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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달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이 지난해 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장 자격으로 중국 산둥성을 방문했을 때 현지 공산당 간부가 선물한 '문도무략(文韜武略)'.
ⓒ 오마이뉴스 이종호

장영달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의 의원회관 방에는 액자나 장식품, 난초 화분 등이 빈틈없이 자리를 잡고 있다. 14대 때부터 국회의원을 지낸 4선의원인 데다 국회 국방위원장까지 거친 관록 때문인지 장 위원의 방에는 유난히 외부에서 받은 선물이 많다.

특히 장 위원의 책상 바로 뒤에는 '문도무략(文韜武略)'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그가 지난해 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장 자격으로 중국 산둥성을 방문했을 때 현지 공산당 간부가 선물한 것이다.

문도무략과 '범중엄'... '문을 갖춘 무인'에 대한 갈망?

'문도무략'은 북송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군사가, 문학가인 범중엄(范仲淹)과 관련된 고사성어다. 범중엄은 송 왕조의 국력을 만회하기 위해 '경력신정'이라는 개혁정치를 추진하지만 수구세력의 공격으로 인해 끝내 유배조치를 당한 인물. 하지만 문무를 고루 갖춘 관리로 후대에 높이 평가받았다.

장 위원은 "국회 국방위원장이라고 소개하자 즉석으로 휘갈겨 써준 글귀"라며 "나를 '문(文)과 무(武)를 다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은 지난 2월 일본 대사의 '독도 망언'에 발끈해 의원총회 도중 "독도를 지키는 경찰을 해병대나 해군으로 배치하자"는 이색제안을 할 정도로 국방위원장 취임 이후 군인 이미지가 강하게 부각됐다.

장 위원이 '문도무략'을 머리맡에 걸어놓고 항상 되새기는 이유도 '문을 갖춘 무인'이 되고자 하는 노력으로 풀이할 수 있다.

범중엄과 장 위원은 개혁정치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장 위원도 지난해 국보법 폐지로 여야간 난항이 계속됐을 때 당내 강경파로 분류된 '국보법 폐지를 위한 240시간 의원총회'에 참여했으며, 현 지도부에서도 유시민 위원과 함께 개혁성향 인사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반대편 책장 앞에는 문익환 목사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이 책장 앞에 세워져 있다. 장 위원은 "90년 당시 역사적 장면을 담은 사진"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사진 속에는 고 문익환 목사를 비롯해 재야인사였던 고 계훈제 선생, 고 안병무 한남대 교수, 문 목사의 장남이자 연출가인 고 문호근씨 등이 문 목사의 집 앞에서 시위중인 모습이 담겨 있다. 장 위원을 비롯한 재야인사들이 수감기간 동안 모친상을 당해 잠시 집에 들렀던 문 목사의 구속 수감을 규탄하며 '재구속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장면이다.

'산 자'보다 '죽은 자'가 더 많은 사진이다. 이는 장 위원이 80년대 그들과 함께 민주화운동을 펼쳤던 재야인사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그는 문익환 목사가 의장으로 활동했던 민통련 총무국장뿐만 아니라 김근태 현 보건복지부장관이 초대의장이었던 민청련의 초대 부의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 사진 속에는 고 문익환 목사를 비롯해 재야인사였던 고 계훈제 선생, 고 안병무 한남대 교수, 문 목사의 장남이자 연출가인 고 문호근씨 등이 문 목사의 집 앞에서 시위중인 모습이 담겨 있다. 장 위원을 비롯한 재야인사들이 수감기간 동안 모친상을 당해 잠시 집에 들렀던 문 목사의 구속 수감을 규탄하며 '재구속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장면이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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