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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원내진출 1주년인데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국회 개원하던 날 기자회견에서 단병호 의원뿐 아니라 모든 의원들이 눈물을 글썽였던 게 감격스럽게 기억에 남는다. 이번 1주년 기자회견에서는 조승수 의원 일로 마음이 너무 아파서 '의원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개원 초기 김선일씨 사건이 생겼을 때, 곧바로 국회에서 의원들이 농성하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보인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고,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우등생으로 인정받은 것도 가치 있었다."

- 최근 당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다. 이유를 무엇으로 보나.
"우리가 정책정당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한계로 당의 정책들이 잘 실행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민주노총 문제가 민주노동당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 당 지지율에도 작용됐다. 지도부 이원화 문제나 정파갈등도 지지율 하락의 요인이라고 본다."

- 공직당직 분리를 풀 생각은 없나.
"노동자, 농민, 서민,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결집하기 위해서는 당이 원외에서 민중들과 조직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그래야 의정활동도 힘있게 할 수 있다. 이런 것이 공직당직 분리의 배경이었는데 이제 겨우 10개월 해보고 평가받을 단계는 아니다. 내년 당대회에서 그동안의 사업내용과 연계해서 평가받아야 한다."

- 최근 '정파등록제'(등록을 통해 당내 정파들을 밝히고 경쟁하는 제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의중은 어떤가?
"대표 의중대로 당론이 만들어지는 당은 아니지만, 진보정당으로서 정파등록제는 할 수 있다고 본다. 정파를 괜히 '쉬쉬' 하면서 음성적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파 드러내놓고, 당 중심적으로 어떻게 사고할지 정파들이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당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 정파 갈등은 상당히 소모적이다. 말은 진보정당이지만 운동권끼리 노선 싸움하는 거 아니냐."

- 민주노총과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나. 대의원 및 중앙위원 부문할당에 대해서도 재검토해야한다는 요구들도 있다.
"민주노총이 크게 정말 반노동적이고 반민주적, 반운동적이라면 당이 나서서 뭔가 해야한다. 그러나 민주적 정치방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방법의 문제에 대해서는 당이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초기에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 당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7만 당원인데 조직체계도 달라져야 한다. 할당이라는 것이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제도인데, 이제는 당이 장애인이나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에 대한 할당을 더 고려해야 한다. 민주노총이나 전농 등은 당 정치영역이나 지역위원회에서도 활동할 수 있지만 사회적 소수자들은 그런 기회가 적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2007년 대선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과의 연정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 당의 특성상 정말 연정 가능할지, 저는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본다. 우리 당은 모든 것이 당원들의 직접 민주주의로 이뤄지고 다른 당처럼 위(지도부)에서 뚝딱뚝딱해서 결정하지 않는다. 창당 후에 대선 전까지 재야 인사들을 더 영입해서 재창당 차원의 세력화하자는 논의가 있었고 노력도 했는데 운동권 안에서도 쉽지가 않았다. 그런 것 보면 전망이 투명하지 않다. 열린우리당에서 다 읍소하고 당원 되어서 한다면 모를까.(웃음)"

- 최순영 의원에 대한 '투기의혹' 보도 이후, 한참 당내에서 당직자, 공직자의 재산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얼마나 재산이 있어도 되나.
"너무 과도하지 않은 재산이면 되는 거 아닌가? 민주노동당 들어오려면 알거지로 오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투기와 착취가 아니라면 누구든지 민주노동당 활동 할 자격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에서 주는 돈 별로 받아본 적도 없지만, 정치자금법 기준에 맞게 받을 조건이면 기업 후원금도 받고, 아니면 엄격하게 제재하고."

- 의원 180만원 세비는 계속 유지해야한다고 보나.
"의원 세비가 현실화되면 좋겠는데 평등사회로 나갈 때까지 이런 것은 공동규약이다. 변화하려면 당직자들도 똑같이 인상해줘야 한다. 의원이어서 180만원이지, 보좌관들도 100만원, 110만원밖에 못 가져간다. 민주노동당 사람들은 사치하고 싶어도 못하는 거지. (자신의 신발을 보여주며) 나도 이거 10년 된 신발 신고 다니잖아. 이거 얼마나 튼튼한데…."

- 지난해 국보법 투쟁, 최근 독도 문제 등 지도부 내에서도 '잘못 대응했다'고 공감하는 사안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이 없다.
"공당으로서 문제를 시정하고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그조차도 지도부의 생각이 일치 안할 때가 많아서 상당히 어렵다. '과정은 잘못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뭐가 문제냐'고 나오는 경우도 있고. 이런 과정이 잘 안되니까 모든 사안이 당기위로 넘어간다."

- 본인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일부 최고위원들은 '대표책임론'을 들고 나오기도 한다.
"당대표 된 뒤 이원화 지도부 구조 속에서 중심을 잡는 게 어려웠다. 원래 성격은 굉장히 과격한데, 대표가 되고 나서는 의견수렴을 위해 자제했다. 그러나 이제는 (최고위원들이나 의원들이) 당 발전을 위해서 사고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정파적인 사고에서 나오는 얘기는 질책도 하고 고집도 피운다. 그러다 보니 '당대표가 최고위원 말 안듣는다'는 얘기도 나왔겠지.

당대표는 대표로서 책임질 부분 있지만 그 전까지는 최고지도부가 책임을 함께 해야 한다. 임기 초에 인사문제를 놓고 신경전이 많았다. (자기 정파 쪽의) 사람을 심어놓는 인사는 대표로서 서운한 부분이 있다. 대표가 인사권한이 있는데도 최고위원회에서 '논의 한번 안하냐'는 문제제기도 받았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다음 지도부 선거는 언제가 적당하다고 보나.
"내년 2월 다음 전당대회 때 했으면 좋겠다. 임기가 2년이니 내년 6월까지 가자는 최고위원들도 있다. 그러나 일찍 평가하고 뛰어가는 것이 빠르다. 사심을 갖고 자리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집권전략위원회에서 객관적으로 시기를 결정해야 하지 않겠냐."

- 1주년을 맞아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그 책임이 국민들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알고 민생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계속 공약했는데 제도화시키고,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모습으로 거듭나겠다. 또 당대표가 아줌마가 되다 보니까 전국의 아줌마들이 되게 좋아하실 것 같은데, 우리 아줌마들의 힘을 모아서 진보정당 많이 성장시켜주셨으면 한다. 지역운동을 하려면 아줌마 중심으로 가야한다. 지역을 지키는 아줌마들과 손잡고 무상의료, 무상급식 같이 나가지 않으면 내년에 지방선거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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