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비 그친 해질 무렵의 강가는 햇살이 비추고 있다. 강의 끝 하구에는 만년 세월도 낚을 것 같은 강태공이 물결에 찌를 바라본 체 아무 말이 없다.
그 한편으론 주머니를 떨어 만든 술판에 한잔 술이 채 마르지 않고 바다 냄새를 말리고 있는 가자미는 죄를 씻은 사형수마냥 허공에 달려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자. 얼마를 걸었을까? 위로 갈수록 작은 물고기 무리는 커져가고 해지는 것도 모르고 노는 아이들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아무 시름이 없다.
뉘엿뉘엿 강 둑 너머 서산으로 해는 지고 하나 둘 인적이 줄어든 강가에는 주인이 버리고 갔을 듯한 바닷배와 바다 채비들만이 밤을 맞이할 것 같다.
어디부터 터난 여행이었을까?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자전거 바퀴 하나가 하루가 지는 것도 모르는지 강물 속에 구름을 가득 몰고 정처 없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