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신 : 3일 오후 1시]
박정훈 지회장 "이행되지 않으며 끝까지 투쟁할 것"... 현대하이스코측은 회견 불참
확약서 서명과 기자회견에서 박정훈 금속노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회장은 "그동안의 노동탄압 만행이 불신을 주고있다"며 "그러나 여러 관계기관 어르신들이 원만히 해결을 위해 협약한 것이어서 약속을 믿고 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해준 국민들께 감사를 드린다"며 "농성한 것이 폭력적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우리의 절박감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지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문양오 하청업체 대표는 '노조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인정한다, 단협을 하겠다"면서 "불상사가 생기지 않은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여긴다, 직원간 화목한 노사관계를 만들겠다"고 밝혓다.
김창한 전국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 사업장이 임금을 적게 쓰기 위해서 비정규직을 쓴 후과를 똑똑히 지켜봤다"며 "최소한의 노조활동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타결내용이 추상적'이라는 지적에 "오늘의 협약은 구제적인 일정보다 더 강한 의지다"며 "노사협의를 통해서 노사평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현대하이스코측은 나상묵 공장장이 기자회견 자리에 끝내 나타나지 않아 눈총을 받기도했다. 한편 순천이 지역구인 서갑원 의원은 2일 오후 5시경부터 협상 과정을 지켜보고 확약서에 공식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 | "약속을 믿고 서명했다" | | | [일문일답] 박정훈 비정규직노조 지회장 | | | | 다음은 박정훈 금속노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지회장과의 일문일답.
- 타결 내용에 만족하나.
"불만스럽다. 애초 요구해 왔던 복직과 관련 시기문제가 구체적이지 않다. 동지들 역시 만족스럽지않다. 그러나 관계기관이 원만한 해결을 위해 협약을 한 것이어서 약속을 믿고 서명했다. 만약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저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크레인 위에 오른 마음으로 투쟁할 것이다."
-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제도적 방안이 있다면?
"우리는 노조를 결성해 모든 것을 양보할 수 있느니 교섭에 응해달라고 요구했다. 노조결성 권리가 있지만 이마저 받아주지 않았다. 사측의 불법적 행동에 대해서 노동법 처벌이 미약하다. 그렇기때문에 자본은 무서워하지 않는다."
- 농성장에서 논의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 이유는?
"먼저 복직과 관련 실제 이행되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 자본은 약속하고도 이행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모든 책임을 제가 지겠다고 했지만 사법처리 범위가 넓어지는 것에 대해서 논의했다."
- 사측 대표인 공장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에 발뺌하고 노조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 신성재 사장이 뒤에서 결정했으니 노사관계가 민주적 관계가 되도록 책임져야한다."
- 농성자들의 반대는 없었나.
"부족하지만 저를 믿고 결정한 것 같다."
- 하고싶은 말은?
"지지를 보내 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농성한 것이 폭력적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알려내야 했기 때문에 농성했다. 이렇게 해야 현대하이스코가 노조를 인정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다시한번 지지에 감사하다." | | | | |
[8신 : 3일 오전 9시35분]
확약서 서명... 농성자 전원 연행
오전 9시10분경 조충훈 순천시장, 라상묵 현대 하이스코 순천공장 공장장, 박정훈 현대 하이스코 비정규직노조 지회장 등이 확약서에 서명했다.
서명 직전 경찰은 농성장에서 내려온 농성자 전원을 연행했다. 박정훈 지회장은 잠시 풀려나 확약서에 서명한 이후 다시 연행됐다.
다음은 확약서 전문.
현대 하이스코 순천공장 사내 하청업체 폐업 등으로 인한 실직자들의 취업을 위해 협의단을 구성하여 다음과 같이 확약한다.
1. 현대 하이스코 순천공장 사내 하청업체는 향후 신규채용 및 4조3교대제 도입 등을 통해서 기능과 경영상의 여건 등을 고려하여 사내 하청업체 폐업 등으로 인한 실직자들이 우선 취업이 될 수 있도록 한다.
2. 현대 하이스코 순천공장은 제 1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3. 현대 하이스코 순천공장 사내 하청업체는 노동관계법에 의한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한다.
4.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 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는 금번 점거 등의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금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한다.
5. 금번 사태로 인한 민형사상의 문제가 최소화 되도록 건의한다.
