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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호박 껍질 벗기기
호박 껍질 벗기기 ⓒ 한성수
먼저 호박 껍질을 벗겨야 하는데, 숟가락의 넓은 부분을 거꾸로 잡고 아래쪽으로 힘을 가하면 생각보다 쉽게 벗겨집니다. 호박껍질이 사방으로 튀므로 미리 신문지를 깔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호박껍질을 모두 벗기고 나면 늙은 호박은 파르스름한 젊음을 다시 찾은 듯 싱그럽습니다.

껍질을 벗겨 회춘한 늙은 호박
껍질을 벗겨 회춘한 늙은 호박 ⓒ 한성수
호박을 반으로 자른 모양
호박을 반으로 자른 모양 ⓒ 한성수
이제 호박은 작은 토막을 내어 큰 냄비에 삶아야 합니다.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푹 삶습니다. 다 삶겼는지를 알려면 젓가락으로 찔러보아 쉽게 쑥 들어가면 다시 주걱으로 약간 으깨어 보십시오. 쉽게 으깨어지는가요? 삶은 호박냄새의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이는 것을 보니 이제 다 삶겨진 것 같군요.

속을 제거하고 냄비에 안친다
속을 제거하고 냄비에 안친다 ⓒ 한성수
호박을 조각내어 푹 물러질 때까지 삶는다
호박을 조각내어 푹 물러질 때까지 삶는다 ⓒ 한성수
호박을 삶는 중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강낭콩을 설탕에 졸이는 일입니다. 강낭콩에 물과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 졸이면 됩니다. 어때요, 이것은 쉽지요?

설탕물에 졸여놓은 강낭콩
설탕물에 졸여놓은 강낭콩 ⓒ 한성수
이제 삶은 호박조각을 꺼내어 체에다 내려야 합니다. 체에 담아서 주걱으로 으깨면 걸쭉한 노란 액체가 담깁니다. 그 노란 색깔만으로 눈이 즐겁습니다. 음식은 '세 가지 감각으로 맛을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먼저 후각이고 그 다음이 시각이며 마지막이 미각입니다.

삶은 호박을 체에 내린다
삶은 호박을 체에 내린다 ⓒ 한성수
이제 거의 다 되었습니다. 호박 삶은 물에 체에 내린 호박 액을 넣어서 다시 불에다 올립니다. 중불에 서서히 끓이십시오.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들리지요? 이제 쌀가루를 넣을 차례입니다. 그냥 넣으면 덩어리가 지니까 체에 내리십시오. 그 후에는 계속 주걱으로 저어야 합니다. 이때 죽이 끓으면서 손에 튈 우려가 있으니 고무장갑을 착용하십시오.

물을 넣고 끓이다가 쌀가루를 넣고 주걱으로 젓는다
물을 넣고 끓이다가 쌀가루를 넣고 주걱으로 젓는다 ⓒ 한성수
걸쭉한 것을 보니 거의 다 되어 가는군요. 가장 중요한 간을 맞출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취향에 따라 설탕이나 소금을 넣으셔야 하는데, 여기서 주의할 점! 주걱으로 저으면서 조금씩 넣으면서 맛을 보십시오. 처음부터 많이 넣어 짜거나 달면 오늘의 요리는 '땡'입니다. 간이 딱 맞다구요?

네! 좋습니다. 이제 그릇에 담아내시면 됩니다. 아! 호박죽 위에는 아까 설탕에 졸인 강낭콩을 서너 개 올려놓아 보십시오. 한결 맛깔스러워 보이시죠?

완성된 호박죽
완성된 호박죽 ⓒ 한성수
벌써 숟가락으로 떠서 드시려고 하는데, 잠깐만요. 구수한 호박죽의 향기를 음미하십시오. 저는 그 향에 엄니의 향기가 묻어났습니다. 다음은 호박죽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십시오. 뭐, 아름답기까지야 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숟가락에 조금만 떠서 혀끝에 대어 보십시오. 달콤한 맛이 착 감겨들지요. 이때 김치를 곁들이시면 더욱 좋습니다.

역시 저희들이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리지는 않았지요. 오늘, 재미있고 유쾌했습니다. 요리강사는 아니지만 다음에는 더 좋은 요리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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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있는 소시민의 세상사는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싶어서 가입을 원합니다. 또 가족간의 아프고 시리고 따뜻한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글공부를 정식으로 하지 않아 가능할 지 모르겠으나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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