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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매직'의 차강재 역을 맡은 강동원
드라마 '매직'의 차강재 역을 맡은 강동원 ⓒ SBS
마술은 더 이상 마술사의 소유물이 아니다. 조그마한 모임에 가도 마술 한 두개 정도 할 줄 아는 사람은 수두룩하다. 그만큼 많이 알려졌고 그 비밀도 많이 밝혀졌다. 하지만 신세대 마술사의 인기는 더 치솟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술에 대한 관심도 식을 줄을 모른다. 왜일까? 이는 드라마라는 장르의 열기가 식지 않는 것과 흡사하다.

마술은 일종의 판타지다. 누구나 상상하는 것,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을 눈앞에서 구현해준다. 가만히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 보면 대충은 어떻게 하는지 알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걸 밝혀내서 그를 꼬집지 않는다. 눈앞에서 순식간에 일어난 신기한 장면에 놀라고 박수치고 환호한다.

드라마 역시 일종의 판타지다. 시청자는 일상생활에서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힘든 상황, 로맨틱한 상황 등에서 자기보다 못하거나 힘든 자에 대한 자기만족, 나는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룬 자에 대리 만족을 느낀다. 아무도 '저건 말도 안 돼!'라며 꼬집지 않는다. 마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두 가지 다른 형태의 판타지를 혼합한 드라마 '매직'. 아직은 시청자에게 큰 공감을 얻어 내지 못하고 강동원의 힘에 의존하고 있는 듯 보인다. 스토리 라인도 조금은 부족해 보인다. 게다가 드라마 광고 때부터 강조된 국내 최초 마술 드라마라는 점도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마술은 여자를 즐겁게 하는데 만 쓰이고 있다.

4회부터 출연하고 있는 프로 마술사 최현우
4회부터 출연하고 있는 프로 마술사 최현우 ⓒ SBS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다. 4회부터 진짜 프로 마술사인 최현우씨가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출연이 드라마의 큰 스토리라인을 주도해 나가지는 못하겠지만 공연문화, 공연예술로서의 마술이 부각될 수 있다.

이는 의외로 아주 중요한 요소다. 드라마의 스토리 라인이 부족하더라도 짧으면 10여초, 길면 몇 분 정도 되는 시간동안 펼쳐지는 마술을 공연 문화의 일종으로 즐기는 시청자의 눈을 잡을 수도 있다. 여기에 스토리 라인이 보충된다면 마술의 판타지, 드라마의 판타지 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효과를 얻게 된다.

마술의 대중화는 신세대 마술사들에 의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이제 그것을 바탕으로 공연문화, 상품으로 만드는 것은 마술사들의 몫이기도 하지만 대중매체의 몫이기도 하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최초 마술 드라마 '매직'. 마술을 좋아하는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드라마 '매직'의 대중적 성공과 공연문화로서 마술이 더 큰 발전을 이루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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