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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이하 민언련)는 KBS2의 <성장드라마 반올림#>(이하 반올림)에 관한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했다.

'신데렐라'이야기를 세련되게 재구성한 <파리의 연인>이 매주 시청률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 민언련은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드라마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반올림>이 보여준 사실적인 청소년들의 모습은 질적으로 다른 '재미'를 제공했으며 '구성'에 있어서도 탄탄하다"며 <반올림>이 기존의 드라마와는 차별되는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민언련은 "<반올림>은 극중 인물들 사이에 좀 더 개연성 있는 '관계 맺기'에 치중해 매회마다 등장 인물들 사이의 긴박한 '밀고 당김'이 현실감 있게 구성된다"며 기존 드라마의 인위적 관계 설정에 의한 현실감 상실과 몰입상상형 드라마와의 상대적 차이점을 언급했다.

즉 주인공만을 위한 드라마에서 여건상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생활의 구체성을 반올림은 충실히 재현하고 있으며 <성장>이라는 주제 아래 가족과 친구간의 인간 관계에 대한 다양한 성장을 매회 설득력있게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민언련은 극중 상대방에 대한 갈등의 화해 방식에 대해 "<반올림>은 이런 과정을 통해 은연 중에 '서로에게 솔직해져라'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인간 관계의 해법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배신과 음모, 증오와 질투, 동화적 사랑, 선악의 고정적 대결 구도라는 위기와 절정의 재미에 치중하기 보다 일상의 즐거움을 감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언련은 "서로 다투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내가 너라면' 또는 '네가 나라면'이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인간 관계의 모습들은 기존의 다른 드라마는 물론, 이전의 '청소년드라마'에서 찾기 힘든 차별화된 모습이었다...(중략)... 또한 그 동안의 청소년드라마들에서 청소년이 그 자체로 완전한 인격체로 다뤄지기보다는 학교와 가정의 '지도'를 받아야하는 불완전한 존재로 다뤄졌던 것에 비하면 <반올림>이 청소년을 다른 세대 및 가족구성원들과 '동등한 인격체'로 다룬 것은 '청소년 드라마'로써 당연한 모습이면서도 낯선 것이었다"며 이전의 청소년드라마와도 다른 지점을 언급했다.

또 제작진의 꾸준하게 공을 들이고 있는 홈페이지 관리도 젊은 감각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리플플레이', '1318진실게임', '내 인생의 반올림' 등 <반올림> 홈페이지에 마련된 주제별 게시판에는 방송에 대한 청소년들의 다양한 의견과 느낌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서는 드라마의 내용이나 등장인물에 대한 의견은 물론 청소년들 자신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올라와 이를 매개로 그들 사이의 생생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등 '소통의 공간'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며 반올림이 인터넷세대의 취향을 만족시키면서 드라마를 통한 소통공간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언련은 반올림이 "청소년 세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이 드라마는 청소년 외에 다른 세대들에게도 충분한 재미와 '성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 전문이다.

KBS <성장드라마 반올림#>에 대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모니터 보고서

◇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 : KBS 2TV <성장드라마 반올림#>
◇ 모니터 기간 : 2004년 7월 한달 방송분 4회
- '세친구'(7/3), '아빠 만세'(7/10), '태양을 피하는 방법'(7/17), '엄마에게 생긴 일'(7/24)
◇ 모니터팀 :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연예오락프로그램 모니터팀
◇ 방송일시 :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50분
◇ 제작진 : 책임프로듀서 장성환, 연출 최세경 김정환 박기현 하태석,
극본 홍진아 권기경 홍자람

청소년들의 '솔직한 성장'을 이해하는 재미가 있다

KBS의 <성장드라마 '반올림#'>(이하 <반올림>)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고 있는 '청소년드라마'다. 각 방송사의 드라마가 대부분 성인 위주의 내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올림>은 그 존재만으로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산하 연예오락프로그램 모니터팀이 7월, 한 달 동안 모니터한 결과 <반올림>은 극적 재미를 포함해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드라마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반올림>이 보여준 사실적인 청소년들의 모습은 질적으로 다른 '재미'를 제공했으며 '구성'에 있어서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 현실감 있는 인물들과 이야기

