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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세월이라도 낚을 것 같은 강태공의 모습은 왠지 쓸쓸하다.
만년 세월이라도 낚을 것 같은 강태공의 모습은 왠지 쓸쓸하다. ⓒ 정헌종

잠시 비 그친 해질 무렵의 강가는 햇살이 비추고 있다. 강의 끝 하구에는 만년 세월도 낚을 것 같은 강태공이 물결에 찌를 바라본 체 아무 말이 없다.

그 한편으론 주머니를 떨어 만든 술판에 한잔 술이 채 마르지 않고 바다 냄새를 말리고 있는 가자미는 죄를 씻은 사형수마냥 허공에 달려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자. 얼마를 걸었을까? 위로 갈수록 작은 물고기 무리는 커져가고 해지는 것도 모르고 노는 아이들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아무 시름이 없다.

뉘엿뉘엿 강 둑 너머 서산으로 해는 지고 하나 둘 인적이 줄어든 강가에는 주인이 버리고 갔을 듯한 바닷배와 바다 채비들만이 밤을 맞이할 것 같다.

어디부터 터난 여행이었을까?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자전거 바퀴 하나가 하루가 지는 것도 모르는지 강물 속에 구름을 가득 몰고 정처 없이 흘러간다.

하구 방파제 입구에서는 주머니를 떨어 술판을 펼쳐 놓고
하구 방파제 입구에서는 주머니를 떨어 술판을 펼쳐 놓고 ⓒ 정헌종

바다 냄새를 말리고 있는 가자미는
바다 냄새를 말리고 있는 가자미는 ⓒ 정헌종

엿가락처럼 뻩어잇는 전선줄과 포장마차위로 한마리 잠자리는 비상하고
엿가락처럼 뻩어잇는 전선줄과 포장마차위로 한마리 잠자리는 비상하고 ⓒ 정헌종

아이들은 해지는 줄도 모르고 천진하게 웃고 있다.
아이들은 해지는 줄도 모르고 천진하게 웃고 있다. ⓒ 정헌종

누가 버리고 간 배일까?
누가 버리고 간 배일까? ⓒ 정헌종

예전에는 써래 가득 조개가 걸려 올려졌을 것이다.
예전에는 써래 가득 조개가 걸려 올려졌을 것이다. ⓒ 정헌종

버려진 것인지는 몰라도 가자미며 작은 물고기들이 이 위에서 말려졌지 않았겠나?
버려진 것인지는 몰라도 가자미며 작은 물고기들이 이 위에서 말려졌지 않았겠나? ⓒ 정헌종

아직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배
아직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배 ⓒ 정헌종

자전거 타이어 강물 속에는 하늘과 구름이 잠겨 같이 흐르고 있었다.
자전거 타이어 강물 속에는 하늘과 구름이 잠겨 같이 흐르고 있었다. ⓒ 정헌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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