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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역에서 고교평준화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포항 지역에 고교평준화를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지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만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청원 서명에 참여하였고 2천명에 달하는 교사들이 평준화지지 서명을 해서 교육청에 조속한 고교평준화 시행을 요구하였다.

이렇게 7년을 끌어 온 고교평준화 논쟁이 포항에 다시 뜨겁게 불붙은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1년 동안 포항과 교육 여건이나 환경이 비슷한 전남 목포, 여수, 순천과 경남 김해에서 각각 2005년과 2006년에 고교평준화를 시행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전국적인 추세도 포항 지역 고교평준화 도입 운동에 신선한 기폭제 역할이 되고 있다.

▲ 천막농성날짜를 알려주고 있는 포항교육청 정문 앞 현수막
ⓒ 김현옥

그동안 경북교육청은 지난 7일 한국교육개발원 주최로 포항시 고교평준화 시행 여부를 위한 공청회를 실시하였고 구체적인 평준화 시행 여부에 대한 도교육청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다. 현재 포항은 인구 50만에 이르고 자립형 사립고인 포항제철고와 특목고인 경북과학고 등을 포함하여 27개 고등학교가 있다.

현재 포항시 고교평준화 추진위원회(이하 고평추)는 2006년 고교평준화 시행을 도교육청에 요구하며 천막농성 중에 있다. 다음은 포항 교육청 마당에서 28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신현자 고평추 공동대표와의 대화 내용이다.

- 장기간 농성이 진행되고 있는데 힘들지 않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농성이 장기화 되면서 사람들이 지치지 않을까 염려된다. 하지만 현재 고평추 위원들이 역할을 맡아 해 나가기 때문에 별 어려움은 없다."

- 어떻게 해서 고교평준화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가?
"포항지역의 학생들은 선배들이 그동안 그러했듯 여전히 새벽 한두 시까지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늦은 밤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다니는 모습이 신기할 것도 없다. 그런데 전국적인 이런 현상이 유독 비평준화 지역인 포항에서는 초등학교까지 사교육으로 내몰리는 정도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또한 고등학교가 늘어나면서 지나친 고교서열화로 인한 학생, 학부모들의 위화감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교복이 학교를 말해주고 학교는 그 학생의 성적을 말해주어 학생의 인격마저 교복으로 평가받는 현상이 고교비평준화 지역의 특징이다. 이러한 교육환경에 문제의식을 가진 22개 포항지역 시민단체들이 모여 고교평준화 추진운동을 추진하게 되었다."

- 고교평준화를 시행하면 하향평준화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고교평준화 실시와 하향평준화는 무관하다. 우리가 그동안 조사한 어떠한 연구자료에서도 고교평준화가 하향평준화를 불러온다는 실증적인 보고서를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최근 4월에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학업성취도에서 평준화 지역의 중고교생이 비평준화 지역의 학생보다 높다고 나와 있다. 그 외 가톨릭대학교의 성기선 교수의 연구논문을 보더라도 실증적인 근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히려 포항지역의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 포항교육청 마당에 자리한 천막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포항시고교평준화 추진위원회 관계자
ⓒ 김현옥
- 고교평준화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교육감을 민선으로 뽑기 때문에 평준화를 지지하는 여론이 앞으로 평준화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 같은데 시민들의 평준화 지지도는 어떻게 나오고 있는가?
"고평추 자체 여론조사와 고평추에서 한길 리서치 여론 조사 기관에 의뢰해서 받아 본 결과는 시민들의 74% 이상이 고교평준화 찬성이었다. 이러한 수치는 최근 고교평준화 도입을 결정한 전남과 김해보다 높다. 여론 조사를 하면 평준화 찬성이 높게 나올 것이라는 것을 경북교육청도 알고 있을 것이다. 단지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어서인지 도교육청에서 여론조사를 공식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지난 번 평준화 시행 촉구를 위한 집회에 200명 이상이 모이는 것을 보면서 시기가 언제 될지 모르지만 포항 고교평준화는 꼭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평준화 실시 여부에 대한 공청회를 비롯한 장기간 농성과 집회 등을 해왔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가?
"평준화는 대세이다. 단지 경북 지역은 경남과 달리 현재 고교평준화를 시행하고 있는 지역이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이러한 불모지역에 포항고교평준화가 이루어져서 평준화에 대한 봇물이 터져나오길 바란다. 그런 면에서 포항 고교평준화 시행은 중요하고 의미가 크다. 평준화를 시행하고 있는 지역과 견주어보았을 때, 포항은 학교수, 인구, 교육여건, 비평준화로 인한 과열 입시 경쟁 등 평준화를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을 두루 갖추었다고 본다. 학생 선택권을 마치 고교평준화가 제한하는 것으로 말들을 하는데, 포항은 특목고 과학고 등을 고루 갖춰서 학교선택권에 대한 제약도 사실상 없다고 본다. 그래서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더욱, 평준화가 꼭 시행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앞으로 고평추 추진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7월 15일 평준화 촉구 2차 집회와 24일 7시에는 평준화를 염원하는 촛불시위가 있을 예정이다.그리고 현재 아침에는 농성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고교평준화를 시행하겠다는 도교육청의 의지를 확인해야 농성을 풀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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