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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지역 25개 여성단체는 '마산가정폭력사건대책위'를 결성하고, 1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여성단체들이 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목졸라 살해한 Y(39. 마산)씨에 대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인정해 불구속 수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지역 25개 여성단체는 '마산가정폭력사건대책위원회'(위원장 백정희 마산가정폭력상담소장)를 구성하고, 1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여성단체 대표를 비롯해 Y씨와 같은 동네에 살았던 주민 30여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백정희 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다시한번 드러낸 전형적인 사건"이라면서 "Y씨 남편은 상습적으로 각목을 침대 밑에 넣어두고 폭력을 휘둘렀으며, Y씨는 죽음에 가까운 공포와 성적 수치심, 모멸감으로 견디지 못해 사건에 이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검찰에 Y씨에 대한 불구속 수사와 함께 병원 치료를 건의할 예정이다. 또 주민들로부터 탄원서를 받아 검찰에 제출하기로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Y씨 시댁에서도 죽은 Y씨 남편의 폭력성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Y씨의 시댁 형님(죽은 남편의 형 부인)이 탄원서를 써주었고, 시누이도 경찰에서 선처를 호소하는 말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치사사건은 당연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로 인정되어야 한다"면서 "이미 지난 3월 서울고법 판결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를 죽게 한 사건에 대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인정한 선례가 있고, 외국에서는 이에 관한 정신감정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피해 여성의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불구속 수사 ▲정당방위 적용 ▲전문 치료 보장 ▲두 딸의 복지지원책 마련 ▲가정폭력 근절 범정부적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경상남도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여성폭력방지 경남도협의회 등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따뜻한쉼자리 이상숙 소장, 창원여성의집 조현순 관장, 여성긴급전화1366 하둘남 소장, 해바라기쉼자리 박정연 소장, 창원성폭력상담소 김지숙 소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여성단체의 주선으로 16일 진해 은성병원 김정익 원장이 Y씨의 면담을 통해 심리상태를 파악했다. 김 원장은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산동부경찰서는 Y씨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16일 사건 일체를 창원지검으로 송치했다. Y씨 남편은 지난 11일 새벽 닷새 동안 외박한 뒤 술을 먹고 집에 돌아와 폭력을 휘둘렀으며, Y씨는 두부 골절과 갈비뼈가 손상되었다. Y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넥타이로 목을 졸라 살해했으며, 곧바로 경찰에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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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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