2005년 11월 3일 협의단
순천시장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대표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사내 하청업체 대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 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대표
전국금속노동조합 대표
한국노무법인 대표
[7신: 3일 오전 9시15분]
농성자들 "확약서, 약하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3일 오전 B동 점거농성 노동자들이 뒷정리를 하는 가운데 Q동에서는 전국금속노조 관계자 등 협상에 직접 나섰던 관계자들이 농성자 30명에게 협상안에 대해 설명을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 등에 따르면 Q동의 농성 노동자들은 협상안에 대해 "우리가 요구한 것이 명시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 너무 약한 것 아니냐"면서도 "이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였다.
이같은 분위기는 마지막 중재안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경찰의 강제진압이 있을 것이란 점 등을 농성자들이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 중재안 중에서는 이번 타협안이 상대적으로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협상의) 성과는 없었다"며 "그러나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이 '성과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확약서 내용이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5개항으로 작성된 '확약서' 조항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해고 노동자들의 고용보장'과 '농성 노동자들에 대한 민형사적 책임 최소화'다. 이중 고용보장과 관련, 확약서에는 신규채용시, 4조3교대 근무 전환시에 원청과 하청업체를 우선 채용한다고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언제 비정규직 노동자 근무 행태를 3조3교대에서 4조3교대로 전환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 등은 명시되지 않았다.
또한 '민형사상 책임 최소화' 역시 경찰청과 협의를 통해 도출된 것이 아니고 단지 "최소화를 노력한다"는 차원에서 머물렀다. 이에 대해 한강택 전남지방경찰청장은 "그런 협의를 한 적이 없다"며 "중대한 범죄는 엄정한 사법처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경찰은 농성 노동자들에 대해 폭력행위 및 처벌에 관한 혐의, 손괴행위 혐의로 연행, 순천경찰서와 여수경찰서 등 인근 지역 경찰서 5곳에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날 확약서 도출과 관련 이기권 광주지방노동청장은 "민형사상 책임문제가 가장 난항이었다"며 "원칙의 문제와 합의를 이루는 중화점이 어려웠다"고 말햇다.
이 청장은 '합의사항 이행'과 관련, "협의단을 구성해 이행단계에서 토의할 것은 하고 수시로 확인하고 독려할 것"이라며 "확약서는 단체협약이 아니고 약속이기 때문에 협의단 활동과 역할에 한계를 정하지 않고 약속 이행을 위해 필요한 협의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6신 수정 : 3일 오전 8시10분]
"농성자들도 잠정 합의안에 동의"... 농성장 정리 중
오전 7시26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B동 농성장을 지켜보고 있던 관계자들 앞에 신중철 민노총 광주전남본부장이 내려왔다. 새벽 5시50분 경 잠정 합의안을 들고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자들과 이야기를 했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농성자들도 잠정 합의안에 동의했다."
이로써 열흘 넘게 지속되면서 공권력 투입 직전까지 갔던 현대 하이스코 농성은 급속히 수습 국면으로 넘어갔다. 오전 7시30분 현재 B동 농성자들은 농성 장소 뒷정리에 들어갔다.
한편 박정훈 비정규직노조 지회장 등은 또다른 농성장인 Q동으로 옮겨 그쪽 농성자들을 만나고 있다.
[5신 : 3일 새벽 6시 50분]
현대 하이스코 노·사 협상, 사실상 타결... 잠정 합의안 들고 크레인 올라가
열흘 넘게 계속되던 현대 하이스코 농성 사태가 극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새벽 4시경 현대 하이스코와 노조측은 마라톤 협상 끝에 잠정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노동청 관계자에 따르면, 잠정 합의안은 ▲점거사태에 대한 노조의 사과 ▲원청과 하청의 재취업 노력 ▲민형사상 책임 최소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새벽 3시경까지 계속된 이번 협상에는 김대성 현대 하이스코 노무담당 이사, 하청업체 대표자 1명, 김창환 전국금속노조 위원장, 신중철 민조노총 광주전남본부 본부장, 안승수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수석지부장, 차행태 전국금속노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 광주지방노동청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잠정 합의안이 도출되자 신중철 민노총 광주전남본부장 등 노조측 관계자 5명은 새벽 5시50분 경 잠정 합의안을 들고 농성장소인 B동 크레인으로 올라가 새벽 6시 현재 박정훈 현대 하이스코 비정규직 노조 지회장 등 논의중이다.
농성중인 노조 지회에서 최종 동의할 경우 6인으로 구성된 협의단이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협의단은 조충훈 순천시장, 김창환 전국금속노조 위원장, 김대성 현대 하이스코 노무담당 이사, 협력하청업체 대표 1인, 박정훈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조 지회장, 사측이 추천한 공인노무사 1인 등으로 구성됐다.
