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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한나라당 지역화합특위 위원들이 전남도와 정책 간담회를 열고 있는 모습.
지난 5월 한나라당 지역화합특위 위원들이 전남도와 정책 간담회를 열고 있는 모습. ⓒ 전남도청
최근 '마의 40%'를 넘어선 한나라당이 광주광역시당과 전라남도당 사무실을 잠정 폐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미묘한 파장이 일고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러한 폐쇄 조치에 대해 혁신이라는 기대와 함께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3일 광주·전남 시·도당 사무처장 등 당직자 전원에 대해 중앙당 총무처로 대기발령 조치하고 사무실을 잠정 폐쇄했다.

"중앙당 호남정책에 시도당 피드백 역할 못해"

이에 앞서 중앙당은 광주·전남 시·도당이 지난 6월 대의원 선출 문제로 내분이 일어나 시·도당 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한 사태에 대해 각각 7월과 9월 시·도당을 '사고당부'로 지정한 바 있다.

중앙당이 사무처 당직자 대기발령에서 나아가 사무실 폐쇄 조치까지 한 것은 기존의 인적 구성으로는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에서 두 자리 수 득표율을 얻지 못할 것이란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한나라당 지도부는 물론 소속 의원들이 호남지역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때로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음에도 시·도당이 피드백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깔려있다.

이에 대해 이정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당세도 취약한데 위원장 선출문제로 조직분규가 심화됐고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많은 시간을 주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중앙당으로서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지난해부터 한나라당은 과거 어느때보다 비교가 안될 정도로 호남에 관심을 보여왔고 예산확보 등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에 시도당이 어떻게 하면 호남지역에서 당세를 넓힐지 피드백 역할을 해야함에도 감투싸움으로 조직분규나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도부의 생각이고 조직부터 고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혁신안이 확정된 이후 재건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적쇄신 위한 정지작업?... "공백기 길면 안돼"

지난해 8월 한나라당은 전남 구례에서 사흘간 의원연찬회를 마치고 박근혜  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대거 5.18묘지를 참배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강연회, 농활활동, 정책간담회 등등을 통해 호남과의 접촉면을 넓혀오고 있다. 사무실 폐쇄 이후 한나라당이 어떤 쇄신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8월 한나라당은 전남 구례에서 사흘간 의원연찬회를 마치고 박근혜 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대거 5.18묘지를 참배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강연회, 농활활동, 정책간담회 등등을 통해 호남과의 접촉면을 넓혀오고 있다. 사무실 폐쇄 이후 한나라당이 어떤 쇄신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특히 그는 "당 혁신안에 당헌·당규에 국회의원 선거 등 모든 선거에서 전략지역의 경우 비례대표 선정에서 당선 안정권 30%를 배정한다는 내용을 못박을 것"이라며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그 사람들이 활동하도록 정리해주는 측면 등 다목적 구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역 당 조직의 새로운 인물 영입과 인적 쇄신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무성 사무총장이 사무실 폐쇄 등을 보고한 지난 3일 최고위원회에서는 원희룡, 이상득, 박희태 의원등은 우려감을 나타내며 극구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한나라당이 광주지역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며 "사무실 폐쇄까지 가는데 중앙당이 최선의 노력을 했는지 따져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문제의 근원은 결국 박근혜 대표체제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지난 총선 당시 호남에 대해 비례대표 3석을 배정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서 온 것"이라며 "최고위원회의 동의를 얻지않은 상황에서 사무처가 폐쇄조치를 내렸는데, 왜 보고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대안도 없이 골치 아프다고 문제아 취급하고 문을 닫아 놓은 채 시간만 보내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임시대행 체제를 꾸려서라도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에서 자리잡기 위한 아픔으로 이해해 달라"

이에 대해 폐쇄 사태의 당사자들인 광주·전남 시·도당 전 고위 관계자들은 말을 아끼며 "지방선거를 감안해 빠른 시일 내에 중앙당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인사는 "호남을 챙기겠다고 말들은 잘 하지만 번번히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중앙당"이라며 "중앙당에서 시도당에 힘을 실어줘야 지역에서도 역할을 할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 후보로 나선 한 인사는 "호남 민심이 좋아졌다고 착각하는데 호감도가 높아졌다기 보다는 어떤 측면에서는 무관심"이라며 "중앙당이 자만하면 안된다, 이 상태가 오래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당이 호남을 버리거나 외면, 무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호남표 없이 집권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제자리를 잡기위해 세대교체가 필요하며,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서 오는 진통과 아픔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부터 호남지역에 공을 들여온 한나라당이 시도당 사무실을 잠정 폐쇄하면서까지 꺼내들 "혁명적 혁신"이 어떤 내용일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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