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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을 하려고 날씨를 살피기 위해 밖을 내다보다 베란다 앞을 뭔가 휙 지나간다. '비둘기도 제법 멋지게 나는구나'하고 생각하다, 비둘기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멋지게 날아간 놈은 건너편 아파트 꼭대기에 살짝 내려앉았다.
그래서 도심의 한가운데를 차지한 아파트 단지에 비둘기보다 멋지게 날아가서 앉은 새를 한참 내다 보았다.
흔한 비둘기나 까치는 아닌 것이 분명하였다. 자세히 보니 간혹 TV에 소개되는 '황조롱이'가 틀림없었다. 언제가 황조롱이가 도시의 아파트 베란다에 둥지를 틀고 자리를 잡았다는 내용을 TV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매와 비슷하면 황조롱이가 틀림없을 것이라고 나름대로 확신을 가졌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가 먹이를 서로 차지하려고 퍼덕이고 있었다. 이들이 한 쌍인지 아니면 경쟁자인지는 조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알 수는 없었다. 결국 먹이는 힘센 놈이 차지하고 다른 한 마리는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근처 어딘가에 둥지가 있으리라는 짐작에 여기저기를 살펴보았으나 둥지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려면 야생의 것들이 인간의 눈에 쉽게 띄는 곳에 둥지를 틀지는 않았겠지만.
그리고 도시 한가운데서 야생의 동물이 생존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황조롱이가 설치류나 작은새, 파충류는 물론 곤충까지도 먹는다고 하니 도시라 해서 굶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매과의 새라서 그런지 날아가는 모습은 비둘기 등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품위가 있었다.
오월 첫날에 본 천연기념물이 틀림없는 길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