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1시경 기자는 피해가 크다는 태하에 가기 위해 다시 차에 올랐다. 전날과 달리 분주히 복구를 위해 움직이는 건설 장비들과 주민들, 그리고 물과 라면을 실어 나르는 운송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일반차량은 통제를 하고 건설차량과 생필품 차량, 그리고 취재차량만 진입할 수 있다.
남양동을 지나 태하를 가기 위해 500m 정도 차로 달리다 보니 더이상은 가기 힘들 정도로 도로 전체가 진흙이다. 신발끈을 동여매고 무작정 걸어 들어갔다.
순간, 기막힌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산사태로 남양과 구암 사이에 하나뿐인 해안도로가 형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끊겨 있었다. 지난 태풍 '매미' 때 무너진 지점 앞에 두 군데가 무너져 있었다. 토사와 바위 덩어리를 포함해 양을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저 멀리 구암까지 다녀온 사람들이 하나둘 눈에 띈다. 그들의 말로는 구암도 이곳 상황과 별 다를 바가 없다고 한다. 태하를 가기 위한 수층터널 주위도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이곳의 상황을 지켜본 공사 장비업자들은 "최소 20일은 걸려야 다 치울 것 같다"며 "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 작업도 그리 수월치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주민들이 모여 사는 남양동에 워낙 피해가 커 언론이 남양동에 집중해 있는 동안, 산사태가 난 이곳은 주목받지 못했다. 이곳이 이렇게 무너진 이상 태하동과 북면의 주민들이 더 걱정이다. 울릉읍과 태하, 북면을 잇는 도로는 이 곳뿐이기 때문에 영락 없이 고립될 처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태풍 때도 지난 태풍 매미 때와 같이 배를 이용해 태하와 북면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날라야 할 판이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