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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석간 1면 머릿기사로 보도된 일본인 인질 사건
27일 석간 1면 머릿기사로 보도된 일본인 인질 사건 ⓒ 유용수
일본 정부는 피랍자가 후쿠오카 출신의 24세 코다쇼세이(香田証生)씨임을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자위대는 철수하지 않는다"며 무장조직의 요구를 즉각 거부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 4월, 3명의 일본인 인질이 잡혀 있다가 일본 정부의 극적인 막후 교섭으로 풀려난 경우와 달리, 이번 사건은 요르단 출신 국제 테러리스트인 아브 무사브 알 자르카위 계열 무장조직의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어 인질의 생사는 지극히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반응이다.

이 무장조직은 미국인 니콜라스 버그, 한국인 김선일씨, 영국인 케네시 비글리를 참수한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에서 지금의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으로 조직명을 바꿨다고 최근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26일 코다씨의 영상은 아랍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졌고 같은 날 심야 카타르의 위성TV 알자지라는 이 영상을 보도하였다. 이 영상에서 코다씨는 "고이즈미씨, 그들은 일본 정부에게 자위대 철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제 목을 날리겠다고 합니다. 다시 일본에 돌아가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뒤에 섰던 3명 중 한 명이 나와 "우리는 일본 정부에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하도록 48시간을 준다. 만약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이 이교도는 다른 이교도, 버그나 케네시와 동일한 운명을 맞이한다"고 경고했다.

코다씨는 후쿠오카 출신으로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요르단 등을 아르바이트하며 혼자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달 20일 저녁 "이라크로 가고 싶다"며 요르단 암만시의 클리프 호텔을 나선 이후 소식이 끊겼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은 자위대 병력 560명을 이라크의 남부 사마와에 주둔시키고 있다. 일본 정부는 12월 14일로 되어 있는 자위대의 파병 기한을 연장할 방침이나, 지난 22일 자위대 주둔 숙영지에 로켓탄이 떨어지는 등 자위대가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어 야당측에서는 파병연장 반대를 주장할 태세이다.

이번 인질사태에 대해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에서는 정부가 가지말라는 곳에 제멋대로 간 사람 책임이라며 이번 사건과 자위대 파병문제와는 결부시킬 뜻이 없음을 밝혔다. 민주당은 당장 파병철회를 주장하지는 않겠지만 파병 기한 연장은 강하게 반대할 뜻을 밝혔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고 김선일씨를 둘러싼 대국민 파병 반대 집회가 전국에서 열린 한국과는 달리, 일본의 강렬한 파병반대 집회는 예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3%가 파병연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라크 파병에 대해 양국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점에서는 동일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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