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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회와 삼성신화’ 토론회가 29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연대 주최로 열렸다.
ⓒ 오마이뉴스 허지웅

“삼성, 중앙의 반성문, 그 오만한 사과문의 진심을 어떻게 신뢰할 것인가."
“참여정부 들어서 확산된‘중앙은 조선, 동아와 다르다’는 인식은 명백한 허구이다.”


최근 '삼성 X파일' 사건과 관련, 삼성과 <중앙일보>의 도덕성에 대한 전면적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화적 측면에서 삼성신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문화연대가 29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국사회와 삼성신화’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중앙일보와 삼성, 중앙일보와 재벌, 중앙일보와 자본의 근친관계를 폭로, 비판, 해체하는 반자본의 매체문화 정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삼성의 비윤리적 행태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대한민국은 재벌공화국"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득재(문화과학 편집위원) 효성가톨릭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는 “불가피하게 ‘기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엄밀히 말해 삼성은 기업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삼성은 천민자본주의로 일컬어지는 한국적 특수성에서 나온 재벌이며 삼성 이외 다른 기업 상당수도 사회적 공공성을 준수하는 기업이 아니라 재벌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은 재벌공화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X파일 정국을 의식한 듯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끝난 뒤 ‘삼성 게이트’라는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됐다”며 “<김삼순>은 두 달 여만에 종영했지만 ‘삼성 게이트’드라마는 조기종영으로 끝나지 말고 계속 시청률을 올리며 의제화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그동안 문화예술계가 경제 관련은 정부와 공권력, 언론에 모든 것을 맡겨두고 방치했던 게 사실”이라며 “문화예술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자기 본분을 구성해야 한다”고 문화계 세력의 집결과 연대를 촉구했다.

“노무현 참여정부와 삼성 나눔경영의 밀월”

한편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을 비롯한 많은 토론자들이 노무현 정부와 삼성의 유착관계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손 위원은 “삼성문제에 있어서 문화적 측면의 접근이 부족하다”며 “우선 정치문화를 들여다볼 때, 삼성의 아젠다를 그대로 받아들인 정책적 유사성과 진대제, 홍석현 같은 인적 구성을 고려해보면 참여정부와 삼성의 나눔경영의 밀월관계가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언론문화와 관련해서도 “참여정부 들어서 유독 ‘중앙은 조선, 동아와 다르다’는 이유 없는 인식이 대통령 주도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것은 명백한 허구”라며 삼성신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 언론문화의 동시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는 “삼성의 무서운 점은 자신의 것과 남의 것을 철저하게 구별하는 엄격한 배타성”이라며 “권력만 있다면 먼저 다가가 기대고 싶은 우리 내부의 허약함이 우리 민주화 과정의 취약점이며 그것을 파고든 것이 바로 삼성”이라고 주장했다.

“안티 중앙운동이 필요하다”

이날 전규찬 문화연대 매체문화위원장은 ‘안티 중앙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해 관심을 모았다. 전 위원장은 “삼성도, 중앙도 반성문을 쓰며 인권과 민주를 들먹였지만 그 오만한 사과문의 진심을 어떻게 신뢰할 것인가”라며 “MBC와 마찬가지로 중앙일보, 삼성은 오직 행동으로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이야말로 삼성, 재벌신문을 자인한 중앙일보에 저항하는 매체운동을 시작할 때이며 삼성과 중앙일보가 사회에 대해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발언하는 구조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그것만이 신자유주의 시대 오만할 대로 오만한 삼성자본에 대해 진보적 문화연구자가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득재 효성카톨릭대 교수와 원용진 서강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고, 김세균 서울대 교수, 김정란 상지대 교수,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 전규찬 문화연대 매체문화위원장, 최한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팀장, 홍윤기 동국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해 문화적 측면에서 삼성신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 토론회 참석자들, 좌로부터 손석춘, 김정란, 김세균씨
ⓒ 오마이뉴스 허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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