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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면 향토지 발간을 위한 편찬위원들의 모임에서 지침서를 자세히 읽어 보고 있는 위원들
낙안면 향토지 발간을 위한 편찬위원들의 모임에서 지침서를 자세히 읽어 보고 있는 위원들 ⓒ 서정일


"타 지방에서는 대개 용역을 주지만 저희들은 자체적인 역량으로 향토지를 만듭니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 김장곤 면장은 지역민들이 너나없이 향토지 발간에 열성적이라면서, "그들의 지역 사랑의 마음이 아름답다"며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지역민들의 협조와 일사불란함을 추켜세웠다.

지난 8월 26일 오후 3시, 낙안면 대회의실은 70여명의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낙안면 향토지 편찬 추진위원회를 열었다. 낙안면의 마을 이장을 비롯하여 유림의 향토사학자들이 모두 참석한 자리, 향토지 발간에 앞서 예비 토론의 성격을 띤 것이지만 그 열기는 어느 모임보다 뜨거웠다.

지역민 스스로 내 고장의 향토지를 만들어 볼 수 있게끔 큰 힘을 실어준 정병휘 편찬위원장(단상) 그리고 김장곤 낙안면장(책상 중앙)
지역민 스스로 내 고장의 향토지를 만들어 볼 수 있게끔 큰 힘을 실어준 정병휘 편찬위원장(단상) 그리고 김장곤 낙안면장(책상 중앙) ⓒ 서정일
사실 요즘은 농촌도 한 마을에 산다고는 하지만 예전처럼 이웃간에 눈 마주치고 생활하는 시간이 부족하다. 개인적 생활이 늘어난 면도 있지만 그만큼 살기도 각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 낙안면은 비교적 이웃집과의 교류가 활발하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또한 애틋하다. 다른 여느 마을에 비해 단단하게 뭉쳐 일을 헤쳐 나가는 끈끈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것은 잘못된 것으로 시정해야 합니다."

본격적인 토론이 이뤄지자 지난 시절 발행되었던 여러 소식지에서 잘못된 부분, 오류가 있는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들린다. 또한 가장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은 인물편에 대해서도 수록하는데 어디까지를 기준으로 봐야 하는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편찬에 관한 여러가지 사항을 설명하는 김장곤 낙안면장(단상), 그리고 열심히 귀를 기울이는 편찬위원들
편찬에 관한 여러가지 사항을 설명하는 김장곤 낙안면장(단상), 그리고 열심히 귀를 기울이는 편찬위원들 ⓒ 서정일
그럼 다른 지역에서도 이곳 낙안면처럼 향토지란 것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 물론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곳처럼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조사해보고 의논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고 전설을 더듬어 보려는 적극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의문점이 있다.

"다른 마을들은 대부분 용역을 주고 있지요."

이번 향토지 편찬에 누구보다 많은 힘을 쏟은 정병휘 편찬위원장은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지역민들의 힘으로 발간하는 곳은 이곳 낙안면뿐일 것이라면서 '향토지'라는 똑같은 이름을 갖고 태어나지만 낙안면의 향토지는 그 성격과 의의가 다르다고 평가한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송갑득 편집위원장은 컴퓨터 앞에서 하루 8시간 이상을 향토지 제작에 매달린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송갑득 편집위원장은 컴퓨터 앞에서 하루 8시간 이상을 향토지 제작에 매달린다. ⓒ 서정일
"막중한 책임을 느끼면서 어르신들의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발로 뛰어다니며 향토지를 만든 경험이 있는 송갑득 편집위원장. 다시금 중책을 맡고 보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어르신들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임을 강조하면서 현재의 세대가 지나가면 묻히고 말 많은 얘기들을 기탄없이 쏟아내 주기를 당부한다.

2시간이 가깝게 진행된 예비모임은 큰 박수소리를 마감으로 추진위원들은 각자의 일터인 논과 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삼삼오오 낙안면사무소 문을 나서는 그들의 표정은 밝고 의욕에 차 있다. 내 손으로 내 지방의 역사를 만든다는 자부심 때문이리라.

순천시 낙안면 사람들, 그들이 직접 써 내놓을 낙안면 향토지에 은근히 기대가 가는 것은 글자 하나하나 행간 사이에서 묻어나올 그들의 훈훈한 마음 그리고 애틋한 지역 사랑의 마음 때문이라는 점을 굳이 부인하고 싶지 않다.

덧붙이는 글 | 낙안읍성 민속마을 : http://www.nag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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