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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행정수도 특별법에 대한 위한 판결이 나온 다음날인 22일 열린 국회 건교위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장에서 헌재의 위헌 판결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벌어졌다. 강동석 건교부 장관에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위헌이라는 결론 내려놓고 꿰맞추기를 한 것"
"헌재 판결 존중하고 일을 해 나가야 할 것"


신행정수도 특별법에 대한 위한 판결이 나온 이튿날인 22일. 국회 건교위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장은 헌재의 위헌 판결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공방으로 떠들썩했다. 여당 의원들은 헌재의 결정을 일단 받아들이면서도 관습헌법을 차용한 헌재의 판결내용에 대해서는 납득 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할 것"을 정부와 여당 의원에게 요구했다. 국론분열을 초래한 책임을 물어 건교부 장관에게 사퇴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강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헌재는 위헌이라는 결론을 미리 도출해 놓고 '관습헌법'이라는 개념을 차용해 꿰맞추기를 한 것 아니냐"고 헌재의 판결을 비판한 뒤 "헌재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사람의 주장을 차용해 결정을 내렸는데, 정부의 대처가 안이했던 것 아니냐"고 정부의 대처방식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개헌을 통한 이전 추진 ▲청와대와 국회를 제외한 이전 ▲포기 등 세가지가 있다며 신중히 검토해 볼 것을 당부했다.

장경수 열린우리당 의원은 "헌재의 결정 때문에 균형발전이나 분권화 등 특별법의 입법 취지까지 소멸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수도권 과밀화를 해결하고 지방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을 4차 국토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반영해 달라"고 건교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정장선 의원은 헌재와 한나라당을 직접 겨냥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이 과반수 일 때 특별법을 만들어 통과시켜놓고 지금와서 위헌 판결이 나자 한나라당이 환호성을 질렀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봤다"고 한나라당의 모순된 태도를 비꼬았다.

헌재를 향해서도 "국정운영에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불만이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았느냐고 생각된다"며 "관습헌법이라는 개념을 근거로 한다면 개정민법 뿐 아니라 성매매 특별법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병호 한나라당 의원은 "충청도민에게 한껏 기대를 부풀려 놓았다가 허탈감을 안겨준 정부는 신속하게 충청권 민심을 달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도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충청권 민심 달랠 대책 마련 촉구

▲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강동석 건교부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선교 의원은 "헌재의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에 장관은 헌재 판단에 따라서 그대로 시행해 나가면 되는 것"이라며 "미련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은데 되도록이면 빠른 시간 내에 체제를 정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국토 균형발전은 좋은 일이고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국토균형발전은 힘을 보탤 것"이라며 강동석 건교부 장관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윤성 의원은 "건교부는 신행정수도 이전 관련 조직을 당장 해산하고 내년 예산안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며 "수도이전 논란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기 때문에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계획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인기 의원(무소속)도 "행정력의 소모에 대해서 정부 차원의 대(對)국민 사과와 그 책임문제에 대해서는 매듭이 지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신행정수도 이전 관계자 책임론에 가세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헌법의 절차적 문제는 존중해야하겠지만 수도권 과밀화 방지와 균형발전은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하고 "후속 대책과 관련해 빨리 청사진을 내놓고 태스크포스팀도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의 충격 때문인지 강동석 건교부 장관은 시종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의 책임론을 제기할 때에는 곤혹스러워 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 장관은 헌재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균형발전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강동석 건교부 장관은 답변을 통해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하고자 하는 균형발전정책은 포기할 수 없는 국토관리정책"이라며 "정부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서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헌재의 판결이 못내 아쉬운 듯 "정부로서의 목표와 이상은 매우 좋았지만 참뜻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이해를 한다"며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강 장관은 "국민적 이해를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좋은 종합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위헌 내용에 저촉되지 않도록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와 국회를 제외하고 다른 행정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법리적으로 깊은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국회 건교위 국정감사장을 찾아 자당 소속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 박근혜 대표는 22일 헌재의 위헌 판결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벌어진 건교위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장을 찾아 의원들의 격려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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