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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인기 일러스트
언제부턴가 멋진 풍경 사진이 있어야 할 액자 안에 예쁜 일러스트가 자리 잡았다. 체크무늬가 들어가 있던 가방에도 일러스트가 가득하고, 광고에는 예쁜 여배우와 나란히 일러스트가 모델이 되었다. 책들은 좋은 글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글보다도 더 많은 페이지를 예쁜 일러스트로 장식한다. 그야말로 일러스트가 생활 속에 가득하다.

과연 무엇이 일러스트를 이렇게 우리 생활에 파다하게 퍼트려 놓은 것일까?

일러스트. 이 단어의 실제 의미는 단순하다. 이것은 일러스트레이션의 약칭으로, '삽화, 도해' 또는 '잡지˙신문 등에서 문장의 내용을 돕기 위하여 곁들인 그림'을 의미한다.

정말로 과거에 일러스트는 단순히 이 의미의 범주 안에서 사용되었다. 책을 볼 때 수십장을 넘기면 하나쯤 보이는 설명용 그림이나 문장의 내용을 보조하는 정도의 역할 밖에는 되지 않았다. 그런 일러스트가 지금은 누구보다 독립적인 위치에서 우리의 시각을, 감성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일러스트들이 사용된 예들은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먼저 다양한 스타일의 디자인과 패턴으로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가방 브랜드인 'Lesportsack'에서 출시된 것 중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것이 있다.

휴대폰, 시계부터 구두, 옷가지 같은 잡다한 물건과 쇼핑하거나 산책하는 여자아이의 그림으로 가득한 가방이 그것이다. 거기에 사용된 그림은 미국의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사라슈와츠'의 작품이다. 그 가방의 주 소비자층인 20대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의 일러스트 사용은 어느 예쁘고 화사한 색깔보다 더 눈에 띄는 아이디어다.

그리고 <하드보일드 하드럭>(요시모토 바나나) 이라는 책을 보면 책 곳곳에서 묘한 표정을 한 어린아이의 그림을 볼 수 있다. 소설이 가진 감수성을 더욱 자극한다는 이 일러스트는 일본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이다.

또 베스트셀러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포엠툰>, <파페포포메모리즈> 등의 책들은 그야말로 일러스트로 독자들에게 시각적 만족까지 전달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일러스트로 꾸민 옷들도 올 봄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아'같다는 조롱을 받았을지도 모를 귀여운 그림과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은 이제 옷을 좀 입을 줄 안다는 사람들로 평가를 받는다. 실용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정받는 세계적 명품 브랜드에서도 디즈니의 미키마우스가 수놓은 티셔츠를 내놓아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것 뿐 일까? 수많은 미니홈피들을 들려보면, 어렵지 않게 좋은 글들을 장식하는 예쁜 일러스트를 볼 수 있고,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퓨마>의 잡지 지면광고는 모델이나 상품을 대신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일러스트가 전부였다. 최근에 한 미용가전 전문업체에서는 나비와 소녀 일러스트가 들어간 헤어드라이기와 고데기를 출시했다.

이와 같이 많은 관심 속에 발전하고 있는 일러스트들은 사회적 상황에 어울리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개성'을 표현하는데 무엇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과거에 대량생산으로 똑같은 디자인의 상품이 난무하던 때와 달리 지금은 소비자들의 성향이나 개성에 따른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다.

그리고 상품을 만드는 제조업자들 또한 소비자들의 개성을 고려한 상품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이루어지는 지금, 개성을 표현하는데 가장 좋은 수단인 '일러스트'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정밀묘사라는 이름으로 사물과 똑같이 그린 그림이나 지극히 사실적인 사진이 주요 관심사였다면, 지금은 사람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개성있게 표현하는 일러스트가 대세다.

하지만 인기를 끌고 상품화에 성공한 예를 보면 대부분 외국 일러스트 작품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 좋은 일러스트와 일러스트레이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일러스트를 발전시키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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