파트 건설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이유로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의 반발이 심화되는 등 집단민원과 함께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6일 현재 민원이 발생한 아파트 건설 현장은 9곳.

주민들은 아산시에 제출한 진정서를 통해 비산먼지, 소음, 조망권·일조권 침해, 안전사고 우려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건설사들이 주민들의 반발을 보상금을 더 받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치부하는 분위기까지 조성돼 주민 반감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현재 아산지역에 사업승인 및 신청을 하거나 공사를 진행 중인 건설사는 총 30곳(미착공 및 사업승인 처리 진행중인 곳 13곳). 이들 업체 또한 대부분이 문제의 건설사와 같은 반발 요소를 안고 있어 향후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민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생활환경을 지켜달라"

현재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업체는 현대홈타운(온양2동), 한성필하우스 모종1차(권곡동), 삼부르네상스(권곡동), 대우 푸르지오(실옥동), 중앙하이츠빌(배방면 공수리·(주)지씨), 중앙하이츠빌(배방면 공수리·(주)우인), 코아루(신창면), 청솔아파트(장존동), 한라비발디(공수리) 등 9곳.

이들 아파트 신축현장 주변 주민들은 대부분 공사진행에 따른 소음과 분진, 조망권·일조권 침해 등으로 기본적인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배방면 공수리 중앙하이츠빌 공사 현장 진입로 마을 입구에서 공사차량 통행저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 주민은 "공사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1분에 한대꼴로 덤프트럭이 지나다니고, 소음·진동으로 잠을 못자고 있다. 또 인근 건물 외벽이 갈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식의 행동은 건설사의 횡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분개했다. 그는 "오죽했으면 뙤약볕에 나와 이 고생을 하고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대부분의 아파트 공사 현장 인근 거주 주민들은 수면방해를 주장하고 있었으며, 비산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고 사는 것은 물론 정신적 피해까지 호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청 공무원은 "업체들은 주민들이 도를 넘어선 요구를 주장하고 있다며 주민 반발 이유를 보상금을 더 타내기 위한 행동으로 치부하고 있는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를 느낀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문제가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업체의 자성을 촉구했다.

아울러 그는 "저밀도 및 친환경 주택을 선호하고 있는 등 건설 풍토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이런 현실을 체감했기 때문에 아산시도 최근 미래를 생각하는 거주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경관 심의 강화와 함께 아파트 용적률을 축소하는 등 일련의 생활·거주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주민 "업체들 친환경 외치지만 오히려 환경 파괴"

최근 건설사들은 '친환경 거주단지', '자연친화적 거주환경' 등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자연친화적 전원거주환경을 컨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건설사들이 내세우는 이미지와는 반대로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목소리다. 아울러 주민 정서까지 해치고 있다는게 주민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같은 피해 호소는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이 하나같이 내세우고 있다.

신창면 코아루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남편이 생산직에서 일하는 관계로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는데 야간업무를 볼 경우 아침에 퇴근 잠을 자야함에도 공사현장의 소음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자주 짜증을 부리는 등 정신적 피해까지 입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온양2동 현대홈타운 공사현장에서 만난 주민은 "공사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먼지로 창문을 열지 못한 채 지내고 있다. 공사가 끝날 때까지 이런 고충을 겪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할 정도"라며 "또 공사장 앞길(아스팔트)은 먼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끔 살수차를 동원, 물을 뿌리는데 물위로 내려 앉은 먼지로 진흙밭을 연상케 할 정도"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 주민은 "주민들의 피해를 일일이 다 들어주기 힘든 사정은 이해가 가지만 적어도 생활환경이 이렇게 엉망으로 변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야 할 것이 아니냐"고 강조했다.

아파트 공사현장 실태

지난해 말 신축공사에 들어간 신창면 남성리 코아루 아파트 공사현장은 인접한 신일아파트 입주자들이 소음과 분진 등으로 수면방해를 받고 있었다. 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는 관계로 통풍과 환기를 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조망 및 일조권과 관련한 사생활까지 침해를 받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신생아 및 영유아를 키우고 있는 가정은 육체적, 정신적 피해가 심각했다. 영유아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아이가 매일 15시간 이상, 매일 1회 또는 수시로 수면을 취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소음으로 인한 수면방해로 성장발육에 영향을 미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지난 6월 초 착공한 배방면 공수리 중앙하이츠빌 공사현장은 공사차량의 마을 진입로 통행에 따른 소음과 분진 등의 피해로 생활환경이 파괴되고 있어, 공사차량의 마을 진입로 통행을 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권곡동 소재 삼부르네상스 아파트 공사현장은 거주 주민도 주민이지만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듣고 있다.

바로 현장 옆에 위치한 권곡초등학교가 공사현장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고스란히 뒤짚어쓰고 있는 것.

이 학교는 먼지로 창문을 열지 못하고 수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불볕 더위를 맞으며 학생들이 고생을 하자 해결을 요구하며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설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 창고를 신축해 주는 등 보상을 마쳤는데 건설사에 또 다른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처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학생들의 교육환경이 무너지는 일은 관심도 없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업승인 처리가 진행 중인 배방면 공수리 소재 한라비발디 아파트 현장은 공사 착공 전부터 주민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착공 전 지장물 철거과정에서 발생한 소음과 분진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항의하고 있는 것.

실옥동 소재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 현장은 마을을 가르는 아파트 진입로로 인해 마을 고립화와 각종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대책위까지 구성, 조직적으로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주민들은 진정을 통해 “현재 건설 중인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의 주진입로가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부채도로를 가로지르는 4차선으로 계획돼 있어 각종 사고 발생 우려 및 생활 불편 초래 우려가 있다. 게다가 마을은 사방이 막혀 뻗어나갈 수 없는 고립화 현상과 공사기간동안 소음·분진으로 인한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향후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 등 환경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고 반발 사유를 밝혔다.

이밖에도 대부분 공사현장이 비슷한 피해를 입고 있으나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향후 사업승인을 처리 중인 건설사들까지 아파트를 건립하게 될 경우 그 피해는 엄청날 전망이며, 이에 따른 충돌 증가는 물론, 물리적 충돌로 인한 피해발생의 우려까지 낳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