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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자 인터넷모임 소속 회원들이 3일 오후 5시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이명박 시장의 종교편향적 행위를 규탄하는 묵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불교신자 인터넷모임 소속 회원들이 3일 오후 5시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이명박 시장의 종교편향적 행위를 규탄하는 묵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신미희
이명박 시장의 '서울봉헌' 발언을 둘러싼 파문이 범불교계 차원의 대응과 함께 온라인 국민소환 서명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있는 불교단체들은 이 시장이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시청앞 참회법회 개최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신자들의 인터넷 모임인 '인연'(cafe.daum.net/inyon)과 '악! 이명박'(cafe.daum.net/joongsin) 등은 3일 오후 5시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묵언 시위를 벌이며 이 시장의 종교편향적 행위를 규탄하고 조속한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이들은 '서울시민에게는 종교의 자유가 있다', '서울시가 당신의 소유물인가요', '서울을 서울시민에게 돌려주세요', '공직자로서 겸허한 자세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시간여 동안 묵언 시위를 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인터넷 카페 '열린장'(cafe.daum.net/buruna21)의 운영자 '온누리'(아이디) 스님은 "성서에서도 온 세상과 온 누리를 사랑하라고 했는데 이같은 분리주의적 태도는 예수님이 경계했던 것"이라며 "이 시장의 언행은 공직자뿐 아니라 좋은 신앙인으로서의 자세가 결코 아니다"고 지적했다.

태고종 소속인 온누리 스님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게 공존의 질서이자 사상"임을 강조한 뒤 "다른 종교인의 마음과 의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너뜨릴 수 있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신앙인을 이끌어주는 단체와 리더의 열린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계종, 공식 공개사과 요구... "사과 않으면 참회법회 열터"

불교인들은 이명박 시장의 조속한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불교인들은 이명박 시장의 조속한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신미희
신도 입장에서 오늘 시위를 지켜보러 나왔다는 임동현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기획실장은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임 실장은 "오늘은 이명박 시장에 대해 불교계 뜻을 밝히는 자리이자 경고의 뜻을 담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조속하게 공개사과 하지 않으면 범불교계 차원에서 본격적인 대응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5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한 종단 차원의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조계종 중앙신도회 등 50여개 불교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우리 요구는 밀실 차원이 아닌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이 시장의 사과"라고 강조한 임 실장은 "만약 이 시장이 공개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이 시장의 진정한 참회를 촉구하는 법회를 시청앞 광장에서 지속적으로 열겠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공개사과 방식으로 ▲조계종 방문을 통한 공식사과 ▲조계사 대웅전에서의 참회 표명 ▲언론을 통한 사과 등을 들고 "개인적이거나 비공식적 차원의 입장은 결코 안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또 이 시장이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오는 7∼8일로 예정된 조계종 산하 1000명의 주지스님들이 참여하는 연수행사에서 종단 차원의 대응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 실장은 "조계종뿐 아니라 태고종 등 범불교계에서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으므로 이 시장의 조속한 사과가 있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경불련 "공개사과하고 시장직 사퇴하라"

한편 최대 교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보다 앞서 2일 오후 이번 파문과 관련,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대국민 참회를 촉구했다. 여연 조계종 대변인 기획실장은 성명에서 "이 시장의 서울봉헌 발언은 공인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라며 "적절한 시정 수행의 자세가 아닐 뿐 아니라 신앙인으로서도 그 정도가 매우 지나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 실장은 또 "서울시장은 나라의 공인으로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언행에 대해 사려 깊게 헤아려야 한다"며 "앞으로 종교간 화합과 전체 국민통합을 위해 기도하는 진정한 신앙인으로 거듭나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스님, 신도 등으로 구성된 불교단체인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경불련)도 3일 성명을 통해 "이 시장은 개인의 대권욕심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몰상식한 행동에 대해 국민앞에 엄중히 사죄하고 서울특별시장직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경불련은 성명에서 "이 시장의 발언은 종교·사상의 자유를 허용하는 대한민국 헌법의 근간과 국민의 기본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기독교 이외 수많은 종교에 대해 사실상 전쟁을 선포하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규탄했다.

이밖에도 3일 현재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 비판 성명을 낸 곳은 열린우리당,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문화연대 등이다.

네이버에 개설한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 카페.
네이버에 개설한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 카페. ⓒ 오마이뉴스 신미희

온라인 국민소환 서명운동 "법적 소환은 안되지만 전횡을 막자"

또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국민소환 서명운동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일 밤 11시 '무뭉'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이 네이버에 개설한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 카페(cafe.naver.com/recallseoul.cafe)에는 3일 밤 8시 현재 참여인원이 3140명을 넘었다.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자신을 밝힌 개설자 '무뭉'은 "국민소환제는 아직 입법이 되지 않아 법적인 소환은 안되지만 이 시장의 전횡을 막고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의미에서 카페를 개설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무뭉'은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민의 뜻을 반영하고 지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복임을 깨우쳐줄 수 있도록 서울시민이 나서자"고 호소했다.

이번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은 서울 봉헌 발언을 계기로 개설됐지만 그간 청계천복원과 시청앞 광장조성, 대중교통체제 개편 등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준 이 시장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대한 시민들 불만이 집약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명박 서울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은 ▲무리한 대중교통체계의 개편과 운영미숙에 대한 사과 및 관계자 문책 ▲'서울 봉헌' 발언에 대한 공식 해명과 사과 ▲일방적인 교통요금 인상 거부 ▲서울시 광장 반환 등을 이 시장에게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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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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