협의단이 합의안에 최종 서명을 하면 농성단은 즉시 농성을 풀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농성자들이 농성을 풀고 내려오면 일단 전원 연행, 병원에서 상태를 점검한 후 광양·여수 등 인근 경찰서에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4신 : 3일 새벽 0시 58분]
현대하이스코 사태, 협상 급진전 "분위기 좋다"
현대하이스코 점거농성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 동안 당사자가 아니라며 모든 대화와 중재시도를 무시했던 현대하이스코 경영진이 금속노조 비정규직지회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이다.
현대하이스코 김대성 노무담당 이사, 하청업체 대표자 1명, 전국금속노조 김창환 위원장, 민주노총광주전남본부 신중철 본부장,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안승수 수석부지부장, 전국금속노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차행태 부지회장, 광주지방노동청 관계자 등은 2일 오후 5시부터 순천시 고용안정센터에서 비공개 협상을 벌이고 있다.
2일 밤 11시 10분경 광주지방노동청 정영환 비정규직 감독과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31일부터 릴레이식 협상을 벌여오다 오늘 처음으로 3자가 협상자리를 마련해서 협상 중"이라면서 "지난달 27일 하이스코측은 공장장이 협상 자리에 나왔는데 '왜 나왔는지' 모를 정도였으나 오늘은 타결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과장은 "지금까지는 협상 타결 가능성이 0.1%였다면 지금은 20%, 30%로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분위기는 매우 좋다"고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과장은 "본질적인 것은 해고자 재취업과 민형사상 책임 최소화 문제"라며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가 되고 있다"면서도 "아직 걸림돌이 있다"고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함구했다. 정 과장은 "하이스코측은 당사자라는 말에 민감하다, 정식교섭은 아니다"고 협상안의 성격을 설명했다.
정 과장은 또 "만약 최종 협상에 이른다면 순천시장 등 관계기관장 등도 협약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사 양측이 상호 약속 담보를 위해서 요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 비해 사측이 대화에 나섰다는 점이 큰 진전이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종적으로 합의된 것이 아니어서 해고자 복직 문제 등이 추상적일 경우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한편 현대하이스코와 하청업체 등이 협상 테이블에는 앉았지만, 공식 단체교섭이 아니라는 점에서 최종적으로 발표된 문서는 협약서가 된다. 아직 현대하이스코와 하청업체측은 비정규직 노조에 대해 노조로서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3신 : 2일 오후 4시 30분]
"강제 진압하면 우리는 죽는다"
투신과 화재대비 매트리스와 소방호스 설치
"우리가 살고 죽는 것은 경찰의 진압과 현대하이스코 자본의 대화에 달렸다. 만약 경찰의 강제진압이 있다면 우리는 죽어버릴 것이다."
농성 10일째를 맞고 있는 순천 현대하이스코 공장 Q동 주변의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2일 오후 4시 현재 경찰과 소방관들은 Q동 외부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Q동 외벽 주변으로는 노동자들의 투신에 대비한 매트리스가 빼곡이 깔려 있다. 소방관들은 농성과 진압 가운데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해 소방호스를 여기저기 끌어다 놓고 있다.
이에 앞서 오후 2시 30분께 공장 지붕에서 농성 중인 한 노동자가 종이를 말아 쥔 채 공장 밖 가족들과 육성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이 노동자는 "경찰이 지금 침탈을 시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가족 여러분은 걱정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이어 그는 "우리가 정말 잘못했다면 죄 없는 전경과 소방관들을 고생시키지 말고 현대 자본이 직접 나서서 우리와 대치하고 대화하자"고 말하며 현대하이스코측이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 노동자는 또 "그 동안 비정규직이라는 처지로 살면서 그 흔한 과일 한번 사서 집에 가 본적이 없는데도 하이스코 자본은 우리를 차가운 거리로 내쫓고 있다"며 "비참한 가장들인 우리가 그나마 그런 직장이라도 다녀보려고 설움을 당하면서 다녔는데 노조를 만들었다고 해고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우리는 서러워서라도 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죽을지 죽지 않을지는 모두 경찰 진압과 하이스코 자본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부서진 공장 벽면 구멍 사이로 농성중인 한 노동자의 외침이 들리자 밖에서 기다리던 가족들 사이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40대의 한 주부는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어서 미안해요, 제발 힘내세요"라고 말한 뒤 울음을 터뜨렸다. 또 다른 가족 한 사람도 "제발 다치지 마세요, 우리가 지킬게요"라고 외쳤다. 가족들은 또 바리케이드를 쌓고 있는 경찰을 향해 "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느냐"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2신 : 1일 밤 10시 10분]
가족 10여명 "철야농성 벌이겠다"
경찰특공대가 크레인 2대를 점거농성하고 있는 Q동 벽면 등을 걷어낸 1일 저녁 현대 하이스코 순천 공장은 적막감에 싸여있다. 사측과 경찰은 이전과는 달리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모든 정문 입구를 막아 놓은 상태다.
