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국의재벌>1권, 재벌의 사업구조와 경제력집중
<한국의재벌>1권, 재벌의 사업구조와 경제력집중 ⓒ 나남출판제공
'재벌, 그것이 알고 싶다.'

삼성그룹의 불법정치자금 내용이 담긴 X-파일, 두산그룹의 비자금 투서로 불거진 형제의 난 등으로 재벌이 또 다시 국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적 발전모델과 특수한 정치사회적 상황에서 태어난 ‘재벌’은 더 이상 일개 기업집단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비중을 떠나, 이제는 사회, 정치, 문화적 영역으로까지 그들의 입김이 미치고 있다.

문제는 90년대 들면서, 이들 재벌의 한계가 눈에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왜곡된 소유와 지배구조와 함께 총수 1인에 의한 경영 전횡과 실패는 한국경제의 짐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적 발전모델인 ‘재벌’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시작됐다.

97년 이후 한국적 발전모델 '재벌'에 대한 고민... 삼성의 약진

재벌개혁에 대한 논의와 진행도 구체화됐다. 단순한 재벌 또는 계열사에 대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 모델과 성장에 대한 것이었다.

이와 함께 최근 2~3년새 재벌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재벌그룹간 빅딜이 진행됐고, 90년대 중반까지 만해도 30대 재벌에 이름을 올려놓았던 기업들이 줄줄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상위 5대 재벌에 대한 경제력 집중도가 높아졌고, 삼성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같은 재벌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낱낱이 해부한 종합 백서가 나왔다. 참여사회연구소와 인하대 산업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지난 2002년부터 조사, 기획한 <한국의 재벌> 시리즈 5권(나남 출판)이 그것이다.

지난 87년 이후 2003년까지 자산 총액기준으로 국내 30대 재벌을 대상으로, 재벌의 사업구조와 재무구조, 자금조달 방법과 소유구조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각 재벌의 경영지배구조와 함께 인맥과 혼맥 등을 도표와 함께 상세하게 정리한 점이 눈에 띈다.

내용을 좀더 살펴보면, ‘재벌의 사회구조와 경제력집중’(1권) 편에서는 87년이후 30대 재벌의 계열사와 업종 변화를 보여주고, 이들 재벌의 자산과 부채, 매출, 고용 등 경제력 규모를 살핀다. 또 재벌그룹내 계열사간 내부거래 변화와 현황을 구체적으로 비교했다.

‘재벌의 재무구조와 자금조달’(2권)편에서는, 말 그대로 재벌의 돈줄에 대한 이야기다. 재벌들의 돈 관리와 함께 정부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재벌의 재무관리에 영향을 미치는지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재벌>, 60여명의 연구진이 3년 걸쳐 30대 재벌 탐구

<한국의재벌>3권, 재벌의 소유구조편
<한국의재벌>3권, 재벌의 소유구조편 ⓒ 나남출판제공
‘재벌의 소유구조’(3권)편은, 30대 재벌의 소유구조 현황이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이를 위해 연구진이 700여 그룹 계열사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검토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를 통해 파악된 내용이 900여개의 표로 정리됐다.

4권 째인 ‘재벌의 경영지배구조와 인맥 혼맥’은 삼성, 현대, LG, SK 등 4대그룹 중심의 경영 지배구조 핵심인 주주총회, 이사회, 임원 등을 상세히 보여준다. 이들 4대그룹의 의사결정기구의 실세인 구조조정본부에 대한 설명도 있다.

특히, 52개 재벌을 대상으로 한 가계와 혼맥 관계도 눈에 띄는 조사내용. 가계에 대한 주요한 내용을 알기 위해선 호적이나 주민등록을 봐야하지만, 현행법상 연구 목적이라도 열람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각종 신문, 잡지, 인터넷 등 검색가능한 모든 매체를 상대로 재벌 가문의 인맥과 혼맥을 조사했다.

마지막으로 ‘재벌의 노사관계와 사회적 쟁점’(5권)편에서는 이들 재벌의 노동조합과 파업현황 등 노사관련 지표들이 나왔다. 또 소액주주운동에 대한 성과와 전경련에 대한 분석도 들어있다.

이번 조사와 집필에는 7명의 전임연구원을 비롯해 모두 62명의 박사급 이상의 연구원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필자는 김진방 교수(인하대 경제학부), 송원근 교수(진주산업대 산업경제학과), 이상호 연구위원(참여사회연구소), 이윤호 교수(순천대 사회교육과), 김동운 교수(동의대 경제학과), 백운광 고려대 경제학과 강사), 강병구 교수(인하대 경제학부), 김상조 교수(한성대 무역학과) 등이다. 각권 430∼688쪽에, 값은 3만5000원∼3만8000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