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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가진 고 김선일씨 추모대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 정연우
"1천개의 촛불이 1만개의 촛불이 되어 너의 한을 풀어 줄게."

30일 오후 7시. 고 김선일씨의 영결식이 있었던 부산에서는 700여명의 시민들이 고 김선일씨 부산추모대회에 참석해 고인을 넋을 기렸다. 부산시민행동이 주최한 이날 추모대회에는 여름 농활 중인 대학생들과 전국농민총연합회 경남도연맹 소속 농민 50여명도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이날 대회 사회자 박장홍씨는 행사에 앞서 "미선이 효순이처럼 오늘도 아까운 청춘을 떠나보내야 했다"고 밝히며 다함께 "김선일씨를 살려내라" "이라크 파병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진 추모사에서 부산인권센타 원형은 대표는 "고 김선일씨의 절규가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그것에 귀기울이지 않았다"며 "결국 한미동맹이 우선인 침략 전쟁 때문에 아까운 청춘 김선일씨만 죽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 대표는 "우리는 결코 이번 전쟁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며 "이라크 파병 철회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자"고 주장했다.

▲ 고 김선일씨의 용인고등학교 동문인 김병국씨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 정연우
특히 이날 추모제에는 고인의 용인고등학교 동문인 김병국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국씨는 "친구의 목숨을 빼앗아 가면서 얻은 국익이 무슨 국익이냐"며 "1천개의 촛불이 1만개의 촛불이 되어 너의 한을 풀어 줄게"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이어 전농 경남도연맹 한병석 의장도 "이 나라에 대통령이 있냐"며 "오히려 우리 정부가 고인의 죽음을 재촉했다. 우리는 한 젊은이를 죽음으로 내몬 이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대회의 분위기가 고조되자 공연차 나온 노래패들도 고 김선일씨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피력하기도 했다. 노래패 '노래야 나오너라'는 노래를 부르기 전 "너무 황당하고 배신 당한 느낌이 든다. 우리 정부는 더 이상 미국을 비호하려 들지 말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무대에 오른 부경총련 노래패도 "이라크 파병을 철회해서 제2의 김선일씨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산여성단체연합 박영미 대표는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당신의 죽음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었다"며 "이제 당신은 떠나지만 당신의 목소리는 영원히 우리 귓가에 남을 것"이라며 고인의 넋을 위로하기도 했다.

▲ 참석자들이 무대 앞에 마련된 간이 빈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 정연우
이날 추모대회는 시민들의 헌화식으로 마무리지었다. 참석자들은 극단 자갈치의 홍순연씨가 창 '엉퀴야'를 하는 가운데 무대 앞에 마련된 간이빈소에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부산시민행동은 오는 7월 3일 오후 5시 서면 천우장에서 파병철회와 고 김선일씨 진상규명을 위한 집회를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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