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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문화사
지난 1998년 영월의 '동강댐'을 개발논리로 댐 건설을 밀어붙일 것인지, 자연생태계를 보전하는 쪽으로 갈 것인지의 설왕설래로 2000년 전면 백지화되기까지 온 나라가 들끓었다.

1999년 세계적인 민간환경운동단체인 시에라클럽의 미셸 페로 국제담당 부회장이 내한하여 김대중 대통령에게 습지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댐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편지를 전달하여 '동강의 생태계보전지역 지정'에 일조를 한 바 있다.

<녹색의 신비>는 바로 이 시에라클럽을 창립한 자연보전주의자 존 뮤어의 유년~청년기의 자서전이다.

존 뮤어는 1838년 스코틀랜드 던바에서 태어나 열한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위스콘신 주로 이민을 왔다. 어렸을 적부터 야생의 들판을 쏘다니며 트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알게 된 그의 눈은 미국으로 이주를 하면서부터 활짝 피게 되었다.

"…우리는 모든 자연의 수업을 좋아했다. 자연은 매질이 아니라 매력으로 그 수업에 열중하게 했다… 어린 마음, 어린 나뭇잎, 꽃, 동물, 바람, 시냇물, 호수 모두가 경쾌하고 즐겁게 뛰며 우리와 함께 기뻐했다! …우리에게는 모든 것이 놀랍고 신기해서 배고플 때나 아버지에게 매를 맞을 때를 제외하고는 감각을 느낄 수 없었다."-본문 내용 중

존은 고된 농장 일을 하면서도 자연을 관찰했고, 자연에서 인간의 친구로서 참 지식을 얻으며 동물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11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 3남4녀의 장남으로서 불평 없이 고된 농장일과 자연관찰을 하며 지내던 존은 15세쯤 되었을 때 농장 일을 계속 한다는 조건으로 겨우 허락을 받아 독학으로 대수학, 문법 등을 공부하였다. 저녁에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도 식구들이 잠자리에 들 때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엄한 규칙을 어길 수 없었다. 어느 날 아침, 기상나팔 소리라도 들은 것처럼 벌떡 일어나 촛불을 켜보니 새벽 1시였다.

"다섯 시간은 내 것이다! 다섯 시간이라는 많은 시간이 다 내 것이다!"

그는 자기의 인생에서 이 추운 겨울날 다섯 시간을 가졌을 때만큼 황홀하고 기뻤던 적이 없었다고 술회한다. 그는 새벽시간을 이용하여 공부하고 여러 가지 발명품을 고안하기도 하였다.

'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존은 그동안 모았던 용돈 15달러를 가지고 세상 속으로 나왔다. 박람회에서 발명품인 나무 자명종 시계로 상금을 받은 존은 박람회장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의 조언으로 위스콘신대학의 문을 두드린다. 대학에 다니는 내내 학비를 벌며 공부를 하는 힘든 환경이었지만, 그는 열정을 잃지 않았다.

대학에서 그는 수학과 화학을 비롯하여 식물학과 지질학의 강의를 들었는데, 이때 처음 접한 식물학과 지질학은 어릴 적부터 쌓아왔던 자연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새롭게 불을 붙여 그의 평생 학문이 되었다. 그는 위스콘신 대학을 떠나 야생이라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일생을 자연을 연구하고 보전하는 환경보전운동에 일생을 바쳤다.

1892년 존 뮤어는 시에라클럽을 결성하여 초대회장을 맡았다. 회원에 의해 운영되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설립 초기에는 자연을 탐험하고 즐기는 과정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며 생태계를 보호하는 활동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지구적 환경문제 전반을 다루고 있다. "미국의 모든 자연보호법 관련법안의 통과는 시에라 클럽을 통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존 뮤어는 "자신을 이기는 것보다 더 완벽한 승리는 없다"고 말한다. 환경보호나 자연사랑의 시작, 그것은 자신과의 싸움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평생을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자연을 위해 살았던 존 뮤어가 재미있고도 자상하게 들려주는 유년시절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치 그 속에서 그 장면을 보고 느끼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자신의 꿈을 좇아 인생을 살았던 그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것이다.

"나는 지금 어릴 적 내 꿈을 좇아 살고 있는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는가?"

덧붙이는 글 | 도서명 : 녹색의 신비
지은이 : 존 뮤어 저, 김용호 역
출판사 : 현대문화


녹색의 신비 - 존 뮤어가 들려주는

존 뮤어 지음, 김용호 옮김, 현대문화센터(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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