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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실 커튼은 '비정규직 철폐' 머리띠로 묶여져 있다. 액자를 걸 공간이 부족해 '비정규직 차별철폐' 액자는 창가에 놓아두었다.
ⓒ 권박효원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실의 인테리어 컨셉트는 '비정규직 차별철폐'다.

단 의원실의 의원 책상 뒤편에는 류재운 전국 애니메이션 노조위원장이 그린 판화가 걸려 있고, 창가에는 청주 하이닉스 매그나칩 하청지회 노조원들이 만든 '비정규직 차별철폐' 액자가 놓여 있다. 심지어 창문의 커튼에도 '비정규직 철폐' 머리띠가 묶여져 있다.

단 의원실의 보좌진은 "사업장이나 파업현장에 갔다가 조합원들이 집적 만든 작품을 받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의원실에는 그림이 많지 않다. 얼마 전 책장을 늘렸기 때문에 단 의원실 벽에는 더 이상 액자를 걸 만한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갑 안에 '머리띠' 부적 넣고 다닌다

벽이 아니라 창가에 놓여진 '비정규직 차별철폐' 액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 앞서 전국 사업장 순회를 하던 중 받은 것이다. 노조원들은 글씨 모양대로 테두리를 그리고 그 안에 단 의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생각을 적었다.

이 액자에는 "대한민국 소수의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의원님이 되시길 바랍니다"라는 당부부터 "이 한 목숨 없어지는 날까지 정규직, 아니 인간대접 받는 날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다짐까지 다양한 문장들이 가득하다. 간혹 보이는 "비정규직을 없서야 군민이 살아가는되 군민을 죽으라고 하는구나" 등 맞춤법이 틀린 글은 훨씬 더 진솔한 느낌을 준다.

커튼에 묶여진 머리띠 역시 하이닉스 매그나칩 하청지회 노조원들이 준 선물이다. 머리띠 뒷면에 지회 이름이 적혀져 있다. 단 의원은 이와는 별도로 지갑 안에 늘 차곡차곡 접은 머리띠를 지니고 다닌다고 한다. '일종의 부적'이라는 것이 보좌진들의 설명이다.

류 위원장이 그린 판화는 손목에 띠를 묶은 주먹이 그려져 있고 '단병호 의원님!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류 위원장은 지난 1월 의원실을 방문해 판화를 선물했는데 단 의원이 따로 표구를 했다.

당시 류 위원장은 "지난해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비정규직 법안 통과를 막는 데 고생을 하셨다"며 "오는 2월에도 정부 원안이 처리되지 못하도록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단 의원이 그림을 건 것은 노동계의 최대 현안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기도 한 셈이다. 바로 옆방인 천영세 의원실에도 같은 그림이 탁상 유리에 끼워져 있다.

이외에도 단 의원실에는 판화가 이철수씨의 판화가 걸려 있다. 풀잎 그림 아래 '초록의 여린 잎 바람타는 깃발!'이라는 글귀가 적힌 이 판화는 '초록깃발'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청주 원흥이 두꺼비, 당신이 살려내셨습니다. 여기 감사의 마음을 담았습니다'라는 글이 눈에 띈다.

이 판화 역시 단 의원의 의정활동과 무관하지 않다. 단 의원은 지난 7월 첫 임시국회 상임위에서 환경부장관에게 "왜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냐"고 질의한 데 이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금강유역환경청에게 "두꺼비 서식지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개발업자와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재하라"고 요구했다.

그뒤 금강유역환경청은 개발부지를 다른 곳으로 변경해 두꺼비 서식지를 보호하기로 했고, 청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원흥이 생명평화회의'는 지난 1월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단 의원에게 판화를 선물했다.

▲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실에 걸려 있는 '푸른 깃발' 액자. '청주 원흥이 두꺼비 생명평화회의'가 단 의원에게 선물한 것이다.
ⓒ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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