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백초 김종남님
ⓒ 조선희
들길이나 동산을 무심하게 지나치자면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단아한 자생화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자생식물들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면 수직리 239번지 백초 김종남님이 가꾸고 있는 자생화 식물원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은 약 2년 전에 화성시 자생화 전시회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들어가는 입구에 간판이나 현판은 없었지만 이곳 화성시 사람들 입소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도 곧 화성시에 정식 식물원이 만들어지면 그곳으로 모두 옮길 예정이라고 한다.

김종남님이 둘러보고 있는 우리들에게 차 한 잔씩을 권하며 이제 식물원이 생기면 돈 주고 봐야 한다며 웃으며 말을 건넸다. 70세가 넘은 고령이었는데 자연을 가까이 해서인지 나이보다 훨씬 젊고 아주 건강한 모습이었다. 백초 김종남님은 현재 한국우리꽃문화연구회 회장직과 한국석부회 고문직을 맡고 있다.

ⓒ 조선희
ⓒ 조선희
둘러보니 규모도 상당히 컸고 다양한 소품들을 활용하여 자생식물들을 키우고 있었다. 소품으로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의자부터 마치 시골에 와 있는 듯 논이나 밭에서 사용되는 갖가지 도구들까지도 자생식물을 돋보이게 하는 예술품으로 변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보석이라고 하는 자수정 원석 안에도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 조선희
식물원의 한 부분에는 마치 전쟁의 흔적을 표현하기 위해 부서진 철모와 포탄들로 디스플레이를 해 놓기도 하였다. 철모 위에 핀 자생식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 조선희
이곳을 둘러보는 동안 우리들은 시대도 넘나들고 장소도 넘나드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생식물들의 터전이 되고 있는 갖가지 소품들을 보니 그 동안 쓸데없다고 버렸던 여러 가지 물건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훌륭한 예술품으로 변할 수 있는 것들을…….

ⓒ 조선희
어느 한편으로는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물건들을 활용해서 더 재미있는 듯했고 또 어느 한 부분으로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연민으로 호감이 더 가는 듯했다. 들이나 산에서 핀다면 그저 들꽃이나 평범한 식물이려니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이렇게 실생활 속의 소품들과 접목시켜 하나의 예술품으로 전환시켰다는 것에 찬사를 보낸다.

ⓒ 조선희

ⓒ 조선희
워낙 많아서 사진으로 다 전달하지 못함이 아쉽고 쓰인 소품들을 일일이 나열할 순 없지만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상기해 보면 소쿠리, 주걱, 가래, 제비집, 도마, 절구공이, 키, 빨래판, 지게, 탈곡기, 철모, 포탄, 다양한 의자, 약탕기, 삽 등… 참으로 다양하고 그 사용범위는 한계가 없었다.

ⓒ 조선희
식물원의 한편에선 마치 역사박물관을 보는 듯했다. 이 다양한 여러 가지 소품들이 바로 자생식물들의 보금자리가 될 것들인데 필자가 보기엔 그 자체만으로도 전시품으로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야생화에 관심이 많은 곁에 있던 친구가 한마디 던진다. '지금까지 괜히 다 버렸나봐 다듬이돌이랑 많았었는데… 이제는 뭐든 잘 챙겨뒀다가 나도 집 이사 가면 만들어봐야겠다'고….

ⓒ 조선희
지난번 들렀다가 문이 닫혀 보지 못했던 울릉도 배 기자가 생각이 났다. 아마도 이 기사를 보면 한마디 하겠지? "누님요 혼자서만 그래 좋은 거 봐도 되능교?"

덧붙이는 글 | 화성시에 갈 기회가 있으면 꼭 들러보세요.

경기도 화성시 향남면 수직리 239번지 
전화: 031-353-4955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