드라마들은 대체로 몇몇 주인공의 갈등과 애환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는 진행에 초점을 맞춘다. 극적 재미와 반전, 그리고 절정으로 치닫는 갈등구조의 효율적 분배로 시청자를 몰입시키는데 역점을 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간의 '관계 맺기'에 대한 생생한 묘사보다는 작중에 필요로 하는 '인위적 관계설정'과 인물성격의 '고정성'이라는 상대적 한계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주인공은 주인공답게, 악당은 악당답게, 꽃미남이면 꽃미남답게, 청순가련형이면 청순가련형답게 인물들의 성격과 이미지는 드라마의 시작부터 끝까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것은 드라마의 메세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이기 때문에 시청자와 제작자가 감수해야 하는 상대적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부분에서 <반올림>이 다른 드라마들과 차별성을 가진다. <반올림>은 극중 인물들 사이에 좀 더 개연성 있는 '관계 맺기'에 치중해 매회마다 등장 인물들 사이의 긴박한 '밀고 당김'이 현실감있게 구성된다. 즉 주인공을 중심으로 여러 사건이 벌어지고 결국 주인공의 시선으로 드라마가 구성되는 일면적 구조가 아니라, 인물들간의 다면적 구조로 매번 새로운 인간관계를 다룬다. 이로 인해 <반올림> 시청자들은 매회 극중 인물들의 새로운 모습을 통해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극중 인물들의 '새로운 모습'이 억지스럽지 않고 않아 시청자들은 생활 속에서 주변사람들과 부대끼는 현실을 보는 것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한편, <반올림>이 표현하는 등장인물 사이의 '다양한 관계'는 '성장드라마'로써 내세우는 '성장'이 단지 청소년 세대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반올림>은 주인공인 '옥림'이 매회 진행되는 드라마 속에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痛)'이 옥림만의 경험이 아니라 옥림의 친구들과 남자친구는 물론 가족들도 함께 겪는 '모두의 경험'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서로 다투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내가 너라면' 또는 '네가 나라면'이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인간관계의 모습들은 기존의 다른 드라마는 물론, 이전의 '청소년드라마'에서 찾기 힘든 차별화된 모습이었다.

2. '솔직함'과 '이해'의 미덕을 보여주는 드라마

<반올림>이 등장인물들이 겪는 '성장통'을 풀어내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드라마의 긍정성이 보다 확연히 드러난다.

7월 10일 방송된 '아빠만세'는 아이들의 요구를 마냥 받아주는 '옥림아빠'와 이것저것 챙기고 잔소리할 수밖에 없는 '옥림엄마' 사이에 생긴 갈등의 해결과정을 다뤘다. 옥림아빠는 영악하게 자신을 속인 아이들로부터 상처를 받는 과정에서 엄마가 잔소리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아이들과 화해하는 과정에서 상처받은 아빠에게 아이들이 솔직하게 잘못을 다 털어 내는 장면은 가족 간의 '화해'와 서로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생각해보게 했다.
한편 '아빠만세'에서 또 다른 이야기의 한 축으로 다뤄진 '옥림', '정민', '윤정' 등 친구 사이의 갈등도 '솔직함'과 '이해'를 매개로 해결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윤정의 잘 삐치는 성격 때문에 힘들어하는 옥림이가 갈등을 푸는 방법은 또 다른 친구 정민과의 솔직한 대화로 가능했다. 윤정에 대해 '달래주기'나 '위해주기'로 일시적 화해를 모색하는 옥림이의 태도가 오히려 친구에 대한 자세가 아니라는 정민의 솔직한 충고는 결국 윤정이가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반올림>은 이런 과정을 통해 은연중에 '서로에게 솔직해져라'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인간관계의 해법을 제시했다. 7월 24일 방송된 <엄마에게 생긴 일>에서도 '아빠'가 아이들에게 '엄마'의 건강에 관해 솔직하게 얘기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여타의 드라마에서 서로 속고 속이는 모습들이 과장되어 자극적으로 반복되는 것에 비한다면 <반올림>의 이런 '솔직함'은 돋보인다. 또한 그 동안의 청소년드라마들에서 청소년이 그 자체로 완전한 인격체로 다뤄지기보다는 학교와 가정의 '지도'를 받아야하는 불완전한 존재로 다뤄졌던 것에 비하면 <반올림>이 청소년을 다른 세대 및 가족구성원들과 '동등한 인격체'로 다룬 것은 '청소년 드라마'로써 당연한 모습이면서도 낯선 것이었다.

3. 시청자와 함께 '성장'하는 <반올림>

<반올림>과 관련하여 또 하나, 짚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KBS의 <반올림> 홈페이지를 통해 통해 이뤄지고 있는 청소년들 사이의 '소통'이다. <반올림>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은 다른 프로그램들의 게시판에 비해 적극적인 청소년들의 의견 제시가 이뤄지고 있다.

'리플플레이', '1318진실게임', '내 인생의 반올림' 등 <반올림> 홈페이지에 마련된 주제별 게시판에는 방송에 대한 청소년들의 다양한 의견과 느낌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서는 드라마의 내용이나 등장인물에 대한 의견은 물론 청소년들 자신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올라와 이를 매개로 그들 사이의 생생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등 '소통의 공간'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반올림>의 홈페이지가 이렇게 활성화될 수 있는 것은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만큼 <반올림>이라는 드라마 자체가 청소년들 사이에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반올림>의 시청률은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제작자들의 하소연처럼 편성시간 자체가 이 드라마의 주시청층인 청소년들이 시청하기 힘든 시간대인만큼 시청률로 <반올림>을 평가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다시보기' 조회수가KBS의 다른 드라마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점이 <반올림>을 평가할 다른 잣대가 될 수 있다.

본회는 <반올림>이 내세우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솔직함'을 많은 시청자들이 공유하길 바란다. 청소년 세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이 드라마는 청소년 외에 다른 세대들에게도 충분한 재미와 '성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반올림>도 이 드라마에 애정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과 함께 앞으로도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

2004년 8월 5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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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언로가 확보 되느냐가 변화의 가장 밑단추라는 것을 절감하기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여론 바람의 세기를 체감하고자 가입했습니다. 한 몫의 힘의 결집이 어떤 위력인지도 느껴보고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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