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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 속에 시골 마을이 함께 공존한다고나 할까? 분주한 듯하면서 시골의 여유와 풍요로움을 모두 갖춘 곳이 우리 동네다. 여건만 된다면 오래도록 머물러 살고 싶은 그런 곳이다.
며칠 전 이웃에 살면서 친하게 지내던 가족이 이사를 갔다. 아이들을 중학교부터는 큰 도시에서 다니게 해야 한다며 10여분 거리인 광주광역시로 훌쩍 떠나버렸다. 아이들을 더 좋은 문화 환경에서 더 나은 교육 여건 속에서 더 잘 가르쳐 더 좋은 대학에 보내고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라며….
그네가 이사 간 뒤로 마음 한켠에 눌려 있던 막연한 갈등이 고개를 들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도시로 이사를 가야할 것 같은 마음과 지금 살고 있는 터를 굳이 옮길 필요가 있을까에 대한 갈등이라고나 할까?
꼭 남편의 고향이라서가 아니라도 가까이에서 나무며 풀이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논과 밭에서 영그는 채소며 곡식이 익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이 고장이 나는 좋다. 자연이 숨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사시사철 자연이 변화하는 모습을 아이들과 같이 지켜볼 수 있으면서 도시의 느낌이 공존하는 이 고장을 나는 떠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다른 고장의 이름난 명문 학교를 가기 위해, 다른 고장의 더 많은 문화적 혜택을 누리기 위해, 더 좋은 여건을 갖춘 회사에 다니기 위해 이 고장을 떠난다고 하면 그들을 말릴 수도 없다. 아이들에게 그런 여건을 만들어 주고 싶어 그런 여건을 가진 고장으로 간다는 이들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나 또한 그런 곳으로 이주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는 것을….
갈수록 노령화가 진행되고 농촌에선 젊은 사람들이 떠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농촌만의 또는 작은 도시(시, 군, 읍 등)만의 아름다움이 살아 있고, 큰 도시가 아니더라도 그와 똑같은 여건에서 배우고 일하면서 많은 문화적 혜택을 누리고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덤으로 누릴 수 있다면 굳이 도심으로 떠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토의 고른 발전을 위해 하는 여러 가지 노력 중에 작은 중소도시, 작은 농촌 마을들이 도심 못지않게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도 들어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도시보다 오히려 더 많은 문화와 자연의 풍요를 누릴 수 있는, 더 많은 여유와 혜택을 누리기 위해 도심을 떠나 도시 외곽으로 이주하는 그런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