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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법대출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충남 아산시 소재 도고 농협에 대한 합병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자율 합병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간이 촉박해 자율 합병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도고 농협에 대한 경영진단을 마치고 합병을 권고해 오고 있다. 기간은 오는 6월 26일까지. 그러나 현재까지 자율합병에 필요한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강제 합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 합병지원팀 전병용 과장은 "도고 농협의 경우 지난해 경영진단 결과 합병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조합으로 분류됐다"며 "이로 인해 그동안 자율 합병을 권고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율 합병을 위해서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병이 의결돼야 하는 데 도고 농협은 이런 과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나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합병 의결을 이끌어 내기가 힘들 것으로 본다. 부실 조합으로의 편입이 불가피한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부실 조합으로 편입되면 조합구조개선법이 적용돼 무이자지원자금 회수 및 임원 직무정지, 강제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인원 축소 등 직원에 대한 불이익도 불가피하게 되며, 순자본 비율이 0%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출자금 감자의 불이익까지 받게 된다. 전 과장은 도고 농협의 경우 검찰 수사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순자본 비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이로 인한 조합원들의 불이익도 배제하지 못할 실정에 놓여 있다.

선장 농협과 합병 추진

농협중앙회 경영진단국 김용철 과장은 "경영에 부실함을 보이고 있는 도고 농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대상은 선장 농협"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일선 조합의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추진하고 부실농협 합병권고 계획에 따른 것.

경영진단국은 이들 농협에 대한 경영진단을 모두 마친 상태다. 김 과장은 "도고 농협에 대한 경영진단은 지난 해 11월 실시했다"며 "순자본비율의 경우 2004년 기준인 3%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2005년 기준인 4%에는 못 미치는 등 미래 전망을 봤을 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경제권, 생활권을 고려해 선장 농협과 합병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도고 농협은 지난 5월 일어난 농업경영개선자금 불법대출 사건 이후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돼 순자본비율이 2.75%까지 떨어진 상태다. 선장 농협의 경우에도 지난 3월 경영진단을 마친 결과 순자본비율이 3.5%대에 머무르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합원, 직원들 술렁

선장 농협의 경우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지만 도고 농협의 경우에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부실 조합으로 편입돼 강제 합병이 추진될 것을 우려하는 것. 강제 합병할 경우 중앙회 차원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게 되므로 자율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보다 강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도고 농협과 선장 농협은 자율 합병에 필요한 합병 기본협정 체결, 합병추진 실무협의회, 합병 홍보 등 일련의 조치들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고 농협 이병탁 조합장은 "현재로서는 자립대책이 없다"며 "강제 합병으로 인해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이 간다면 설득해서라도 (선장 농협과)자율 합병을 추진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자율 합병을 희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선장 농협 이문선 상무는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 자율 합병을 하기에도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는 것 같고… 무엇보다 조합원들이 도고 농협을 보는 눈이 곱지가 않다. 일부지만 부실 조합이라는 부정적 견해가 반감을 불러오고 있는 것 같으며, 이같은 여론의 확산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 할 것 같다. 직원들의 경우에도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문제로 동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합병이 옳을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직원들과 조합원들은 이를 의식한 듯 현안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채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한 직원은 "답답하다.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하는 건지… 요즘은 직장 구하기도 힘든 데 아무튼 자구책 마련은 해야할 것 같다"고 현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도고 농협은 지난 71년 설립됐으며, 자산규모 688억원에 조합원 수는 1천6백여 명이다. 선장 농협은 70년 1월 설립됐으며, 자산규모 467억원에 조합원 수는 1천4백60명이다.

도고 농협, 불법대출 혐의 검찰 수사 중

합병이 추진되고 있는 도고 농협은 현재 농업경영정상화 지원자금을 불법으로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로 간부급 직원 5명이 검찰에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2002년 3월부터 서울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A씨의 명의를 도용해 가축자가사육시설 확인원을 발급받아 7000여만 원의 농업경영개선자금을 융자받는 등 지난 2000년 9월부터 구속 전까지 56명의 명의를 이용, 33억6000만원을 받아 가로 챈 혐의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대출 받은 돈을 자신들이 근무하는 농협에서 발생한 고금리 대출금 채무를 대환 처리하는 수법으로 연체율을 낮추는 데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검찰은 가축자가사육시설 확인원을 발급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개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6월7일자 게재 예정(박성규 기자는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신문 및 인터넷언론, 방송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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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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