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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회의에서 '아태지역 경제에서의 중국경제 성장'이라는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1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회의에서 '아태지역 경제에서의 중국경제 성장'이라는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 APEC

"중국에 투자하는 전 세계 기업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또 여기에 모인 기업인들이 중국기업과 함께 발전하길 바라며,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세계의 발전을 위해 공헌하길 바란다"

한마디로 중국 경제의 힘이 느껴지는 30여분간의 연설이었다. 17일 오후 5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이 끝나자 부산 롯데호텔 3층 라스베가스 홀에 모인 세계 기업인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회의(APEC CEO SUMMIT) 토론 첫날인 이날 오전부터 싱가폴, 페루, 중국, 인도네시아 등 4개국 정상의 기조연설이 이어졌지만 주요 관심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 쏠렸다.

이른바 세계경제의 블랙홀로 떠오른 중국 경제의 중요성과 영향에 대해 전세계 기업과 언론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6번째 세션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후진타오 주석은 '아태지역 경제에서의 중국경제 성장'이라는 주제로 30여분간 연설했다.

각종 경제지표로 성장 과시한 후진타오 "세계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지"

후진타오 주석은 세계 경제인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의식이라도 한듯 "오늘날 중국 발전에 국제사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세계는 새로운 시각으로 중국을 주시하고 있으며, 중국도 어떻게 하면 중국의 발전을 통해 아태지역과 세계의 지속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970년 이후 지난 34년여 동안 중국 경제가 크게 성장했으며,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GDP)이 9.4%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진타오 주석은 GDP 이외에도 3년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무역규모,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 숫자와 금액, 외환보유고 등의 각종 경제지표를 내놓기도 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어 "이에 따라 중국 경제 발전이 중국 국민의 이익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좀더 큰 시장과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아태지역과 세계 경제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세계 경제가 기회와 도전이 공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으로는 경제 글로벌화와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생산요소들이 재배치되고 있고, 경제발전의 환경이 유리하게 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 경제발전이 여러 어려움과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의 불균형으로 국가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에너지와 환경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또 "새로운 보호무역주의도 세계 경제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관심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아직은 개발도상국, 성장 위주 발전 전략 취하겠다" ...에너지 문제에 관심

그는 특히 최근 국제 기름값의 상승 등 에너지 문제에 대해 연설의 상당부분을 할애하가며, 대체 에너지 개발 등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후진타오 주석은 "에너지 자원의 문제는 세계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글로벌한 문제"라면서 "2004년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개발도상국이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세계 에너지 시장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노력해서 에너지시장의 안정을 이룩해야 하며, 충분하고 안전하고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중국이 급격한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중국이 경제발전에서 커다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라면서 "인구가 많고, 발전기초가 아직 미약하며 내부 불균형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현대화와 번영을 위해선 갈길이 아직 멀다면서, 앞으로 경제건설을 중심으로 한 발전을 첫번째 과제로 삼을 것이라며 성장 위주의 발전 전략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중국은 그동안 평화를 추구해왔으며, 이를 통해 세계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면서 "평화와 발전, 협력은 전 세계의 주 관심사이며,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주석이 내놓은 4가지 방안은 ▲열린 사고를 통한 조화로운 세계 건설 ▲상호신뢰를 바탕으로한 무역 확대 ▲대화와 타협을 통한 분쟁 해결 ▲안정을 위한 상호 협력과 단결 강화이다.

1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회의에서 만난 후진타오 중국 국가수석과 최태원 SK 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1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회의에서 만난 후진타오 중국 국가수석과 최태원 SK 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 APEC
최태원 회장 "후진타오 주석은 탁월한 식견과 재능과 카리스마를..."

한편 이날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연설에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후진타오 주석은 중앙정부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으며, 중국의 많은 혁명 지도자와 일하면서 리더십을 키워왔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이어 "후진타오 주석은 탁월한 식견과 재능,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라고 치켜세운 후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중국을 이끌고 있으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날 연설을 마친 후, 앞서 연설한 다른 정상들이 참석한 기업인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것과는 달리 곧바로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특히 후진타오 주석 등 APEC 정상의 기조 연설이 진행되고 있는 롯데호텔에는 인근 도로 주변부터 삼중 사중의 철벽 보안이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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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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