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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건설과 삼성-GS건설이 인천 지역 분양을 놓고 다소 격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왼쪽 사진은 포스코건설이 4월말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분양할 예정인 주상복합아파트. 오른쪽 사진은 삼성건설과 GS건설이 공동으로 4월 20일부터 분양할 예정인 인천 간석주공 재건축아파트.

인천 간석 주공 재건축 아파트 단지 분양이 임박한 가운데, 재건축 공동사업자인 삼성-GS건설이 인근 송도 신도시에서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포스코건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관심이다.

특히 삼성-GS건설은 포스코건설의 주상복합아파트를 두고 2014년까지는 도시기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불편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신경전은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례적인 경우로 받아들이며 양쪽의 신경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결모드'를 '전쟁모드'로 전환시킨 쪽은 삼성물산과 GS건설. 인천 간석 주공아파트 재건축 공동시공사인 이들 업체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건설이 분양예정인 송도 신도시 주상복합아파트의 단점을 적극 부각시켰다.

"송도 신도시는 2009년까지 외국인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나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교, 생활기반시설, 도로 확장과 교량 시설 등 교통여건은 국제업무지구가 자리잡을 때까지는 상당기간 불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상복합의 단점인 높은 용적률과 낮은 전용율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인천지역 최초로 1000만원을 상위하는 평당 1200만원에서 1300만원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포스코건설을 자극했다.

이처럼 1군에 속한 건설업체가 경쟁업체를 상대로 자극적인 홍보방식을 택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업계의 상생을 위해 될 수 있으면 비방성 광고나 홍보는 삼가는 것이 관행처럼 통해왔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발끈'했다. 포스코건설의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이 업계의 맏형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어 "주택 물량이 비슷한 시기에 나온다고 해서 안팔리는 그런 상품이 아니지 않느냐"며 "두 업체가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업계의 반응도 비슷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도의라는 것이 있는데 삼성과 GS가 그렇게 나온 것은 치사한 것 같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건설업체는 통상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목숨을 건다"며 "하지만 이처럼 비교가 안되는 물건을 놓고 상대방 물건의 격을 떨어뜨리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한 업계 관계자도 "99년과 2000년 재건축 붐이 일 때 수주경쟁이 격화되면서 융자조건을 파격적으로 내건 경우는 있어도 이런 방식을 택하지는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삼성-GS쪽은 보도자료 내용을 변경하며 수습에 나섰다. 자극적인 문구도 보도자료에서 모두 삭제했다.

삼성건설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건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둘다 인천에서 분양을 하게돼 이곳 분양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포스코건설 쪽에) 통화도 하면서 오해를 풀라고 얘기도 했다"고 전하는 등 더이상 논란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한편, 이같은 건설업체 간의 신경전에 대해 시민단체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김성달 경실련 간사는 "기술이나 품질로 분양경쟁은 하지 않고 비방을 주고받은 것은 서로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간사는 "삼성-GS쪽이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했듯이 교통 여건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서두른 결과"라며 관할 관청의 각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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