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당장 찾아간 곳이 녹차밭과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회천면 율포 해안마을로 전어축제가 지난 일요일 끝난 곳이다. 수많은 횟집 중 주차장이 유난히 큰 집에 차를 세우니 어항 속에 은빛 나는 바다의 요정 같은 전어의 움직임이 관상용 열대어 같이 반짝거리며 몸놀림이 날렵함은 그만큼 싱싱하다는 얘기다.
자리를 잡고 메뉴를 살펴 보니 전어회 한 접시에 3만 원이란다. 총 8명이 전어회 3접시를 주문하면서 뼈째 회를 친 세꼬시와 뼈를 발라낸 일반회, 초고추장과 각종 야채를 섞어 주물린 무침회, 각 한 접시를 시키고 소주잔을 기울기 시작하니 술인지 물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뼈째로 씹는 맛이 쫄깃거리는 것 같으면서도 톡톡 깨지는 것 같으면서도 입안에 들어가자마자 녹아 없어 버리는 듯한 것이 과자를 씹는 것 같기도 하다. 시디 신 식초에 매운 고추나 미나리 등을 넣고 무친 무침회는 매워서 '호호' 소리를 내면서도 자꾸 젓가락이 찾아가니 진정 맛이란 이런 것인가 싶다.
인심좋은 횟집 주인이 내놓은 전어구이 서비스는 노릿노릿 한 것은 물론 고소한 냄새는 말할 것도 없고, 바삭 바삭한 것이 뼈째 머리까지 씹어먹는 맛이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올 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머리를 통째로 씹을 때 나는 찝질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적절히 비유할 맛을 찾을 수가 없다.
연로하신 장모님의 한 말씀에 아무런 계획도 없이 떠난 1박 2일간의 의미있는 여행을 마치고 귀경하는 자동차 안에는 처 이모님과 삼촌께서 챙겨주신 참깨, 호박, 들깨, 녹차 잎 등의 고소함과 고추 포대에서 배어나온 매운 냄새 등으로 재채기를 연방 해대면서도 생각지 않게 제철 맞은 전어요리의 진수를 맛본 뿌듯함에 모두가 잘했다는 말과 함께 피로도 잊고 기쁨으로 가득찬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