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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시간 2호선 삼성역. 용케 자리에 앉은 나는 습관처럼 휴대폰을 켜고 게임에 몰두했다. 게임을 하다보면 지겨운 퇴근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문득 궁금해졌다. 자꾸자꾸 재미있어지는 휴대폰 게임. 도대체 누가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었을까. 이런 거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돼서 너무 신나요. 요즘은 새로운 게임을 구상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누구나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가지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을 직접 만들고 싶었어요. 아직은 컴퓨터 게임이 대세지만, 이동하면서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 이중현씨
ⓒ 박주연
신사동에 자리 잡은 (주)나스카. '화산제일검', '안어벙 맞고' 등으로 유명한 이 회사에서 막 모바일게임 기획자로서의 첫걸음을 뗀 새내기 직장인 이중현씨(27)를 만났다. 새내기 직장인다운 열정적이고 패기 있는 눈빛이다.

"'모바일 게임 기획자'라는 말이 생긴 지 얼마 안됐을 만큼 새로운 직업이죠. '모바일'은 휴대전화, PDA 등 다양한 기기를 모두 포함하지만, 국내에서는 휴대폰용 게임을 모바일 게임으로 보고 있어요. PDA나 기타 단말기기용 게임 시장이 너무 미미하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 기획자들은 국내 이동통신사에서 서비스하는 휴대폰용 게임을 개발한답니다."

그는 올해 초 중앙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지만, 모바일게임 기획자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6개월 동안 산업인력공단에서 '모바일컨텐츠디자인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단다. 보통 건축학과를 나오면, <겨울연가>의 배용준이나 <시월애>의 이정재처럼 멋진 건축가가 되는 거 아닌가.

"건축학과를 졸업했지만, 게임이 너무 좋아서 꼭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죠. 하고 싶은 건 무조건 해야 하는 성격이거든요. 글쓰기, 캐릭터 만들기, 작곡하기, 게임하기를 다 좋아하는데 그걸 모두 할 수 있는 장르가 게임이잖아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정말 이것저것 많이 해봤다. 광고 공모전, 시나리오 공모전, 캐릭터애니메이션 공모전 등 다양한 수많은 공모전에 여러 작품들을 출품했고 환경부 주최 물 절약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입상하기도 했단다.

▲ 이중현씨가 만든 캐릭터 '뮤뮤팬더'
ⓒ 박주연
"힙합과 레게를 무척 좋아해요. 해외 음반까지 섭렵하지는 못하지만 국내 음악은 언더그라운드까지 몽땅 챙겨듣죠.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테츠야 코무로'의 음악을 듣고 처음으로 가수가 아닌 프로듀서의 팬이 됐어요. 그러면서 작곡 공부도 했죠."

그는 캐릭터도 정말 좋아한단다. <어디라도 함께>의 주인공인 '토로'와 <보노보노>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좋아한다며 마냥 행복해 한다. 캐릭터 애니메이션 공모전에 <포이지>라는 3D 캐릭터를 출품하기도 했단다. 헉, 이 정도면 공모전에 참여하는 것이 취미?

멋진 것, 신나게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모바일 게임 기획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던지자 사뭇 진지한 눈빛이 됐다.

"흔히들 모바일게임은 단순하고 만들기 쉬울 거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요. 이동통신사별로 화면 사이즈, 플랫폼 등이 달라서 복잡한 작업과정을 거치죠. 단순히 게임을 좋아한다고 해서 게임 기획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하나의 모바일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팀원, 일정 등을 총괄적으로 관리해야 한단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원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다른 게임과 차별되는 독창성을 게임에 부여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게임뿐 아니라 문화 예술 전반에 걸친 인문학적인 소양과 트렌드를 파악하는 감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열정이라면 그가 만든 모바일 게임이 다운로드 1순위가 되고, 해외로 수출되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하고 잠깐 생각해 봤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유저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게임을 만들 거예요. 휴대폰만의 장점을 이용한 특색 있는 게임을 만들어서, 유행을 선도하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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