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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 날씨 맑음, 아니 뜨거움

10시 정도 일어났나? 짐정리하고, 보증금 돌려받고 퇴실.

(필자 주: 보통은 오전 12시가 넘으면 반나절 숙박비를 더 내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방을 빼시려면 오전 중에 빼셔야 합니다. 방을 빼고 짐은 숙소에 보관하시거나 터미널이나 역에 있는 '짐보관소'를 이용하시길…. 저도 그런 경우가, 모 유스호스텔에서 12:01이라는 이유로 돈을 더 내라고 해서 방나올 때는 12시 전이었다고 우겨서(?) 해결한 적도 있었습니다.)

버스터미널에 가서 '우루무치(烏魯木齊)' 행 표를 샀다. (180원) 어제 미리 확인해놨지만, 미리 사놓는 것이 여러 가지로 편하다.

(필자주: 중국에서 짧은 거리(보통 4~6시간)가 아니시라면 표를 미리 확인, 예매하시는 건 필수입니다. 며칠 전에 예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기차도 장거리 버스도…. 장거리침대버스는 위 칸과 아래 칸 가격이 다릅니다. 당연한 얘기를 쓰는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만, 아래 칸이 비싼 이유는 편하고 흔들림이 적기 때문입니다. 가급적 아래 칸을 구입하시길….)

▲ 돈황발 비행기 시간표입니다. 1~7은 월~일이라는 뜻입니다. 사진이 흐려 죄송합니다.
ⓒ 최광식

▲ 돈황 비행기 가격표입니다. 참고하시길.. 사진이 흐려서 죄송합니다.
ⓒ 최광식

▲ 돈황출발, 가욕관, 주천, 류원(柳園, 자티주: 돈황역입니다)행 버스시간가격표. 류원역은 돈황에서 120킬로 남짓 떨어져있습니다.
ⓒ 최광식
다시 호텔로 가서, 호텔이라니까 엄청 비싼 느낌이, 일본 총각처녀들을 깨웠다. 어수선한 한 시간이 지나고 도요타 다니는 '야요이'가 청해성 성도인 시닝(西寧) 가는 버스를 알아본다기에 도와주려고 스키강사한다는 '시로'군과 같이 버스터미널까지…. 숙소에서 길 건너 맞은 편에 있다. 한 50미터 정도.

오늘 오후 1시, 내일 아침 8시 차가 있다. 창구에서 마지막 한 장이 있다고 한다. '야요이'양이 별안간 오늘 간다고 한다. 이런 이런 이제 출발까지는 십여 분 남짓 남았는데…. (물론 중국 장거리침대버스가 제 시간에 출발한 경우는 본 적이 별로 없긴 하지만. 승객이 안찼을 경우에) 도요타 처녀를 짐 정리하라고 보내고 시닝 가는 침대버스에 가서 조금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붉어진 뺨과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일본처녀 등장. 무언가 허전해 보여서 뭐 빠진 것 없냐니까 가방 하나를 놓고 왔단다. 다시 뜨거운 햇살을 뚫고 숙소로, 늦잠꾸러기라 아침도 안 먹었는데, 점심도 못 먹고 가네! 비상식량으로 보조배낭에 넣어둔 중국 초콜릿비스킷을 짐 안에 넣어 줬다. 아까 보다 더 탈진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 꽉 끼는 청바지가 침대차에 불편하다고 생각했는지,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다고 또 지연…. 햇살만큼 뜨거운 시선들이 등에 꽂이는 듯 하다.

일본처녀는 마지막 표답게 맨 뒷자리, 침대칸은 보통 이층형태로 세 줄인데, 맨 마지막 자리는 5명이 누워간다. 그 옆에는 혈기왕성해 보이는 위구르계 총각이…. 자리를 바꿔달라는 강력한 항의를 했으나 알아서 처리한다는 별로 성의 없는 대답만 돌아왔다. 흠! 알아서 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마지막 남은 한국에서 사온 비상식량 '오뜨'와 '블루베리'도 줬다. '잘 가!' '신세 많이 졌습니다!' 여행에서의 이별은 언제나 짧다.

시로군과 점심, 시로군이 아침을 안 먹어서 위에 부담될까봐, 고기요기는 생략하고, 콩나물무침, 피망계란볶음, 홍소두부를 시켜 같이 먹었다. 공기 추가. 오늘도 참기를 달라고 해서 사천식 콩나물무침을 한국식맛과 향으로 바꿔 먹었다. 맥주 한 병과 밥 한 공기 추가. 18위안 나왔다. 밥 한 공기 더 먹은 죄로 10위안 냈다.

(필자주: 건강을 위해, 귀국 후에 '구충제' 드시는 것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환경친화적' 비료에는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거라. 저도 어렸을 때 기생충 약을, 학교에서 주던, 매년 먹고 커서…. 요즘 중국수입김치에서 나온 기생충알 때문에 말이 많은데,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는 것과 '천연비료(퇴비)'를 사용하는 것 어느 것이 좋고 나쁜 것인지는 함부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 오늘 점심은 '홍소(紅燒)두부'추가해서.. ^^
ⓒ 최광식
시로군과 어제 갔던 인터넷 방으로 '1시간'하고 5위안 내니 2위안 거슬러준다. 질긴 건가? 아니면 기억력이 나쁜 건가? '그제 2위안, 어제 2위안, 왜! 오늘 3위안?' 하니 또 얼굴이 벌게진다. 질긴 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메일 확인과 사진정리 한 시간…. 시로군 황색사이트에서 열심히 이성의 벗은 몸 관람. 걸리면 벌금문다고 해도 계속 본다. 일행이 아닌 척 무시했다.

