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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가정폭력사건대책위는 22일 저녁 마산 창동거리에서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밤! 촛불행진' 행사를 벌였다.
마산가정폭력사건대책위는 22일 저녁 마산 창동거리에서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밤! 촛불행진' 행사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목졸라 숨지게 한 주부 Y(39. 마산)씨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불구속 수사·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5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마산가정폭력사건대책위원회'(위원장 백정희)와 Y씨 동네 주민들은 22일 저녁 마산 창동거리에서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밤! 촛불행진' 행사를 가졌다. 대책위 대표와 주민들은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창원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촛불행진에는 100여명이 촛불과 '정당방위 인정' '가정폭력 근절' 등의 스티커를 들고 참석했다. 또 주민들은 '애들 엄마를 빨리 가정으로 돌려보내달라. 자녀들과 함께 살 수 있게'라고 쓴 펼침막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가정폭력 보호시설인 쉼터에 있는 여성들을 비롯해 대책위 대표들은 얼굴에 가면을 쓰고 참석하기도 했다.

'작은하모니' '범수기들' '가마폭의 아름다운 사람들' 등의 단체는 동요와 가요를 부르면서 분위기를 돋구기도 했다. 사물놀이에 이어 Y씨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주민 오순옥(47)씨가 주민대표로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오씨는 "그동안 개개인이 생활하다보니 옆집에서 폭력이 일어나도 몰랐다"면서 "가정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불구속 수사 ▲정당방위 적용 ▲전문 치료 보장 ▲두 딸의 복지지원책 마련 ▲가정폭력 근절 범정부적 대책 마련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인정 등을 외치기도 했다.

백정희 위원장은 "그동안 검찰청 앞 1인시위에 이어 촛불행진을 갖게 되었다"면서 "불구속을 요구했는데, 검찰과 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뒤 향후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 "자발적으로 탄원서에 서명"

Y씨 이웃 주민들은 정당방위를 인정해 달라며 탄원서에 서명을 받고 있는 중이다.
Y씨 이웃 주민들은 정당방위를 인정해 달라며 탄원서에 서명을 받고 있는 중이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마산동부경찰서로부터 Y씨 사건을 송치받은 창원지검은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검찰측에서는 구속 만료 기간(10일)인 25일 이전에 기소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이며,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Y씨의 친정과 시댁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진술을 받기도 했다. 또 검찰은 22일 오후 김해에 있는 한 정신과 전문의를 불러 Y씨에 대한 건강상황을 체크하기도 했다.

이런 속에 Y씨의 불구속 수사·재판을 촉구하는 탄원서가 줄을 잇고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전국 여성단체에서도 탄원서를 냈으며, 이웃 주민 500여명이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웃주민 오순옥씨는 "의처증과 폭력을 일삼는 남편 때문에 Y씨는 10년간 살면서 루즈 한번 바르지 않았고 구두도 한 켤레 없이 살았다"면서 "어떻게 보면 바보같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착한 여자였다는 걸 주민들이 알기에 자발적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손명숙 변호사는 "오늘 Y씨를 만나고 왔는데 얼굴에 부기도 좀 빠지고 해서 점차 나아지고 있다"면서 "Y씨가 불구속 수사·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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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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