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ns rallied in Seoul to demand the removal of U.S. forces from the Korean Peninsula. South Korea said it would send troops to Iraq despite the kidnapping of one of its citizens there."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뉴욕타임즈>는 종이신문에서도 동일한 사진을 22일자 A8면 상단에 4단 크기로 크게 실으면서 사진제목을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서울 시위대'(Demonstrators in Seoul Demand U.S. Withdrawal From Korea)라고 달았다.
또 사진설명을 "미국의 외교정책을 반대하는 한국인들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시위를 서울에서 벌였다"고 적었다. (South Korean opponents of American foreign policy rallied yesterday in Seoul, demanding that the United States remove its forces from the Korean Peninsula.)
이는 김선일씨 피랍 사건이 알려지면서 조속한 석방과 피랍 사건의 근본적인 요인이 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추가파병을 반대하는 집회를 '주한미군 철수 시위'로 둔갑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보도는 사실과도 다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한국인의 요구를 왜곡시켜 전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있다.
특히 김선일씨의 석방을 염원하면서 국제사회에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시점에, 국제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뉴욕타임스>가 이와 같이 오보를 낸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와 같은 오보는 최근 결정된 주한미군의 감축이 마치 한국의 반미감정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 미국 내에서 거론되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칫 미국 내에서 반한감정을 불러와 한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촛불시위에 대한 미국 언론의 왜곡 보도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2002년 여중생 사망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촛불시위를 주한미군 철수 시위로 묘사하면서 미국 내의 반한감정을 자극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대다수 촛불 시위 참가자들은 주한미군의 철수보다는 여중생 사망 사건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사과와 불평등한 소파 개정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당시 상당수의 미국 언론들은 이를 주한미군 철수 시위로 묘사하고 선정적인 장면을 집중적으로 보도함으로써 한국인의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전달하기는커녕, 미국 내의 반한감정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