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석조불상에 개금(改金)을 하여 금동불상처럼 보인다. 개금을 한 탓에 원래의 석조불상의 조각기법이나 조성연대를 정확히 알기 힘들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보아 통일신라 말기나 고려 초기의 불상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 특히 이 부처님의 광배(光背)가 다른 곳의 부처님보다 아름답다. 광배 중 두광(頭光)부분은 연꽃무늬가 머리를 중심으로 빙 둘러쳐져 있고, 신광(身光)은 온 몸을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으로 부처님을 밝히고 있다.
약사여래불의 특징인 왼손에 약 항아리(藥器)를 들고 오른손은 부처가 악마를 누르고 깨달음을 이루는 순간을 형상화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한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남 함안의 장춘사는 깊은 산속에 숨이 있듯이 자리를 잡고 있다.함안군 칠북면 영동리에 있지만, 진입은 칠원면 양촌마을에서 시작한다. 거리로 따지면 국도변에서 불과 2km 정도의 위치에 있기에 언뜻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 들어가보면 그게 아니다.
국도변에서 장춘사까지 포장, 비포장 길이 이어져 있고 실제로 승용차로 진입을 하면 의외로 높고 깊은 골에 깜짝 놀란다. 짧은 거리지만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1단 또는 2단 기어로 운행을 하다보면 한참을 올라간다. 실제로 도중에 길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깊은 산골이 이어진다. '산행을 겸한 부처님 뵙기'를 한다면 알맞은 거리와 깊은 골이 어우러져 멋진 코스가 될 것 같다.
장춘사는 아담하고 아기자기 하며 주변 산세와 어울려 작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내놓고 보여줄 것은 별로 없지만 부처님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절집의 분위기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장춘사의 유래는 깊다. 장춘사는 832년(신라 흥덕왕 7)에 무염국사(無染國師)가 신라를 침략한 왜적을 부처님의 힘으로 물리치자, 왕이 이에 대한 보답으로 세운 절이라고 한다. 현재의 대웅전은 1979년에 중창한 것이지만 곳곳에 남아있는 석조물과 약사전의 석조약사여래불로 보아 고찰(古刹)임이 틀림없다고 한다.
대웅전 앞에는 5층 석탑이 있는데 탑신을 정면에서 볼 때 위가 좁은 사다리꼴의 돌을 잘라 놓은 것처럼 보여 석탑이 위로 치솟는 듯한 느낌과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표현한 것으로 양식이나 기법으로 보아 고려 후기에 만들어 진 것으로 추정한다. 이 탑은 원래 다른 곳에 있던 것을 대웅전 앞으로 옮겨 왔다고 하는데 원래는 어디에 있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한다.
대웅전 우측 계곡에는 약수가 나오는데, 장춘사의 설명으로는 '한국에서 이름난 물 100곳 중 하나'로 선정된 약수라고 한다. 이 약수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장춘사 창건 당시 무염국사를 모시고 수행하던 20세의 덕원스님이 불치의 등창과 위염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무염국사가 병의 치료를 위해 기도하던 중 새 한 마리가 유난히 지저귀는 곳이 있어 가보니 땅에 물이 조금 고여 있었 신기하게 여긴 무염국사가 그 곳을 지팡이로 찔러보니 물이 솟아났는데 그 물을 덕원 스님에게 먹였더니 병이 깨끗이 완치되었다는 이야기다.
지금도 장춘사를 방문하거나 등산객들은 꼭 이 약수를 찾는다고 하길래 모처럼 보신(?)할까 하여 약수바가지를 드니 이미 약수를 너무 많이 먹은 나방이 약수 위에 떠 있었다. 오늘은 약수터에 내가 첫 손님인 것 같다.
다음에 방문을 한다면, 국도변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산행을 즐기면서 장춘사를 방문해 보고 싶다. 장춘사를 찾아가려면, 구마고속도로 칠서IC를 나와서 칠원면에서 칠북방면 12번 도로를 이용하여 3km 쯤 가면 칠원면 양촌마을 도로변에 '장춘사 입구' 표시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장춘사에 대해 더 많은 사진을 보시려면... http://photo4l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