이날 오후 경찰의 강제진압과 농성자들에 대한 걱정으로 공장을 찾은 가족 10여명이 바리케이드를 넘어 경찰과 사측에 거칠게 항의했다. 이들은 용역경비업체 직원 등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10여m 가량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 10여명의 가족들은 공장 안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아들이 농성을 하고있다"는 50대 한 여성은 "경찰이 언제 진압할지도 모르고, 저 안에서는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데 우리라도 밤새워 농성하겠다"라고 말했다.
공장 밖에는 15여명의 가족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공장과 경찰의 움직임 등을 지켜보고 있다. 한 40대 여성은 "제발 먹을 것이라도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경찰의 강제진압이 임박한 가운데 농성자들은 시너와 가스통을 소유하고 있으며, 크레인으로 통하는 계단에 구리스 등을 발라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신 : 1일 오전 11시]
농성 9일째, 경찰은 음식물 반입 허가했지만...
지난달 31일 현대하이스코 순천 공장 농성현장을 둘러본 허준영 경찰청장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음식물 반입을 해주겠다"고 나섰지만 이마저 사측에 의해 거부당했다.
크레인 점거 농성 9일째를 맞고있는 하이스코 하청업체 해고 비정규직들은 농성 당시부터 소지하고 있던 음식물과 물 등이 거의 바닥난 상태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한 간부는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농성 노동자들이 전화를 해와서 '배가 너무 고프다'며 '왜 음식물을 넣어주지 않느냐'고 호소하고 있다"며 "농성을 한다는 이유로 먹을 것도 못 먹게 했던 경우가 있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관계자는 "하이스코는 의원이고 경찰이고 눈에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비난했다.
지난 10월 24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순천공장 B동과 Q동의 크레인 7대를 점거농성한 이후 하이스코 측은 농성자 가족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음식물을 반입시키지 않고 있다.
이에 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연일 공장 앞에서 거친 항의를 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1일 순천경찰서 한 관계자는 "허준영 경찰청장의 음식물 반입 권고 이후 민주노동당 등에서 준비한 음식물과 물을 농성자들에게 전달하려 했지만 회사측 직원들이 막아서 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농성 8일만인 지난 10월 31일 경찰 측이 음식물 반입을 허용했지만 이 역시 무위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단병호·심상정· 이영순 의원 등은 지난달 31일 저녁 늦게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음식물 반입을 가지고 노동자들을 우롱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경찰, B동 이어 Q동 벽·유리창도 뜯어... 민노당 "노동자가 테러범이냐"
한편, 허준영 경찰청장이 "이번 주 안까지는 자진해산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가운데 경찰은 강제진압을 위한 수순을 밟고있다.
민주노총 전남동부지역협의회와 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등에 따르면, 경찰은 1일 오전 10시 40분 경부터 크레인 2대를 점거농성 중인 Q동의 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차단했다.
또 경찰특공대는 Q동 벽면과 차광막을 뜯어내고 1층 출입구 옆 유리창을 모두 뜯어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경찰특공대는 B동에 대해서도 이같은 조치를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한 관계자는 "오늘 처음으로 Q동에서 경찰이 벽면 등을 뜯어내는 작업을 해 농성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경찰이 강제진압에 들어갈 경우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편,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경찰이 강제진압을 할 경우 "정권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민주노동당은 1일에도 성명을 내고 "노동자가 테러범이냐"며 "위험천만한 진압작전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경찰은 전혀 현실상황에 맞지 않는 인식과 방법으로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농성 현장에는 다량의 용접용 산소통, 시너, 화염병 등이 있고 크레인 진입 계단에는 윤활유가 부어져 있어 화염으로 인한 인화와 대량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권력과 사측은 삶의 터전을 빼앗긴 노동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노동자들을 테러범으로 취급하며 극단적인 사태로 몰고 가고 있다"며 공권력 철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