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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자기를 굽기 위해 전통가마에 불을 때고 있는 장면
ⓒ 이장호
옛부터 사람들은 물을 중심으로 문명을 발달시켜 왔다. 일찍이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살면서 쌀농사를 지어 온 경기도 여주군은 태백산맥, 차령산맥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농업과 함께 점토와 백토, 고령토 등 도자기 원료의 질이 좋아 도자기문화가 일찍부터 발달했다.

흙을 구워 만든 그릇은 통상 도기와 자기로 분류할 수 있다. 자기는 유약을 많이 칠하고 높은 온도에서 구워낸 그릇이며, 도기는 상대적으로 자기보다는 낮은 온도에서 구워내며 유약을 안 바르거나 아주 적게 바르는 그릇을 말한다.

▲ 경기도 무형문화재 사기장 한상구 선생이 전통 발물레를 이용하여 도자기 성형을 하고 있는 장면
ⓒ 최봉락
우리말로 질그릇이라고 부르는 옹기는 도기에 포함된다. 옹기는 유약(잿물)을 엷게 발라 구워내는 그릇으로 우리가 흔히 보는 김장독과 같은 종류를 말한다.

▲ 경기도 무형문화재 옹기장 김일만 선생이 옹기가마 앞에서 가마 불의 세기를 가늠하는 장면.
ⓒ 이장호
수천여명의 여주 도예인들 중에 '오부자 옹기'로 유명한 금사면 김일만(경기도무형문화재 제37호·금사토기)씨 일가는 무려 2백여년간 대를 이어 옹기를 만들고 있어 우리나라의 살아있는 옹기역사라고도 불린다.

또 조선후기 백자를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상구(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1호·삼선요)씨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청자, 분청사기, 백자에 옛 선인들의 혼을 따라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다.

각기 도기와 자기의 거장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두 명장의 손에서 만들어진 명품들이 한 자리에서 나란히 관람객들을 맞는 행사가 열린다.

▲ 도기의 한 종류인 옹기로 구성된 장독대
ⓒ 이장호
이 행사는 이 달 23일부터 6월 19일까지 여주·이천·광주에서 열리는 제3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의 여주 세계도자비엔날레 행사장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세계도자비엔날레 기간 중 함께 열리는 제17회 여주도자기박람회추진위원회에서 기획했다.

남한강을 끼고 있는 여주군은 삼국시대 고구려·백제·신라가 각축전을 벌이던 술천성과 파사성(현재 여주군 금사면 일원)을 비롯해 북내면 중암리에 초기 백자를 생산하던 고려시대 가마터 등에서 옛 도자파편이 대거 출토될 정도로 도자기 생산이 왕성한 고장이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은 변했지만 전국 최대의 도자기 생산지로서 여주도자기의 명성은 오늘도 많은 도예인들의 손에 의해 끊임없이 이어져가고 있다.

▲ 여주군 북내면 중암리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초기백자 꽃모양 접시
ⓒ 여주향토사료관
이번 전시를 기획한 여주도자기박람회 관계자는 "두 분 모두 전통적인 도자기 굽기 방법인 장작가마만을 고집하는 대표적인 명장들"이라며 "행사장을 찾으면 두 거장의 작품들 뿐 아니라 흙을 반죽하고 유약을 바르고, 무늬를 새긴 후 1천여도를 넘나드는 불속에서 어렵게 탄생한 훌륭한 도자기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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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서 지역신문 일을 하는 시골기자 입니다. 지역의 사람과 역사,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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