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환경 파괴 현장을 순례하고 있는 환경운동가들이 행진 사흘째 되는 5일 경북 안동의 임하댐과 성덕댐 등을 방문, 정부의 댐 정책을 규탄했다.
환경비상시국회의 소속 환경운동가 30여명으로 구성된 '초록행동단'은 이날 오전 11시 경북 안동시 임하면 임하리의 임하댐으로 이동해 안동 지역 주민 20여명과 함께 '임하댐 탁수문제 조속히 해결하라, 안동사람 다 죽는다, 성덕댐 중단하라'라고 쓰여진 20여개의 만장과 현수막을 들고 그들의 주장을 전했다. 이들은 10여척의 배에 나눠 타고서 1시간여 동안 선상 시위를 벌였다.
초록행동단은 "태풍 '루사'와 '매미'때 발생한 흙탕물이 아직까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임하댐은 대표적인 공급 위주의 댐 정책 실패작"이라면서 "혜택은 커녕 피해만 가중시키는 무용지물의 임하댐을 폐쇄하라"고 주장했다.
초록행동단 염형철(환경운동연합 녹색대안국장) 총괄팀장은 "안동 지역 사람들은 1년 내내 흙탕물로 고여 있는 임하호의 물을 수돗물로 공급받고 있다"며 "하지만 탁수 문제 때문에 더이상 임하댐으로부터 채수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임하댐의 하천 생태계는 이미 파괴되어 민물 새우, 붕어, 빙어 등이 자취를 감춘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염 총괄팀장은 "정부의 잘못된 댐 설계와 운영 때문에 안동 지역 주민들이 물 문제로 고통받고 있으며 임하호 주변의 생태계는 파괴되어 가고 있다"며 "공급 위주의 댐 정책 실패 사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임하댐은 폐쇄되어야 하며, 홍수 조절용으로 활용하는 등 다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초록행동단과 안동 지역 주민들은 "임하호의 탁수가 수돗물의 공급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며 농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안동 시민들의 건강과 농작물 피해가 막대하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또 이들은 안동시를 흐르는 길안천의 상류에 건설 계획된 성덕댐에 대해 "건교부의 계획대로 성덕댐이 건설되어 길안천에서 하루 4만300톤 이상의 물을 채수해 영천댐으로 보낸다면, 길안천의 건천화는 불 보듯 뻔하다"며 성덕댐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초록행동단은 이날 선상 시위를 마친 후 안동 시내 도심 공원인 대동루에서 주민 100여명과 함께 항의 시위도 벌였다.
한편 환경비상시국회의 초록행동단은 지난 3일부터 이달 23일까지 19박20일간 전국 환경·생명 파괴 현장을 순례하며 규탄 시위를 벌이고 정부의 환경정책 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4일 초록행동단은 한반도 산림 생태축인 백두대간의 핵심 지역 자병산을 방문, 광산개발로 인해 파헤쳐지고 있는 현장에서 백두대간 파괴의 중단을 촉구하는 대형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