시로군은 은행으로 돈 찾으러 간다고 해서 도와준다고 하니 사양한다. 할 일도 없고 해서 따라 갈려니 햇살이 너무 따가워 포기. 생수 한 병 사줬다. 피부가 화상을 입은 듯 아주 작은 물집마저 생겼다. 그렇게 조심했는데도, 아! 피부가 타서 까매질까봐 조심한 것이 아니라, 화상 입을까봐.

(필자주: 이 지역, 돈황의 날씨는 8월 최고기온 32.0도 7월 최고기온 32.9도로 한국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살갗이 따가울 정도로 햇살이 매서우니 피부에 또는 피부건강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긴 팔 셔츠 하나 정도는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이건 신장-위구르 자치구역 전 지역도 이 기간에 해당됩니다.)

여행카페에 앉아 다음 여행지인 신장(新疆, 신강)의 대표격인 '위구르어', 정확히는 '위구르어 숫자' 연습, 작년에 내 제자인 위구르 처녀가 선물로 준 책으로…. 맥주 한 병, 정말 머리 탓인지 산만한 성격 탓인지 1~10, 20~100 20개 외는 데도 힘들다. 결국 전부 외우는 건 실패.

4시 반쯤 다시 인터넷(2위안), 30분쯤 하고 이른 저녁.

점심에 먹었던 량반두아(涼拌豆芽, 콩나물무침의 중국식 표현)에 밥 한 공기. 혼자 먹으면 식단이 초라해진다. 할 수 없지. 늘 잘 먹을 수는 없는 일이고, 이번 여행에는 길동무들을 잘 만나 잘 먹은 거지 이제 점점 잘 먹을 확률이 줄어들 거다. 총 4위안, 콩나물 무침 3위안, 밥 한 공기 1위안…. 한 끼에 4위안이면 여행하는 중국 인민 평균 이하다.

생수 2병과 과일(파란 배 2근 1.6위안, 한 근 0.8위안) 구입. 포도도 사려고 했지만 너무 시어서…. 돈황 메론도 살려고 했지만, 마침 근처에 안 보인다.

(필자 주: 중국 장거리 버스나 기차를 타시려면 많이많이 사셔야 합니다. 특히 장거리버스가 들리는 식당이나 상점은 바가지도 많고 상품도 적어서….)

(필자 주: 돈황에서 투루판, 우루무치를 보실 분들은 가급적 투루판을 먼저 보시고, 우루무치로 이동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루무치는 시발역이라 표구하기가 투루판보다 용이하다는 점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 아랫칸이라 좋아했는데.. 하필 머리부분 창이 막혀 있어서.. 이런 일 저런 일 다 생기지요.
ⓒ 최광식
▲ 돈황발 투루판 경유 우루무치행 침대버스. 오후 6:00 매일 한 대. 그 전에는 이틀에 한 대였다고 들었습니다.
ⓒ 최광식

8월 12일 경비사용 내역

ㅇ이동비 : 180위안
돈황 > 우루무치 침대버스 아랫칸 180위안

ㅇ교통비 : 없음

ㅇ숙박비 : 침대버스에서….

ㅇ식 비 : 14위안
- 아침 : 건너뜀
- 점심 : 사천식당(10위안)
- 저녁 : 사천식당(4위안)

ㅇ관람비 : 없음

ㅇ잡 비 : 18위안
- 인터넷(2시간, 4위안), 맥주 2병(3위안, 5위안), 생수 2병(2위안), 비상식량(생수2병(2위안), 파란 배(2근, 1.6위안) 총 3.6위안)

ㅇ총 계 : 212위안
* 계산 편의를 위해 반올림
20명 남짓 승객 중 한국인 셋, 일본인 다섯, 서양인 셋이다. 서양인 셋이 구사하는 말은 어디 말인지 당최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냥 독일과 러시아 중간쯤에 있는 나라중 하나 아닐까? 한국 아가씨 둘이 있길래 좀 도와줄까 하고 말을 건넸더니 '동냥아치 저리가!' 하는 표정과 '귀찮으니 말 시키지마!'와 비슷한 대답인 '예!, 아니오!' 같은 단답형이다. 흠….

"한국분이세요?"
"예!"

"투루판가시나봐요?"
"예!"

"뭐 도와드릴까요?"
"아니오!"


'사해동포(四海同胞)'라고 했는데, 같은 동포한테…. 내 태도에 문제가 있었나? 괜한 자기비하 하는 심정까지 들 정도다.

에이 잠이나 자자!

사막의 달이 너무 처량해 눈이 안 감긴다.

▲ '사막의 황혼' 많은 상념이 생기는. 그 상념도 전부 지워버리는 듯한 침묵의 황혼
ⓒ 최광식

덧붙이는 글 | ㅇ 이 글은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중국여행(http://ichina21.hani.co.kr/)', 중국배낭여행동호회인 '뚜벅이 배낭여행(http://www.jalingobi.co.kr)'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ㅇ 중국여행에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여행자료실(http://bbs.hani.co.kr/Board/tong_tourdata/list.asp?Stable=tong_tourdata)'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ㅇ '여행일기'라 평어체를 사용했습니다. 독자분들의 이해를 바랍니다. 제가 올리고 있는 '중국배낭길라잡이'의 내용을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봐주시길.. 

ㅇ 중국어는 경어가 거의 없기에, 사실에 가깝게 번역했습니다. 현장감 있는 번역이라고 주장하고 싶군요. 

ㅇ '여행지정보'보다는 '여행정보'에 치중했습니다. 괜한 그리고 많은 '여행지'사진은 스포일러(영화결말을 말하는) 같아서. 

ㅇ 중국돈 1위안은 2005년 8월 한국돈 136원(팔 때 기준)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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