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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용철열사 추모 및 쌀협상 국회비준 규탄대회'에서는 전용철 농민열사의 분향소가 차려졌다.
26일 '전용철열사 추모 및 쌀협상 국회비준 규탄대회'에서는 전용철 농민열사의 분향소가 차려졌다. ⓒ 김보성

부산농민회와 부산민중연대는 보령농민회 소속 고 전용철씨 죽음이 경찰의 폭력진압에 있다며 11월 26일 오후 2시경 부산시청에서 '경찰폭력에 숨진 전용철 열사 추모 및 쌀협상 국회비준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열린우리당 부산시 당사까지 행진을 벌였다. 부산, 김해지역 농민들을 비롯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약 300여명이 참가한 이번 규탄대회에는 23일 국회를 통과한 쌀개방 비준안과 같은 동료의 죽음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가 고스란히 표출됐다.

전용철 열사를 추모하는 헌화식에 부산지역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농민대표들이 참가하고 있다.
전용철 열사를 추모하는 헌화식에 부산지역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농민대표들이 참가하고 있다. ⓒ 김보성

규탄대회에서는 고 전용철씨에 대한 묵념과 영정에 국화를 놓는 헌화식이 먼저 진행됐다. 농민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헌화가 시작되자 눈시울을 붉히는 농민들이 곳곳에 보이기도 했다.

추도사에서 부산농민회 박상봉 회장은 "정말 개탄스럽고 열받는다"며 "달랑 몸뚱아리 하나로 쌀개방비준 반대 투쟁을 해왔던 농민들에게 정부는 방패와 몽둥이세례로 끝내 농민을 죽게 만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우리 모두 약속하자"며 "쌀개방 비준안 동의를 한 놈들부터 심판해야한다"고 호소했다.

"성난농심.." 이날 규탄대회에서는 노무현 정부를 규탄을 비롯 퇴진을 요구하는 선전물과 구호가 넘쳐났다.
"성난농심.." 이날 규탄대회에서는 노무현 정부를 규탄을 비롯 퇴진을 요구하는 선전물과 구호가 넘쳐났다. ⓒ 김보성

이번 쌀협상 비준안 통과과정에서 4명의 농민열사가 목숨을 잃었다.
이번 쌀협상 비준안 통과과정에서 4명의 농민열사가 목숨을 잃었다. ⓒ 김보성

제해식 전농 부산경남연맹 부의장은 "농민들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왜 죽어나가야 하냐"며 "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더만 엄한 짓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10년 경술국치 때 땅을 팔아먹더만 오늘의 이 노무현정부는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 연합해 우리의 생명인 쌀을 팔아먹었다"며 "이는 민족농업의 사형선고이자 용서할 수 없는 매국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용국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본부장도 추도사 발언에서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며 "입으로는 국민들에게 사기치고 한쪽으로는 농민들을 죽이고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내몰고 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노무현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최 본부장은 "이번 사건은 정권에 의한 타살"이라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렬 민주노동당 부위원장 "11월 23일 김원기 국회의장은 주권이자 안보인 쌀을 팔아넘기는 방망이를 두드렸다"며 "그러나 그를 비롯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노무현 대통령이 모르는 게 하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우리들의 분노이며 투쟁의 불길"이라며 "350만 농민들이 가지는 분노의 불길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농민은 봉이 아니다, 쌀개방 반대한다"
"농민은 봉이 아니다, 쌀개방 반대한다" ⓒ 김보성

농민들은 결의문 낭독에서 "11월 23일은 식량주권 포기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민족의 삶을 이끌어온 쌀농업이 노무현정부과 열린우리당에 의해 타살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5일 여의도 농민대회에서 경찰의 살인적인 폭력에 의해 뇌출혈 증세를 보이던 충남보령의 전용철 농민이 24일경에 돌아가셨다"며 "노무현 정부가 농업을 팔아먹은 것도 모자라 농민들 까지 폭력으로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를 비롯한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 비타협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쌀협상 비준안 처리의 무효 및 철회 ▲노무현 정권 퇴진,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해체 ▲농림부장관 퇴진 ▲살인폭력경찰 총수 허준영 경찰청장을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비준안 처리와 관계없이 '수입쌀 입항 저지, 수입쌀 보관창고 타격투쟁, 쌀출하 거부, 전지역 RPC봉쇄'등의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농민들은 분노를 이기지 못해 가치가 땅에 떨어질때로 떨어진 쌀가마를 거리에 흩뿌렸다.
농민들은 분노를 이기지 못해 가치가 땅에 떨어질때로 떨어진 쌀가마를 거리에 흩뿌렸다. ⓒ 김보성

ⓒ 김보성

추도사를 비롯한 결의문 낭독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곧바로 "근조 한국농업"이라고 적힌 꽃상여를 앞세우고 부산시청에서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사까지 행진을 했다.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대열 앞에서는 아직 탈곡도 하지 않은 쌀을 가마 채 트럭에 실고 직접 키운 쌀을 농민들이 거리에 흩뿌렸다.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사 앞에 행진대열이 도착하자 참가자들은 "쌀협상 비준안 처리 무효다", "매국정권 살인정권 노무현정원 퇴진하라", "폭력경찰 살인경찰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구호를 외치며 항의방문을 시도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입구는 이미 경찰들로 봉쇄된 상태. 성난 농민들은 준비해온 썩은 계란과 밀가루로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입구와 간판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농민들은 "근조 한국농업"이라고 적힌 꽃상여와 행진 중 채 뿌리지 못한 쌀가마를 쌓아놓고 화형식을 진행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건물 입구의 열린우리당 간판을 돌로 찍어 부수기도 했다.

농민들의 계란투척과 밀가루 세례로 난장판이 되어 버린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입구.
농민들의 계란투척과 밀가루 세례로 난장판이 되어 버린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입구. ⓒ 김보성

경찰이 열린우리당 입구를 봉쇄하자 농민들은 준비해온 "근조한국농업"이라 적힌 꽃상여와 쌀가마의 쌀을 불태웠다.
경찰이 열린우리당 입구를 봉쇄하자 농민들은 준비해온 "근조한국농업"이라 적힌 꽃상여와 쌀가마의 쌀을 불태웠다. ⓒ 김보성

일부참가자들은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간판을 돌로 찍어 부수기도 했다.
일부참가자들은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간판을 돌로 찍어 부수기도 했다. ⓒ 김보성

한편 오후 6시경에는 부산 서면 쥬디스 태화 앞에서 지난 11월 15일 경찰의 농민대회 폭력진압을 고발하는 사진 수십점을 펼쳐놓고 '고 전용철 열사 추모 쌀개방국회비준 전면무효' 촛불집회가 1시간 30분 동안 열렸다. 부산민중연대와 부산농민회는 매일 8시 서면쥬디스 태화 앞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촛불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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