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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를 하는 우상호 의원
축사를 하는 우상호 의원 ⓒ 이대로
우 의원은 "부족하지만 숙원이던 '국어기본법'은 상임위에서 통과돼 본회의 통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도 '한글날 국경일 승격' 등 우리말글을 위한 입법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특히 입법 과정에서 쉬운 우리말 쓰기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라는 말을 하여 박수를 받았다.

발표회는 3주제로 나누어 진행했다. 첫 주제는 '남북 말글의 낯설음과 국어 통일의 전망'이란 제목으로 국어정보학회장인 최기호 상명여대 교수가 진행을 맡았으며 한글문화연대 대표인 김영명 한림대 교수가 지정토론을 맡았다.

최 교수는 주제발표 맨 앞에서 "프랑스 부모들은 딸을 시집보낼 때 '내 딸에게 프랑스 말만은 잘 가르쳤다.'고 자랑한다고 한다. 프랑스 말을 바르게 하는 것은 바른 프랑스 정신을 가지고 있으며, 올바른 생각을 지닌 프랑스 사람으로 자랐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강조하며 우리도 자녀들에게 올바른 말을 가르치고 사랑하게 하여,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올바른 삶을 영위하도록 해야 할 것임을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남한은 같은 뜻의 낱말인 우리말 '알몸', 한자말 '나체', 외래말 '누드'를 쓸 때 ''누드'는 '누드화'처럼 고상한 예술에나 쓰고 있고, 나체도 조금 낮은 정도로 쓰고 있지만 우리말 '알몸'은 '알몸이 되어 죽었다'처럼 가장 천대해서 쓰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그동안 한자말이나 외래말을 토박이말로 바꿔 쓰려 애쓰고 있다"며 말에 대한 정책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첫 주제발표, 최기호 교수와 김영명 교수
첫 주제발표, 최기호 교수와 김영명 교수 ⓒ 이대로
주제발표 끝에 "1993년 '한글맞춤법 통일안'이 마련되었고, 이것을 1945년까지 함께 썼으며, 갈라진 뒤에도 얼마동안 이것을 기준으로 말글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하여 국어통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맞춤법과 통일사전을 빨리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에 지정토론자인 김영명 교수는 "양쪽 정부가 통일 또는 화해 협력 사업을 벌이듯이, 언어 통합 문제에도 적극 나서서 민간 전문가들과 힘을 합쳐 국어 통합과 국어 다듬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전문적인 연구에 더해 우리말운동의 정치세력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두 번째는 최용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이 '남북의 말글 정책 통일 방안'이란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그는 남북한의 말글 정책기관을 비교하며 남한 말글 정책을 더욱 강화할 필요를 역설했다.

둘째 주제발표, 최용기 학예연구관과 이대로 대표
둘째 주제발표, 최용기 학예연구관과 이대로 대표 ⓒ 김영조
"남한의 말글 정책 기관은 최근까지 '국어민족문화과'와 '국어심의회', 현재는 국립국어원이 맡고 있는데 이 기관 모두 문화관광부에 속해 있다. 그런데 북한의 '국어사정위원회'는 내각 직속이며, 위원장은 부총리급이 맡을 만큼 위상이 높다.

또 남한의 말글연구소인 국립국어원은 15년 역사이지만 북한의 언어연구소는 50년이 넘는다. 게다가 북한의 인구가 남한의 반 정도뿐인데도 언어연구소 연구원은 남한 국립국어원의 2.5배나 된다."

이어서 남북 말글 정책 통일 방안으로 첫째 남북 당사자 간 말글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 둘째 우리말 순화 운동을 범민족적으로 벌일 것, 셋째 말글 정책 통일 방안의 지름길은 우리말 교육의 강화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한 토론자로 이대로 우리말 살리기 겨레모임 공동대표가 나섰다. 그는 "통일을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남북 말글이 낯설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남북의 방송과 신문, 인터넷을 개방하고 교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덧붙여 현재 남한의 영어 남용 문제가 심각해서 정부기관의 영어 남용이 잘못되었다는 판결을 받아 놓았지만 정책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개탄하고, 발음교육을 강화할 필요성도 주장했다.

마지막 주제발표는 '한통 배검(통일 교육)의 터전과 기틀 바루기'란 제목으로 전주 심우초등학교 염시열 교사가 맡았다. 그는 "중국어 한자말인 '일통(一統)'을 일본인들이 그들의 문법에 맞게 ''통일(統一)로 고쳐 쓰고, 우리도 일제 시대라 어쩔 수 없이 이를 따라 썼다. 그렇지만 광복 60돌을 맞이하는 이때 우리 겨레의 가장 종요로운 일을 일본인의 생각 미립과 말을 따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마땅한 일이 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세번쩨 주제발표, 염시열 교사와 이철호 부소장
세번쩨 주제발표, 염시열 교사와 이철호 부소장 ⓒ 이대로
그래서 그는 '농가월령가' 시월령에 "형제는 한 기운이 두 몸에 나눴으니 / 귀중하고 사랑함이 부모의 다음이라 / 간격없이 한통치고 네 것 내 것 계교 마소"라고 나온 것에 바탕을 두어 '통일'을 "한통'으로 바꿔 쓰자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학교 현장에서 쓰는 학습지도안이 일본 것과 글자 하나까지 똑같음은 한탄할 일이라며, 토박이말로 바꾼 학습지도안 즉, '이때 갈배움새'를 만들고 쓰려고 노력하지만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어린이들의 교육을 우리말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정책화되었으면 한다는 간절한 소망을 호소했다.

뒤이은 지정토론은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부소장이 맡았다. 그는 "대학에선 '이름씨'로 배웠지만 학교에서 교사로 있을 때는 '명사'로 가르치고, '명사'로 시험문제를 내야 했다. 또 학교에서 쓰는 거의 모든 말이 한자말뿐이다. 게다가 학교 현장에서 우리말은 지식을 전달하는 도구로만 사용되고 있다. 이 말을 우리말로 바꾼다면 아이들의 심성에도 좋은 변화가 올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발표를 열심히 듣는 청중들
발표를 열심히 듣는 청중들 ⓒ 이대로
청중들은 이런 소중한 연구 발표회가 한 작은 민간단체가 어렵게 주최한 것이 안타깝다며 앞으로도 이런 토론회는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남북한의 말글 정책에 대한 소중한 정보를 얻었고, 어떻게 말글의 통일을 이루어 나갈지에 대한 실마리가 보인다고 얘기했다.

이런 발표회를 기점으로 말글의 통일을 위한 활발한 연구와 운동이 벌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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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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