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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뉴스게릴라 편집위원회가 지난 8일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렸다.

이날 편집위원회에는 윤근혁 간사를 비롯 김대홍 이봉렬 한나영 등 3명의 편집위원과 성낙선 뉴스게릴라본부 본부장 등이 참석, 지난 11월 한 달간의 오마이뉴스 편집방향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가장 오랜 시간 다뤄진 주제는 지난 17일 메인톱1에 오른 '제호 없이 발행된 서울대 학보 말썽' 기사. 동창회 광고를 둘러싼 서울대 기자단과 편집주간간의 갈등으로 서울대 학보가 백지 발행된 것이 오마이뉴스 톱1에 오를 정도의 뉴스가치를 지녔냐는 것.

편집위원회에서는 가십거리로 다뤄질 대학 내부 문제를 톱에 배치한 것은 서울대라는 상품을 오마이뉴스마저 지나치게 의식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고 문제제기 했다.

오마이뉴스에 특화된 기사 컨텐츠가 없다는 비판도 중점 거론됐다. '한겨레 박재동 그림판' '미디어몹 헤딩라인 뉴스'처럼 오마이뉴스만의 특화된 기사상품이 있다면 독자들의 관심을 더 끌 수 있다는 것. 최근 블로그, 싸이월드, 디시인사이드 등 네티즌 문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덧붙여졌다.

이외에 주말판 기사에서의 대안제시, 소재의 참신성 등이 거론됐으며, 노동관련 기사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덧붙여졌다.

다음은 회의 내용이다.

"오마이뉴스도 서울대 의식하나?"

이날 토론에서 가장 논쟁이 됐던 내용은 '서울대 학보 기사 배포 금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당시 동창회 광고 문제 때문에 서울대 학보 지면 일부가 백지 발행됐는데 이 기사가 메인면 톱1에 걸린 것.

편집위원회는 "서울대 문제였기 때문에 한 대학의 학내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오마이뉴스의 머릿기사로 실릴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대학신문의 백지발행이 드문 일도 아닐 뿐더러, 이번 서울대 학보 백지발행이 학내문제를 벗어나지 않은 기사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독자의견란을 통해 수많은 독자들이 해당 기사의 톱1 배치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으나 편집부에서 이를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편집위원들은 서울대를 지나치게 상품화하는 타 언론들의 풍토를 꼬집으며, 이번 사건이 '오마이도 역시'라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측은 "매체가 제호도 없고, 게다가 여러 면에 걸쳐 백지로 발행된 것은 그 자체로 매체의 언론활동에 심각한 위기라고 판단했다"며 "서울대 학보라고 해서 특별히 주목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주말판 '솔직토크', 대안 제시 없어 아쉬움"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오마이뉴스 주말판'이 이번에도 안건으로 다뤄졌다.

한 편집위원은 "주말판 기사의 주제가 좀더 다양화되고, 필요할 경우 대안제시까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제기했다. 실제 보육문제를 다뤘던 11월 말 '솔직토크'의 경우 대안제시가 없어 '그래서 어쩌자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측은 "정부의 보육정책이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에 일하면서 자녀를 키우는 엄마아빠들의 현실을 솔직하게 보여주자는 게 의도였다"며 "다음부터는 참고하겠다"고 답변했다.

오마이뉴스에만 있는 '무엇'이 필요하다... 네티즌 새 경향도 못 읽어

편집위원들은 오마이뉴스에만 있는 '무엇'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했다. 과거 한겨레신문의 박재동 그림판, 미디어몹의 헤딩라인 뉴스 등 그 기사 하나만으로도 독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특별한 글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 한마디로 오마이뉴스만의 독특한 기사 컨텐츠가 없다는 비판이다. 눈길을 끄는 연재기사가 초창기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냐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 오마이뉴스가 인터넷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젊은 네티즌들의 흐름을 잘 읽어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싸이월드, 블로그, 디시인사이드 등 네티즌들은 다양한 형식, 다양한 내용을 실험하고 있는데, 오마이뉴스가 그런 흐름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그렇지 않아도 그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되어왔다"며 "곧 오마이 TV가 정규 뉴스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 네티즌들의 흐름을 한눈에 읽고 이를 오마이뉴스화할 수 있는 뉴스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계 기사 적어 아쉬워"

이밖에 '포항을 기독교도시로 만들겠다고?' 기사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후속보도가 3회 이상 이어졌는데 내용이 기독교의 구조적 문제 등으로 심화되지 못하고 포항시장 개인의 문제로 축소화시킨 결과가 됐다는 것.

또한 최근 공직협, 철도노조 등 노동조합 파업이 줄줄이 실패로 끝나는 과정을 관심있게 다루지 않은 것도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비정규직 문제를 계속 다루기는 했지만 이주노동자 문제 등은 여전히 소외됐다는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특히 노동문제는 타매체가 관심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마이뉴스에 더 관심있게 다뤄줘야 한다는 것.

최근 오마이뉴스가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단독 인터뷰한 내용이 타 언론에 주요하게 보도되지 않은 부분을 두고 오마이뉴스에 대한 타매체의 견제가 점점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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