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눌하고 소심한 은행원 임대호(송강호 분). 그는 하루 걸러 지각에 실적도 저조하고 제대로 되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다. 매일 그를 괴롭히는 부지점장(송영창 분)의 헤드락걸기는 정말 지긋지긋하다.
어느 날 찾아간 체육관에서 '반칙왕' 울트라 타이거마스크의 사진을 보고 흥분한 그는 얼떨결에 장 관장(장항선 분)에게 레슬링을 배우겠다고 선언해 버린다. 자신의 철없는 행동을 후회하는 것도 잠시. 매일 고된 훈련이 시작된다. 피도 눈물도 없이 맹연습을 시키는 교관은 다름 아닌 장 관장의 딸 민영(장진영 분).
그녀는 레슬링 프로모션 외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 대호에게 이 모진 훈련은 곧 자신과의 싸움. 연습을 거듭할수록 자신에게도 가슴 속 깊이 감춰 둔 열정이 이글거리고 있음을 발견한다. 한편 부지점장의 횡포는 점점 심해지고 설상가상으로 친구 두식(정웅인 분)마저 상사에게 반항하다 퇴출당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링 위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고 싶다는 일념을 불태우는 대호는 레슬링 연습에 더욱 매진한다.
"이번에 시합할 때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 여기서만큼은 내가 왕이다. 링 위에서만큼은 누가 뭐래도 왕이다."
마침내 최고의 레슬링 테크니션 유비호와 한판 혈전을 벌이기 위해 시합에 오르는 대호.
마치 영화 <반칙왕>과 흡사한 사연을 간직한 이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밖에 몰라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서울의 사립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선망의 직장인 은행에도 재깍 입사한 새침데기 장진욱(33·구미시 형곡동)씨가 그 주인공. 남자 이름 같지만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성이다.
학창시절 공부를 무척 잘한 그녀는 1993년 한 은행에 입사했다(본인은 노는 것밖에 몰랐다고 항변). 은행의 승진시험은 '고시'와도 같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야 승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미가 '공부'라는 그녀는 열심히 책에 매달려 '취미생활'을 한 결과 30대 초반에 '과장'에 진급했다.
상상해 보시라. 따로 책상이 마련된 뒷자리에서 서류에 도장을 찍는 커리어우먼의 모습을. 얼마나 멋지고 근사한가.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지점장까지도 바라 볼 수 있었던 장진욱씨.
그러나 제대로 되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매일 그를 괴롭히는 오빠(장정구·구미시 형곡동·한국특기적성연구원소장)의 헤드락 걸기는 정말 지긋지긋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찾아간 오빠의 댄스스포츠 경기장에서 댄스복을 입고 멋지게 댄스경연을 펼치는 선수들을 보고 흥분한 그녀는 얼떨결에 오빠에게 본격적으로 '댄스'를 배우겠다고 선언해 버린다.
자신의 철없는 행동을 후회하는 것도 잠시, 매일 고된 훈련이 시작됐다. 피도 눈물도 없이 맹연습을 시키는 교관은 다름 아닌 장정구 소장의 부인이자 올케 언니인 이재연(이재연 댄스아카데미 원장)씨.
이 원장은 '댄스' 외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 장진욱씨에게 이 모진 훈련은 곧 자신과의 싸움. 연습을 거듭할수록 자신에게도 가슴 속 깊이 감춰 둔 열정이 이글거리고 있음을 발견한다.
무대 위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고 싶다는 일념을 불태운 장진욱씨는 은행에 과감히 사표를 낸 뒤 댄스스포츠 연습에 더욱 매진한다. 그리고 맹연습을 한 뒤 댄스스포츠 경연대회에 참가한다.
"이번에 경연대회를 할 때,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여기서만큼은 내가 여왕이다. 무대 위에서만큼은 누가 뭐래도 여왕이다."
마침내 최고의 댄스 테크니션을 겸비하게 된 장진욱씨는 댄스 한판의 혈전을 벌인 끝에 대상을 수상한다. 은행을 그만 두고 댄스를 한다고 그토록 반대했던 가족들이 이 때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도 있다.
장씨는 현재 구미 형곡동에서 오빠의 헤드락걸기에서 풀려나 '잼 공연예술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원 투 쓰리 포" 구령과 율동 그리고 음악이 함께 어우려져 기가 막힌 댄스를 연출하며 무수히 많은 원생들을 배출해냈다.
그녀는 최근 학원생들과 함께 구미 선산에 위치한 성심요양원을 방문해 치매노인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댄스공연을 펼치며 봉사활동을 했다.
앞으로는 노인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춤추며 노인성 질환에 도움이 되는 '건강댄스 봉사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