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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벨소리가 짜증나게 들릴 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린다. 그런데 받자마자 딱 끊어져 버리는 게 아닌가? 요즘 들어 이런 종류의 전화가 빈번해져서 도대체 누군가 궁금해서 통화기록을 살펴보니 060-○○○-○○○○으로 발신자 표시가 뜬다.

처음에는 그저 잘못 걸려온 전화였겠거니 하고 넘어갔는데 문제는 이런 수상한 전화가 하루에도 몇 번씩 걸려온다는 것이다. 그러다 최근 정보통신부가 이동통신 3사와 KT 등 5개 기간통신사에 060 음성정보서비스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를 보고난 후 불현듯 머릿속에 한 단어가 떠올랐다.

"아, 700 서비스!! 700서비스에 앞 번호 060이 더 붙었지…."

이제야 예전의 그 악명높던 700 서비스가 떠오르다니 이렇게 무딜 수가? 700 서비스란 700교환회선에 정보제공자(IP)가 음성정보장치 또는 음성사서함장치(Voice Message System)를 설치하여 정보이용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거나 음성을 녹음 또는 그 내용을 듣게 하는 서비스이다.

보통 사용하는 기간통신회선에 따라 060 다음에 나타나는 인식번호는 좀 다르지만(한국통신 : 700, 데이콤 :600 온세통신 : 900 하나로텔레콤 : 800 ) 워낙 한국통신회선을 이용하는 700 번호가 홍보가 잘되어 있다보니 보통 음성정보서비스의 대표적인 번호로 인식되고 있는 것.

음성정보 서비스의 유형은 운세에서부터 퀴즈, 증권정보, 경마, 예약, 벨소리, 불우이웃돕기 ARS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자랑하지만 우리에게는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불법음란 음성정보서비스의 추억

호기심이 많은 어린 시절, 주로 스포츠신문 광고 등을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는 불법 음란 정보 서비스들의 콘텐츠 내용상의 문제점은 말할 나위 없고, 전화를 걸면 몇 마디 하지도 않았는데 "어떤 정보를 원하면 몇 번을 누르라는 식"의 특유의 전화이용 시간 늘리기 수법으로 전화요금 과다 청구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인터넷 하는 재미에 음성정보서비스의 존재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던 차에 요즘 들어서 악질적인 스팸 형태의 060 서비스 홍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메일에 쌓이는 쓰레기 스팸메일도 골치 덩어리인데 하물며 휴대폰까지 쓰레기가 쌓이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최근에 이러한 음성정보서비스가 무작위로 비회원인 소비자 핸드폰에 문자 또는 음성메시지를 보내 고의적으로 음성정보 유료서비스를 제공받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불쾌감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니 나처럼 골치 아픈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실제 한국소비자보호원이나 녹색소비자연대(http://gcn.or.kr) 등의 시민단체 사이트에 올라오는 음성정보서비스의 피해 사례를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챌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K씨는 3일 동안 '문자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라는 문구가 핸드폰에 도착하여 700 사서함을 통해 메시지를 확인하였다. 그러나 메시지가 온 것이 아니라 700 서비스 안내방송만이 나와 핸드폰에 찍힌 문의전화로 연락을 했으나 전화연결이 전혀 되지 않았다. 이 사례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수법.

A씨는 '04. 4월∼6월까지 자녀의 휴대폰 요금이 평소보다 많이 청구되고, 특히 6월에는 90여만 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이상해서 통화내역을 확인해 보니, 자녀가 호기심에 060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몇 번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무리 자녀가 음성정보서비스를 몇 번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이용한 전화번호가 50개나 되는데, 이 번호 모두에 대해 여러 차례 오랫동안 통화하였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한 것 역시, 음성정보서비스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과다요금 청구 수법.

음성정보서비스 피해를 막으려면

휴대폰 음성정보 서비스 차단방법

-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는 해당 음성정보서비스 회선사업자에게 전화하여 차단을 요청하는 방법이 있다. 060-700-XXXX은 KT(100), 060-800-XXXX는 하나로텔레콤(106), 060-060-XXXX는 데이콤(☎1544-0001), 060-900-XXXX는 온세통신(☎083-100)에 각각 전화하여 060서비스 차단을 요청하면 된다.

- 휴대폰 문자메시지는 가입한 이동통신사(휴대폰 이용시 114, SK텔레콤 1566-0011, KTF1588-1618, LG텔레콤 1544-0019)에 연락하거나 각 회사의 사이버고객센터에 접속하여 해당전화번호의 차단을 요청한다. / 김정은
한편 음성정보서비스에 관한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한국 소비자보호원에서도 전화정보서비스 광고에 표시되는 정보이용료는 최소 시간 단위에 대한 요금에 불과하므로 소비자들도 미성년 자녀에 대한 교육과 함께 아예 통신사에 060 서비스 이용 차단을 요청할 것을 당부하였다.

디지털이 발달하다보니 나중에는 휴대폰까지 넘쳐나는 쓰레기 문자메시지로 골머리를 썩힌다. 가뜩이나 즐거운 일이 없는 세상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걱정이 된다.

물론 부당 음성정보서비스 업체에 대한 제재도 정말 중요하지만 그 제채를 기다리느니 이꼴 저꼴 안 보려면 가장 속 편한 게 이런 문자메시지는 사정없이 무시하고 지워버리는 게 정신 건강상 좋은 것 아닐까? 이래 저래 소비자가 똑똑해지지 않으면 살기 힘든 세상인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아날로그형 인간의 디지털 분투기44번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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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을 그만두고 10년간 운영하던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파주에서 어르신을 위한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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