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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 민들레.
봄이면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 민들레. ⓒ 김미영
봄이면 지천에 널려있는 노란꽃, 민들레. 우리 동네에는 제법 많아서 흔히 볼 수 있는 보라색 꽃이 있는데, 이름을 몰랐다. 남편이 아이가 읽는 책에서 보았다며 알려준 꽃, 제비꽃.

냉이를 다 따고 날때쯤 피어난다고 합니다. 냉이꽃.
냉이를 다 따고 날때쯤 피어난다고 합니다. 냉이꽃. ⓒ 김미영
밭 주변에 요즘 새로 핀 듯한 하얀 꽃이 있는데, 꽃이 안개꽃보다도 작아 보였다. 이름을 몰라 밭 옆에서 비닐하우스를 하시는 아주머니께 여쭈어보니 냉이꽃이란다.

이름과 꽃이 잘 어울립니다. 조팝나무.
이름과 꽃이 잘 어울립니다. 조팝나무. ⓒ 김미영
그리고, 차를 타고 가다보면 도로변에서도 자주 보는 하얀 꽃. 이 꽃이 밭 주변 산에 하얗게 피어 있었다. 이 꽃을 보면 꼭 팝콘 생각이 나는데 이름이 조팝나무라고 한다. 정말 꽃과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 꽃 역시 봄이면 흔히 보이는 꽃이죠. 제비꽃.
이 꽃 역시 봄이면 흔히 보이는 꽃이죠. 제비꽃. ⓒ 김미영
밭에 도착하니 지난 번에 심어 놓은 씨앗에서 새싹이 돋았다. 10평을 분양받아 한 편에는 열무를 심고, 또 다른 한 편에는 아욱, 쑥갓, 파 등을 심어 놓았다.

파를 빼고는 다 새싹이 돋았다. 파는 심은 지 보름 이상이 되어야 싹이 튼다고 한다. 가까이 다가서 보니 초록색 빛이 도는 새싹들은 참 건강하고 싱싱해 보였다. 싹이 튼 걸 보니 엄마도 남편도 기분이 좋은지 다들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열무씨앗을 뿌려 놓았더니 이렇게 싹이 텄습니다. 열무싹.
열무씨앗을 뿌려 놓았더니 이렇게 싹이 텄습니다. 열무싹. ⓒ 김미영

아욱씨앗은 제가 뿌렸는데 너무 많이 뿌렸나 봅니다. 아욱싹.
아욱씨앗은 제가 뿌렸는데 너무 많이 뿌렸나 봅니다. 아욱싹. ⓒ 김미영
일요일에는 상추, 옥수수, 오이, 토마토, 가지 모종을 심고 왔다. 고추도 심으려고 하는데, 고추는 먼저 비닐로 땅을 덮어 주어야 한다고 한다. 오이와 토마토는 골을 내고, 뿌리가 들어 갈 만큼 땅을 판 후에 그 속에 물을 흠뻑 부어놓고 물이 땅에 모두 스며들기 전에, 재빨리 심어야 한다. 처음엔 그런 줄도 모르고 그냥 심었는데 비닐하우스 아저씨께서 알려 주셔서 다시 심었다. 그렇게 오이와 토마토 모종을 다 심고, 이번엔 고추 심을 자리에 비닐을 덮는 작업을 했다.

고추를 심기 위해 비닐을 덮어 씌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고추를 심기 위해 비닐을 덮어 씌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 김미영

비닐을 다 덮은 모습입니다.  한쪽으로 가지모종을 심었습니다.
비닐을 다 덮은 모습입니다. 한쪽으로 가지모종을 심었습니다. ⓒ 김미영
역시 먼저 비닐하우스 아저씨께서 시범을 보이셨고, 그 다음에 남편이 삽을 받아서 아저씨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비닐을 덮었다. 오랜만에 삽질을 하는 남편은 생각보다 힘이 든다며 땀을 뻘뻘 흘렸다.

그 사이에 여름이는 신이 나서 조루에 담긴 물에 손을 담그며 물놀이를 한참동안 했고, 엄마는 남편 뒤를 따라 다니시며 비닐에 덮어놓은 흙을 꼭꼭 밟으셨다. 그렇게 비닐을 덮는 작업을 마치고는, 지금 심어도 된다는 가지를 심었다.

비닐 가운데를 손으로 뚫은 후에 그 속에 가지를 심었다. 이렇게 비닐을 덮어 놓는 이유는, 물기가 늘 촉촉하게 있으라는 것과 다른 잡풀이 자라지 말라는 것 때문이라고 한다. 잠깐 동안 참 많은 걸 배웠다. 그리고 농사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란 걸 깨달았다. 새삼 주말농장을 분양받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할 일을 다 끝내고 마무리는 늘 물주기다. 여름이는 물주기를 제일 좋아한다. 아빠랑 둘이 조루에 물을 가득 담고 두 세 번을 밭을 돌며 물 주는 걸 재미있어 한다. 이렇게 아이가 즐거워하니, 더 기분이 좋다.

물놀이 하며 좋아하는 우리딸 여름이
물놀이 하며 좋아하는 우리딸 여름이 ⓒ 김미영

마무리는 이렇게 밭에 물을 주는 것으로 끝내지요.
마무리는 이렇게 밭에 물을 주는 것으로 끝내지요. ⓒ 김미영
시간이 흐르고, 밭에서 우리가 수확한 많은 채소들이 열리면, 이 사람 저 사람 불러 놓고 채소잔치라도 해야겠다. 보리밥도 지어놓고…. 시원한 막걸리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농사를 짓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실감이 납니다.  이렇게 어렵게 키운 농작물들이 제 몫을 훌륭하게 하고 있는데 보람을 느낄 틈도 없이 수입 농산물에 밀려 힘들어 하시는 농촌 분들이 힘내시길 바랍니다. 아니 힘내시고 보람을 느끼실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제 개인 홈페이지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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