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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으로 향하는 신비의 도로.
한라산으로 향하는 신비의 도로. ⓒ 김강임
제주시의 제2횡단도로인 99번 도로(일명 1100도로)로 통하는 길은 한라산으로 가는 길이다. 이 2횡단도로는 제주의 모든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로 주변에는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이 빽빽이 들어 서 있고, 계절마다 이름 모를 새들이 천국을 누린다. 뿐만 아니라, 꼬불꼬불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계절마다 야생화가 얼굴을 내민다. 특히 이 도로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도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신비의 도로 입구에서 표지판을 따라가면….
신비의 도로 입구에서 표지판을 따라가면…. ⓒ 김강임
제2횡단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게 되면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이 신비의 도로이다. 이 신비의 도로는 일명 '도깨비도로'라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도로 현상과 실제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지해 놓은 차가 갑자기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현상을 발견했다면 어쩌겠는가? 사람들은 한결같이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신비의 도로를 사람들은 일명 '도깨비 도로'라 부르는 지도 모른다.

신비의 도로는 지표측량에 의하면 오르막길이 실제로는 경사 3도 정도의 내리막길이다. 그래서 이 도로에서 차를 주행하면 분명 도로는 오르막길인데 차는 내려가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착시 현상이다.

착시와 지표를 확인하는 차량들
착시와 지표를 확인하는 차량들 ⓒ 김강임
실제로 신비의 도로 시작 지점에서 차를 실험해 보았다. 운전대에서 바라보니 도로는 분명 오르막길이다. 우선 차동차의 기어를 중립에 놓고 차를 정지 상태에 놓았다. 그런데 자동차는 도깨비에 홀린 듯 내려가는 것이었다.

뒤따라 오던 승용차 한 대가 실험에 나선다. 그리고 또 다시 뒤 따라 오는 대형 관광버스 한대도 실험에 나선다. 아무리 실험을 해도 인간의 눈을 속이는 착시 현상은 변함이 없다. 사람의 눈을 속이면서 불변하는 것. 그런 것이 존재한다면 사회적으로 얼마나 혼란을 가져올까?

일명 '도깨비 도로'라고도 하는데….
일명 '도깨비 도로'라고도 하는데…. ⓒ 김강임
그럼 이 도로에는 도깨비가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도깨비는 흔히 동화나 전설 민간 설화에서나 나오는 귀신의 한 종류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에서는 ‘금나와라, 뚝딱’ 하면 금을 주는 귀신은 착한 귀신이고, 사람을 속이는 귀신은 나쁜 귀신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신비의 도로에서의 귀신은 사람을 홀리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도깨비를 보았어요?
도깨비를 보았어요? ⓒ 김강임
실제로 도로 주변에는 도깨비들이 산다. 머리가 서로 붙어 있는 도깨비. 풀밭에 서 있는 도깨비, 뻐드렁이를 하고 있는 도깨비, 도깨비의 형상은 각양각색이다.

귀신과 도깨비는 인간의 만든 잔상은 아닌지?
귀신과 도깨비는 인간의 만든 잔상은 아닌지? ⓒ 김강임
그러나 이곳에 사는 도깨비는 모두 인간이 만들어 놓은 형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인간이 도깨비에 홀려 역동성에서 엉뚱함을 발견하는 실험이 현실 속에서도 필요하기 때문은 아닌지? 조금은 해학이 담겨져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그 사실에 대해 확인을 한다. 사실이 아닌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잔디밭 도깨비도...
잔디밭 도깨비도... ⓒ 김강임
현재 이 도로 주변에는 코스모스와 상사화가 무리를 이뤄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착시 현상에 대한 실험을 확인할 수 있는 구간은 100m정도이며, 한라산을 눈앞에 두고 휑하니 뚫린 도로에 서 있으면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더욱이 요즘에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교통체증과 사고의 위험이 있어 신비의 도로 서쪽에 길이 1.3㎞의 우회도로가 생겨났다. 신비의 도로 주변에는 넓은 주차장과 산책로. 휴게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풀밭에서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가장 소중한 것은 길이다. 그 길이 고갯길이면 자신의 힘든 역경을 생각해 볼 수 있고, 그 길이 곧게 뚫려 있으면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그러나 그 길 위에 신비로움이 있다고 생각 해 보자. 사람들의 마음은 갑자기 신비스러워 질 것이다.

신비의 도로를 지키고 있는 돌표지판
신비의 도로를 지키고 있는 돌표지판 ⓒ 김강임
관광객들이 제주에 오면 단골로 지나가는 길, 신비의 도로에서는 지표현상 확인과 착시 현상의 눈속임에 대한 상상 동화가 펼쳐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도깨비가 사는 동화나라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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