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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소송'과 관련해 국가와 KT&G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있는 원고측 변호인단이 지난 11일 청구한 해당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조관행 부장판사)에 대한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해 다른 민사재판부인 민사합의13부(재판장 최성준 부장판사)에 배당돼 검토중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특히 기피신청된 해당 재판부에서 아직까지 '의견서'를 작성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원고측 변호인단의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질지 여부에 대한 결정이 예상외로 길어지고 것으로 보인다.

'법관(재판부) 기피신청'이란

'법관(재판부) 기피신청'은 재판을 받는 당사자(원고 또는 피고)가 법관의 불공정한 재판이 우려될 경우 다른 법관(재판부)이 재판을 맡도록 해당 법원에 요청하는 제도. '기피신청'을 한 측에서 신청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거나, 규정에 어긋나게 되면 '각하' 결정이 내려진다. 또 신청이유가 명백하지 않고 소송을 지연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이유없다'는 기각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담배소송의 원고측 변호인단의 기피신청에 대해 이를 받아들인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다른 재판부인 민사합의13부에 배당했다"며 "절차에 따라 기피를 당한 재판부에서 의견을 내게 돼 있어 해당재판부에 기피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토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관련 법) 조문에는 기피신청을 한 당사자 측에서는 기피신청 후 3일 이내에 의견서를 제출토록 돼있고 기피를 당한 재판부의 의견제출 기한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기피를 당한 재판부에서 의견을 작성하는 단계로 결론을 낼 단계는 아니고 빨라야 다음주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보통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해서는 해당 재판부가 빨리 결정하기도 하는데 검토할 사항이 더 있다면 길어질 수도 있다"며 "통상적으로 기피신청은 재판의 지연을 목적으로 구체적인 의견을 소명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경우에 바로 해당 재판부가 각하할 수 있는데, 이번 경우는 다르기 때문에 검토를 맡은 재판부(민사13부)에서 깊이 있게 검토해서 결정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측 "재판부 바뀌지 않으면 불복... 바로 항고할 것"

이처럼 법원이 원고측 변호인단의 '기피신청'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로 배당된 것은 일단 기피를 당한 민사합의12부의 '각하'나 '기각' 등의 의견제시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법원이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사안에 대해 애초부터 다른 재판부에 배당을 하고 신중한 판단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일 수도 있다는 법원 주변의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원고측 변호인측은 "법원이 기피신청에 대해 '각하'를 시키지 않은 것은 자체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혹시라도 만약에 재판부가 바뀌지 않는다면 그 결과에 불복하고 계속해서 항고할 것"이라고 강한 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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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요지서는 감정서 내용의 뜻과 다르다" 의견서 법원행정처에 제출

'담배소송 요지서' 파문과 관련해 국립암센터는 지난 17일 법원행정처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 재판부의 담배소송 관련 감정서를 요약한 보도자료(요지서)는 감정서 내용의 뜻과 다르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국립암센터는 의견서를 통해 "사법부는 공정성이나 객관성 등 모든 분야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어 우리 국민 모두가 존경하고 있다"며 "최근 담배소송 관련해 서울의대 교수 5인의 담배소송 감정서 내용이 국민들에게 바르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국립암센터는 "재판부가 지난 5일 감정서 요약본을 배포한 뒤 각 신문에서 일제히 '서울의대 교수들 흡연-폐암 인과관계 확인 어려워'라는 타이틀로 기사가 보도됐다"며 "(이와 관련해) 공정한 조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올바르게 알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국립암센터는 "감정서 원본과 재판부의 요약문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흡연-폐암 인과관계'를 확인한 감정서와는 달리 요약문의 뜻은 감정서 원본의 내용과 그 뜻이 서로 상이하다"며 "(이는) 심지어 흡연과 폐암은 인과관계가 없다고 법원이 판결한 것으로 오해하는 등 국민들에게 많은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의 고위 관계자도 이번 담배소송과 관련해 서울대 의대 감정팀이 재판부에 제출한 감정서의 내용을 토대로 국내 언론이 보도된 내용을 보고, 지난 6일 대통령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에게 국제전화로 항의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법원행정처는 원고측 변호인단이 청원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 재판장인 조관행 부장판사에 대한 '법관징계'에 대해 사유가 성립되는지 여부를 절차에 따라 검토 중이며, 과실이 인정될 경우 해당 법원장(서울중앙지법원장)에게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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